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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조종사 파업 '직권중재' 경고 논란

이목희 "고임금 근로자 노동기본권 제한할 수도"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19일 '직권중재'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강경론으로 급선회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전날까지 우리당은 조종사 파업을 비판하면서도 '대타협'에 무게를 실어 왔다.

***"파업 지속되면 직권중재 상황 올 수도"**

이목희 제5 정조위원장은 19일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은 국민 정서를 외면한 것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고임금 근로자의 노동3권 가운데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아무리 절차가 합법적이라고 하더라도 외국인 조종사 채용 시 노조의 동의를 거친다거나 영어시험 폐지 등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외면한 부당한 파업"이라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 후 자신의 '노동3권 일부 제한' 발언과 관련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표현이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노동자의 기본권은 확대되는 것이 옳다"며 "사용자는 안전운항 등의 요구에 최대한 많은 양보를 하고 (조종사들은) 약물검사 중단이나 영어시험 폐지 등 무리한 요구를 중단하고 교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국민적 정당성이 결여된 파업이 지속되고 계속 반복된다면 파업권의 일부를 직권중재 등을 통해 제한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직권중재는 필수 공익 사업장의 경우 정부가 개입해 법적으로 파업을 중단시키고 노사 합의를 조율하는 제도로 이에 대해 노동계는 '군사독재 정권의 노동기본권 탄압 수단으로 출발한 대표적인 노동악법'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보건의료 노조의 노동쟁의 행위에 직권중재 결정을 내려 새삼 논란이 된 조항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은 "항공산업은 2001년까지는 청원경찰법에 의해 단체행동을 못하도록 돼 있었으나 그것이 해제되면서 파업이 가능하게 됐다"며 "하지만 사회 일각에서는 항공사, 조종사 노조의 단체행동과 관련해 직권중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거듭 "이미 경제계를 포함한 일각에서 직권중재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고 현 상황이 지속되면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압박했다.

요컨대 '노동3권 일부 제한'은 우리당의 입장이 아니라 사회 일각의 주장이라는 게 이 위원장 해명의 요지였으나 노동운동가 출신인 그가 사회적으로 거부되고 있는 '직권중재'까지 거론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인 데 대한 즉각적인 비판이 제기됐다.

***민노 "직권중재는 심각한 노동기본권 제한"**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민주노동당 조승수 의원은 "우리당 등 일부가 항공사 노조를 직권중재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은 노동기본권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 논리대로라면 (항공사 파업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지하철이나 철도, 시내버스 파업 등에도 직권중재가 적용된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또 "보건의료 노조에 관해서도 또다시 직권중재 형식으로 막는 것은 심각한 노동기본권 제한"이라며 "민노당은 직권중재 폐지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이어 "아시아나 노조 파업의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국제적 기준을 준수함으로써 항공안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있다"며 "그런 면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제시한 연간 항공시간과 주5일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2년 전 대한항공 노조 출범을 두고 '조종사들까지 노조를 결성하느냐'는 국민의 우려가 있었지만 그 배경에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사고율과 약속 미이행 등의 문제가 있었고, 이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같은 회사 내에 근무하는 외국인 조종사와 임금이 연간 4000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도 이번 기회에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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