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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기득권 가진 사람이 벽 쌓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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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기득권 가진 사람이 벽 쌓는 거 아니냐"

정운찬 "서울대 입시안은 독특한 것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최근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성공하고 이미 기득권을 제도 위에서 구축하고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벽을 쌓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정운찬 서울대 총장 등 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국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다 성공하고 잘하고 있지만 성공한 사람이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게 기회를 배려하는 데 대단히 인색한 사회"라면서 "우리 사회가 그 점에 관해 윤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 아주 빠른 속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대통령 "기득권 가진 사람이 벽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

노 대통령은 "한국의 선두그룹이 세계 속에서 선두를 달리는 데는 그렇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교육 경쟁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함께 갈 수 있는 것인가. 교육의 영역에서도 생활의 능력에 따라 대학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다를 수도 있고 우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의 다리가 좀 폭넓게 열려 있는 기회의 사회를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등 하는 데 지장이 없지만 꼴지가 상당히 좋은 수준으로 가는데 한국사회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불안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대통령 "양극화 문제 빼고는 상황 악화시킨 것 없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이래 경제 등 많은 점에 있어 아직도 꾸중을 많이 듣고 있지만 어느 분야도 옛날보다 후퇴했거나 위험을 가중시키지 않았다"며 "경제, 북핵 위기, 한미동맹 등 한 군데도 상황을 악화시킨 곳은 없고 미래 성공의 전략도 대개 이대로 5년, 10년 문제 없이 간다고 대통령으로서 책임있게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2004년부터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걱정, 자신 없어 하는 부분이 딱 하나, 우리 사회가 양극화 돼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재분배의 영역에서도 현저히 뒤떨어져 있다"며 "이미 EU(유럽연합)에서는 빈곤과 소외 또는 배제로부터 어떻게 사람들을 구출할 것인가, 사회적 통합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관한 범 EU 수준에서의 통합 프로그램을 아주 구체적인 행동계획으로 마련해서 추진해 나가고 있는데 한국은 복지제도 가지고 지금 만지작거리고 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는 것도 자유롭지 않고 재분배와 국가적인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도 상당히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며 "더 어려운 것은 제1차적인 분배 영역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산업간 분배 부분에서도 단절돼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 정부를 포함한 어느 두뇌집단도 그 점에 관해 이것이라고 할만한 정책 제안을 해 온 곳이 없다"며 "정말 밤잠 안자고 고심해도 거기에 대한 해답을 준 한국의 두뇌집단은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경제적 양극화 문제가 교육의 영역에서도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교육의 기회가 다음 10년 후 또는 20년 후 우리 사회에 전체적인 경쟁력이 되는 것과 더불어서 사회 내부 갈등으로 우리의 역량이 소모되지 않는 통합적인 사회를 어떻게 꾸려갈 것이냐가 가장 핵심적인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을 마치면서 "대학 혁신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고등학교 교육은 학교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창의적이고 책임을 다하는 건강한 사람을 육성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정운찬 "서울대 입시안 독특하지 않아"…대교협 "정부 기조 대로 가되 논술은 협의 조정"**

이날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서울대 입시안이 독특한 게 아니다"면서 "서울대 입시안에는 지역균형 선발, 공부 이외의 기준, 논술, 내신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적극 해명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총장은 "최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좋은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정 총장은 또 "싱가폴에서 열린 대학 총장 국제회의에 갔더니 대한민국의 대학 지원 방안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것 같았다"며 "GDP의 1%는 대학에 지원돼야 할 것 같다"고 정부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정 총장은 "싱가폴 대학 경제학과 교수 50명 중 9명이 한국인"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학이 (가진 역량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대학 총장들은 △대학 구조개혁 과정에 대한 정부 지원 △지방 사립대학 지원 방안 △균형 발전 차원에서 지역거점별 대학 지원 △사립대학 기부자에 대한 조세 감면 등 혜택 확대 방안 등을 건의했다.

한편 2008년도 대학입시안과 관련, 이현청 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입시안은 2008년도 기조 그대로 지켜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서울대 입시본부장이 밝힌 대로 내신을 확대하고 3불 정책(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 불가)은 견지하며, 특히 본고사는 금지하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미 논쟁이 지난 일요일을 기점으로 정리됐다"며 "정부 기조대로 내신을 확대하되 논술은 협의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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