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다수 행정부 및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수도권 발전대책과 관련, 수도권 내 저발전지역이 선별적으로 규제완화되는 '정비발전지구'로 조성되고 일정 규모 이상의 택지조성이 금지된 '자연보전권역'의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 57개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대부분 지역개발 사업이어서, 또한차례 땅값 폭등을 부추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벌써부터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 정도 대책 갖고는 수도권 민심을 되찾기 힘들다며 더욱 대대적 개발사업을 주문하고 나섰다.
***과천청사 산학연 협동연구단지로 활용**
건설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열린우리당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정부가 마련해온 57개 방안의 '수도권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지역 개발' 사업이 주축을 이뤘다.
정부는 수도권내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인구, 산업, 지방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낙후도가 심한 '접경지역'과 '자연보전권역'(팔당지구를 제외한 지역으로 수질오염총량제를 시행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내년 하반기 중 조세중과 조치 등이 선택적으로 완화되는 정비발전지구를 지정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또한 6만㎡ 초과 택지조성이 금지된 자연보전권역의 택지규제도 완화키로 하고, 구체적으로 택지조성 상한규모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현재 4년제 대학의 신설이 금지된 규정을 바꿔 서울시 내부에서의 대학이전을 허용하고 접경지역으로의 대학이전도 적극 유도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과천청사를 산.학.연 협동연구단지로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기존 부지 매각대금은 행정도시 건설비용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또한 토지공사에서 시행하는 11만6천평 규모의 경기 화성 병점 복합타운 도시개발사업은 주변지역 10만8천평을 추가개발하는 방향으로 확대하고, 시화지구도 내년부터 1천7백20만평을 관광.레저 도시로 개발키로 했다.
정부는 또 수도권 주요시설 재배치와 관련, 구로차량기지를 외곽지역으로 이전키로 했으며, 금천구 도하부대를 이전해 금천구 청사 및 종합병원 등으로 개발하고, 국방대학교와 경찰대학교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이밖에 영등포교도소도 주변부 개발을 위해 천왕동으로 관내이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서울 도심, 용산, 강남, 여의도, 상암을 국제업무단지로 조성, 지방세 중과세 면제 등을 검토키로 했다. 또한 종로, 중구 등 도심은 문화콘텐츠 중심의 IT클러스터로, 강남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IT클러스터로, 구로-금천은 하드웨어(첨단제조) 중심의 IT 클러스터로 각각 개발키로 했다. 이외에 홍릉 바이오벨리, 강북 메디클러스터, 관악 생명공학 클러스터를 적극 구축키로 했다.
경기도의 경우도 파주를 LCD클러스터로, 반월-시화를 국가혁신클러스터로, 화성-수원-용인-안성을 바이오 클러스터로, 평택항 배후지역을 국제항만물류 클러스터로 각각 개발키로 했으며, 인천은 인천항-인천국제공항을 국제물류비즈니스 클러스터로, 송도 신도시 주변을 송도 IT클러스터로 각각 개발키로 했다.
***부동산투기 재연 불보듯 확실**
이같은 개발 계획은 과연 정부 생각대로 진행돼 소기의 목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미지수나, 이 과정에 대대적 땅투기를 재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난개발 방지를 전제로 한 것이기는 하나, '자연보전권역' 등 그린벨트 지역 개발규제를 완화한 것 역시 땅투기를 부추킬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정부는 또한 기존시설을 이전하는 과정에 '이전비용 마련'을 목적으로 기존 건물 및 부지를 민간에게 매각토록 하고 있어, 최근 뚝섬 상업지구가 평당 6천만원 이상에 매각되면서 아파트투기 재연을 예고하고 있듯 유사한 사례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앞서 1백76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존 건물과 대지를 민간에게 매각해, 이전비용을 조달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땅투기 재연 우려를 증폭시킨 바 있다.
***우리당 "이 정도론 안된다", 추가대책 요구**
그러나 이같은 정부 방안에 대해서조차 10월 재보선과 내년 5월 지방선거 등을 의식한 열린우리당의 수도권 의원들은 회의에서 "새로운 것 없이 기존에 알려진 것들을 모은 짜깁기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며, 보다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했다.
오영식 공보부대표는 회의후 이와 관련, "57개 사업들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오늘 당정회의에서도 추진내용이나 방향에 대해 이견이 제시되고 문제점이 지적돼 내일 국무회의 후 발표할 예정인 확정안에는 담지 않을 것"이라고 '추후 논의사항'으로 미뤄, 당정간 갈등을 시사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수도권발전 종합대책 주요사업 57개는 각 사업별로 좀 더 심도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고 각 사업에 따르는 예산이나 이해조정, 그에 따르는 입법조치 필요성이 있다"며 "57개 사업은 추후 당정과 관계기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추후 2차 결과로 별도의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2차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아 신중에 신중을 기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한 뒤,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해서 빠져 있는 부분과 후속을 완성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리당 수도권 의원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은 정부가 보고한 수도권 대책이 종전에 거론됐던 대책이나 원론적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 우리당이 요구한 6백여건의 대책이 거의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명박 서울시장이 추진중인 강북 뉴타운 개발이나,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추진중인 경기 북부개발을 능가할만한 획기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의 불만이다.
우리당이 정부에 대해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 대책들 가운데에는 육군사관학교, 당인리발전소, 서울공항 등의 지방이전을 통한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 및 청량리-은평구의 정신병원 등 이른바 기피시설 이전이다. 그러나 육사 등을 이전할 경우 대규모 부동산투기 재연이 우려되고, 기피시설의 경우 지방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어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 많아 당정간 조정내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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