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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노동자들 많이 커서 내가 도울 방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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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노동자들 많이 커서 내가 도울 방법 없다"

"투쟁은 타협 위한 것. 성공한 정책이 옳은 것"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 "비정규직 문제가 멱살잡이하고 안 놓고 이대로 밀고 당기기 하는 시간만큼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손해볼 것"이라며 비정규직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노사협력 유공자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타협을 해 버리고 나면 잃는 것은 포기하고 얻는 것 살려서 나가면 되는데, 지금 이대로 줄줄 밀고 가면 사용자도 노동자도 다 손해 보는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옳은 정책 없어, 성공한 정책이 옳은 것이다"**

이날 오찬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김태환 충주지부장 사망사건, 비정규직 보호입법 문제 등을 계기로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열려 관심이 모아졌었다. 이날 이용득 위원장 등 한국노총 소속 30여명은 오찬 참석을 거부해, 당초 1백17명이 참석키로 했던 행사에 87명만 참석했다.

그리고 대통령과 오찬을 거부한 한국노총 지도부 1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보호입법과 특수고용직 노동3권 보장 ▲김태환 충주지부장 사망사건 진상 규명 ▲김대환 노동부 장관 해임과 청와대 노동비서실 전면 교체 등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듯 노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20여분간 자신의 소회와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제가 지금 말을 길게 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안에 앉아있는 사람보다 정리해서 바깥으로 나가는 게 더 많기 때문에 이 말은 여러분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한테 하는 것"이라며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 노동계를 의식한 발언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제 정책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노동의 유연성을 둘러싼 논쟁을 언급하면서 "미국에서도 이 논쟁을 계속하고 있고, 유럽도 논쟁을 하고 있고, 우리도 그렇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어느 정책이 반드시 옳다'기보다는 성공한 정책이 옳은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많이 커서 정권 타도를 공공연히 말한다"**

노 대통령은 또 "제가 옛날에 노동자들을 좀 도와줬지만 이젠 노동단체들로부터 타도 대상이 되기도 한다"며 "그 차이는 옛날에는 노동자들이 제 도움을 필요로 해서 제가 도와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노동자들이 많이 컸다"고 변화 이유를 찾았다.

노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대통령 타도, 정권 타도를 공공연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커버렸다. 그러니까 제가 도와줄래야 별 도와줄 방법이 없게 된 면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투쟁의 목적은 타협하기 위한 것"**

노 대통령은 또 "노동조합을 하는 노동조직이면 기본은 투쟁이지만, 그 투쟁의 목표는 끝장내자는 것이 아니라 타협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타협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투쟁의 역량을 보유하는 것이지 밤낮없이 밑도 끝도 없이 싸움만 하는 게 투쟁은 아니다. 우리도 지금 69만 군대를 가지고 있는데 이 군대와 병력이 싸움을 하지 않기 위해서 유지하는 것이지 심심하면 총 들고 나가서 한방씩 터트리려고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타협 없는 투쟁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그런데 내 욕심만 부리면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함께 사는 방법을 먼저 찾고 이 전제 위에서 적당하게 싸우고 적당하게 타협해야 성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나만 항상 이기고 덕 보기 위해서 투쟁하면 결국은 어느 한쪽으로만 밀려가게 마련인데, 그것은 힘센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렇게 돼서는 결국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정부 전 기간보다 노동자. 사용자 모두 더 많이 구속"**

노 대통령은 "노사정 대타협을 정말 한번 해 보고 싶었는데 제가 역부족이라 해 내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만들어 놓고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노사정 테이블에서 타협을 해서 한번 만들어 보려고 미루다 미루다 지금 못하고 있다"며 "꿩도 매도 놓치고 지금 이런 형국이 돼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전국적인 측면에서 노사정 관계는 잘 안 풀려가고 있지만 개별 사업장에 있어서 노사관계는 상황이 점차 또 좋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노사분규의 건수나 손실일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노사평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상급노동단체의 고립화라든지 투쟁력의 약화로 인해서 상급 노동단체와 현장 단위노동조합들의 사이가 유리돼 소위 개별기업들의 투쟁력이 떨어지면 또 다른 불씨를 배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도록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국민의 정부 전 기간보다 참여정부 와서 노동자도 더 많이 구속됐고 사용자도 5-6배 구속이 됐다"며 "말하자면 양쪽에 대한 합법적인 감독이 다 강화됐다"고 해명했다.

***"특수노동자 보호, 지금 제일 어려운 문제"**

노 대통령은 또 이번 김태환 지부장 사망 사건과 직결된 레미콘 노동자, 골프장 캐디, 보험모집인, 학습지 노동자 등 특수 노동자 보호 문제와 관련 "지금 제일 우리가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법원에서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해서 제도의 공백 속에서 많은 분쟁이 있는데, 노사정 테이블에서 열심히 하는데 이것도 잘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가 이 부분은 노사 차원보다 경제법과 노동법의 필요한 부분들을 적용해서 가장 결정적인 애로라도 해소해 나갈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택시, 운수업, 화물자동차 노동자 등의 대책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이런 몇 몇 개의 직종이 시장에서 포화상태가 돼서 정책적으로 산업전체를 풀어주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산업이 구조조정 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참 이것이 딱 부러지는 재주가 없다. 이런저런 궁리를 해 보다가 지난번에 '진입장벽이 어떠냐' 하고 한번 논의를 해 보다가 보도가 잘못 나가는 바람에 정부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고용안정시스템 마련과 관련, "대통령이 노동부장관 보고 짜증도 내 가며, 심지어 국무회의에서 입장 곤란하게 질책까지 해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OECD 중간 수준 이상은 한번 해보자는 욕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득 등 삭발식**

한편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산하 산별연맹 대표자 20여명은 삭발식을 가졌다.

이용득 위원장은 삭발식에 앞서 "지금껏 수많은 투쟁의 자리에 있었지만, 이번 투쟁에 임하는 자세는 과거와 다르다"며 "일각에서는 '한국노총이 싸우면 얼마나 싸우겠냐'라고 말들하지만, 정권이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는데 한국노총의 명운을 걸겠다"며 "청와대는 노사갈등 현장에서 발생한 사건을 '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대환 장관을 반드시 해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삭발식을 마친 뒤 한국노총 지도부들은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출동한 경찰 병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대신 한국노총은 대표단을 선출 청와대에 김 지부장 사망사고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과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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