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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국방, 미-영도 감축한다는 데 파병연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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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국방, 미-영도 감축한다는 데 파병연장이라니?"

최재천 의원 "지금은 파병연장 아닌 철수 논의할 때"

윤광웅 국방부장관이 13일 올해말로 파병 시한이 종료되는 국군 자이툰부대 파병기한을 또다시 추가연장할 뜻을 처음 밝히면서 새로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최재천 의원(서울 성동갑)은 14일 <프레시안>에 보내온 긴급 기고문을 통해 "지금은 자이툰 부대의 철수를 이야기할 때이지 파병 연장을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미국을 포함한 파병국들이 속속 철군계획을 내고 있는 시점에 우리만 유독 파병 연장을 공식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산업시설의 건설을 필요로 하는 현지 상황에서 전투병 위주의 자이툰 부대의 역할은 더이상 의미를 상실했다는 게 최 의원 주장의 요지다.

다음은 최 의원 기고문 전문이다.<편집자>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이 아닌 '철수'를 논의할 때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13일 국회 국방위에서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근거로는 "이라크가 자체 치안․국방력을 확보하려면 내년 중반까지는 다국적군이 필요할 것"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이툰 부대의 철수를 이야기 할 때지, 파병 연장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먼저, 우리 정부가 파병의 한 근거로 들었던 UN 결의안을 보자.
UN의 이라크 결의안 1511은 제1항에서 "이라크에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의제 정부가 들어서는 대로 결의안 1483에서 규정하고 있는 다국적군의 임무는 종료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 temporary nature of the exercise by the Coalition Provisional Authority (Authority) of the specific responsibilities, authorities, and obligations under applicable international law recognized and set forth in resolution 1483 (2003), which will cease when an internationally recognized, representative government established by the people of Iraq is sworn in and assumes the responsibilities of the Authority..." ]

이라크는 지난 1월 30일 총선을 치른 후, 정파 간 조율 과정을 거쳐 4월 6일 쿠르드계 지도자인 잘랄 탈라바니를 대통령으로 하는 과도정부를 출범시켰다. 이러한 이라크의 과도정부 출범에 따라 폴란드 등의 유럽국가들은 다국적군의 임무가 끝났다고 해석하고 속속 철군을 발표하고 있다. 2004년 한 해 동안 스페인 필리핀 태국 뉴질랜드를 포함하여 총 9개국이 자국의 안전, 임무 완료 등의 이유로 철군을 완료했다. 올해는 과도 정부 출범 사실을 근거삼아, 이미 철군을 완료한 포르투갈을 포함하여 총 6개국이 철군을 계획하고 있다. 영국조차도 내년 4월까지 파병 규모를 1만2,400명에서 3,500명으로 축소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4월 11일자 뉴욕타임즈는 미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내년 초까지 미군의 규모를 현재 142,000명에서 105,000명으로 감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우리는 철군 일정을 발표하기는커녕, 파병연장을 공식화했다. 지난 연말 통과된 '국군부대의이라크파견연장동의안'은 제안이유에서 UN안보리 결의안 이라크 1511호를 분명한 근거로 들고 있다. UN 결의를 근거로 이라크 파병과 파견연장동의를 구했던 우리 정부가 어느새 UN 결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파병 목적에 맞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나"**

두 번째 근거로 가 보자.

우리 정부가 '국군부대이라크추가파견동의안'에서 밝힌 파병 제안이유는 "평화 애호국가로서 전후 이라크의 신속한 평화정착과 재건지원을 위해"서였다.

자이툰부대는 평화정착과 재건지원이 목적이었음에도 재건을 위한 공병이나 평화정착을 위한 민사작전 위주의 장병들로 구성할 수 없었다. 물론 안전을 고려했겠지만 1차 파견 장병들은 대부분 경비와 전투를 주특기로 구성됐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부대의 규모와 역할이 정치적으로 결정되고 부대의 성격에 대한 명확한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파병목적과 배치된 부대 구성으로 인해 임무수행의 어려움과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이툰 부대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군 들과는 상이하게 지역 치안에 영향을 끼치는 업무는 수행하고 있지 않다. 물론 이라크 북부 지역의 자체 치안 능력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안정되어 있다. 이라크 전이 발발한 해인 2003년 11월에도 이라크 북부 지역의 치안 운용율은 82%에 달하였다. 따라서 전쟁이 끝난 지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치안이 더욱 강화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이라크는 천재지변에 따른 피해 복구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에 새로운 산업 시설의 건설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군인보다는 민간 전문 기술 및 자본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가에서 3,500여명의 전투병과 출신 군인들이 할 수 있는 재건 사업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간 자이툰 부대가 한 일은 치안시설 개보수, 학교와 의료시설 개보수, 하수도 정비, 의료 지원, 문맹자 교육, 태권도 보급, 축구공 3만개 보급 등 대부분의 활동이 친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쿠르드 자치정부는 도로나 대학캠퍼스 건설 등 대규모 토목이나 건축사업을 요청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파병성과를 부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파병목적과 파병구성이 불일치하다보니 현지에서의 활동 또한 당연히 불일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또한 파병 목적에 맞는 성과를 도출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자 함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하나의 근거를 제시한다.

2005년 자이툰부대 파병경비로 책정된 예산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 그 다음은 급식․피복비, 부대활동 지원, 물자획득, 장비운영유지비 순이다. 이라크 재건을 위하여 파병된 부대 중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재건사업이 아닌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쿠르드 족이 자치주를 구성하고 있는 곳에 파견된 데 대한 역사적, 정치적 어려움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최근 들어 키르쿠크를 둘러 싼 쿠르드족과 아랍족들 간의 갈등, 그리고 이란을 겨냥한 쿠르드 자치주 지역 내의 미군 시설 강화가 몰고 올 파장 등에 대해서도 집중력 있는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이렇게 본다면 철군이나 감군, 또는 파병목적에 걸 맞는 임무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지, 결코 연장을 이야기 할 때가 아닌 것이다.

때마침 한미 양국 사이에는 아르빌에 설치될 유엔기구 청사 경비를 자이툰 부대가 맡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도 윤장관은 "자이툰부대의 평화․재건활동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추가 파병 없이 현 자이툰부대 병력중 30∼40명만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구의 경비가 '평화정착'이나 '재건지원'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이미 가 있는 병력이니까 그 정도의 임무변경은 당연하다는 식의 해석은 곤란하다.

***"민간 기업에 의한 재건 지원이 바람직"**

결론적으로 자이툰 부대의 파병에 대한 더 이상의 연장은 UN결의에도 어긋나고 현재의 임무성과에 비추어 볼 때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파병이 갖는 직접적인 목적 이외에 미군과의 연대에서 오는 한미동맹 강화 등 보이지 않는 이익을 부정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전투병 파병 보다는 의무 공병부대 파견이 옳았고, 그보다는 차라리 민간기업에 의한 대규모의 재건 지원이 더 바람직했을 것이다.

독일은 이라크 파병 UN결의안의 통과에도 불구하고 파병을 하지 않았지만 이라크 재건을 위해서는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디 벨트(Die Welt)의 2004년 8월 4일자 보도에 따르면 독일은 UAE와 공동으로 이라크 치안요원을 UAE에서 교육시키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2004년 3월에는 독일군 교관을 UAE에 파견하여 이라크 경찰 인력 1백30명을 훈련시킨 바도 있다. 이는 자국민의 위험은 최소화하면서도 이라크의 재건을 지원하는 한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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