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게이트 의혹, 행담도 개발 의혹 등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분통 터지고 억울한 점도 많다"고 울분을 토로하면서도, 청와대 직원들에게 "자기 절제와 관리"를 요구했다.
***"분통 터지고 억울한 점도 많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비서실 직원조회에서 "우리 앞에 많은 갈등과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극복해야 하며,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악재'에 대해 부심하고 있는 속내를 드러냈다.
김 실장은 "도덕적 우월성과 사명의식이 모든 것에 우선 해야 한다"는 점과 "국정운영의 치밀한 관리.점검자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두 가지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우선 '도덕적 우월성'과 관련, "권력이 분산되고 과거의 불합리한 정권 유지 수단도 버렸다"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들로부터 도덕적으로나 역량면에서 신뢰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자기 절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며 "결국 수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처럼 올곧은 자세로 우리 스스로를 단련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일각에서 우리에 대해 온갖 그릇된 비판을 쏟아낼 때, 당장 우리 속을 다 보여주고 싶을 때가 많다. 분통 터지고 억울한 점도 많다"고 언론보도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그러나 누가 뭐라해도 우리 자신이 떳떳하고 바르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무슨 일만 터지면 청와대 탓으로 돌려"**
김 실장은 이어 '국정 운영의 관리자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면서 재차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국정운영과 관련해 세부적인 문제에 우리가 직접 관여하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 터지면 결국 모두 다 청와대 탓으로 돌리려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며 "발생한 많은 문제들에 대해 일일이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는 것도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항상 청와대가 국정운영의 최종적 책임자라는 인식을 갖고 관리.점검하는 데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며 "언론의 건전한 비판에 항시 눈과 귀를 열어야 하며 국민의 작은 요구도 세밀히 검토하고 점검하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또 "제가 대학총장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들어올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고, 또 직.간접적으로 저를 공격하고 비난해 참으로 괴로웠다"며 "제가 고민 끝에 맡게 된 것은 '나라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자'는 마음 오직 그 하나였다"고 뜬금없는 '청와대 입성의 변'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여러가지 어려움이 겹치고 있고 청와대에 대한 말들이 자주 나온다.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저는 여러분들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김 실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각종 의혹으로 청와대 직원들의 기가 죽은 데 대한 책임자로서의 진무 성격이 짙으나, 청와대 연루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면피성으로 해석가능한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특히 뜬금없는 '청와대 입성의 변'을 한 것은 최근 열린우리당 등 정부여권 일각에서 작금의 사태와 관련, '청와대 인적 청산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한 자기방어의 의미도 포함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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