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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DJ 매개로 영-호남 정권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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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나라, "DJ 매개로 영-호남 정권연합"

박근혜, '호남'에서 'DJ'로 전략수정. '대북정책'이 핵심 연결고리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는 26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단체로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김대중 재평가' 작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나라 의원 10여명, DJ 생가 방문**

당 지역화합특위(위원장 정의화 의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이번 방문에서 의원들은 신안군 주민들과 만나 남해안 관광개발 사업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는 정의화 위원장을 비롯, 심재철 박찬숙 김문수 의원 등 10여명이 동행한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하의도 집단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신안군 내 임태도 비금도 압해도 하의도 등 이른바 '다이아몬드 군도'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당 차원에서 검토하고, 이를 국가적 지원방안으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미 차기 대선에서 제기할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정부여당의 수도권 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서남해안 개발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DJ 재임시절인 1999년 생가 복원작업이 추진됐을 때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한나라당이기에, 이번 방문은 단순한 지역 화합 차원 이상의 의미를 띄고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앞서 지난 3월29일 박근혜 대표의 신안 방문시 하의도 방문이 검토됐다가,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주변의 지적때문에 인근 압해도를 둘러보는 데서 그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 취임이래 압해도에 이어 지난주 5.18 광주방문때까지 7차례나 호남을 방문, 남다른 공을 들여왔다.

박 대표는 특히 지난 3월 신안 방문에서 신안군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화갑 민주당대표의 고향인 점을 지적하며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이 어떤 모습일까 와보고 싶었다", "한 대표처럼 훌륭한 분을 배출해서 여러분들의 긍지가 대단하리라 생각한다"며 두 사람을 추켜세워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었다. 박 대표는 또 이날 호남고속철도 조기완공과 `J 프로젝트' 적극 지원, 압해대교 건설 지원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대중 재평가' 세미나도**

한나라당 지역화합특위는 오는 26일 하의도 방문에 이어, 다음달 15일에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학계 전문가 등을 불러 평생을 김대중,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업적을 재평가하는 세미나를 갖는다.

이 세미나는 특히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한나라당이 공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과를 부각시키기에 치중해왔다는 반성에서 출발, '햇볕정책' 등 개혁의 업적을 순수하게 재평가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세미나 내용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요컨대 YS는 DJ평가를 위한 곁다리지, 실제 세미나의 핵심은 DJ라는 전언이다.

또한 다음달 29~30일에는 전남,북 도청과 광주광역 시청을 방문해 내년 예산편성에 반영하기 위한 호남 현지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지역 화합 특위위원 들과 국회 주요 상임위 간사단, 한나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 위원 등이 함께 갈 예정이다.

***'서진정책-대북정책' 핵심은 DJ**

박근혜 대표가 취임후 줄기차게 추진해온 서진정책에 대해 이제 당내 비토 세력은 거의 없다. 특히 한나라당의 하의도 방문은 한나라당이 DJ재임기간중 압해대교 건설 등 2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J 프로젝트'를 "DJ 성역화 사업"이라고 맹성토했던만큼 상전벽해와 같은 큰 변화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화합특위 간사이자 박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부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호남의 자존심은 누가 뭐래도 DJ"라며 "호남 사람들로서는 '우리지역 대통령'에 대한 소망이 풀렸고, 노무현 대통령의 호남 홀대에 대한 거부감이 축적돼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선 DJ를 매개로 한 한나라당과 호남과의 역사적 화해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호남 공들이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박 대표가 지난해 취임 후 당내 부정적 시각을 뒤로 한 채 지난해 6월 6.15 남북 정상회담 4주년 기념식장에 참석해서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했다'고 평가를 했고, 이에 대해 DJ가 '영호남 화합의 적임자는 박 대표'라고 화답한 대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한나라당 대북정책이 급물살을 타 의원들이 최초로 금강산을 방문했고, 대북 인도지원이나 쌀, 비료 지원에는 아무런 시비도 걸지 않는다"며 "이런 변화는 DJ나 민주당이나 호남사람이나 굳이 한나라당을 멀리할 이유가 없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나라당에서는 극우성향으로 분류되던 정형근 의원이 남북 실무급 정부회담전에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을 주장해, 정가를 크게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에 정가 일각에선 "정의원이 뭔가 '큰 흐름'을 감지한 게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돌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당 혁신위원회의 대북정책 구상만 봐도 과거의 한나라당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조치들이 수두룩하다. 북한방송의 전면개방, 북핵과 남북교류협력의 분리 등이 '상호공존정책'의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고, 박 대표의 방북을 적극 건의하기도 했다.

이 부대변인은 "대북정책과 민주화 운동 등 '자연인 DJ'에 대한 한나라당의 재평가가 계속된다면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정책연합-정권연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민주당으로 상징되는 호남 정치세력의 상당부분에 DJ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매개로 DJ와의 정치연합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DJ측 "박대표의 반(反)평화 노선 예의주시"**

박근혜 대표의 '적극적 러브콜'에 대한 DJ측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정치 불개입' 선언 때문이다. 그러나 DJ의 과거 측근진영에서는 부분적으로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DJ의 과거 한 측근은 "박근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박대표가 지난 3월 헤리티지 재단 등 미국의 극우진영 초대로 방미했을 때 박 대표가 미국 매파의 강경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북-미 직접대화 등 햇볕정책을 적극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초청자인 헤리티지측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준 대목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요컨대 박 대표의 러브콜에 대한 DJ의 '수용 잣대'는 국내정치적 잣대가 아닌 '대북정책'이라는 전언이다. '한반도 전쟁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현 상황에서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선 국내정치를 초월한 '범세력 연대'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또다른 과거 측근은 "박 대표가 김대중 대통령 재임시절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지시하는 등 영호남 화해를 위해 노력한 대목에 대해 최근 박 대표를 비롯해 박지만씨 등 박정희 전대통령 유족이 여러 통로로 동교동측에 '감사의 뜻'을 표시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최근 박 대표 부상에 따라 박정희 재평가 논란이 가열되면서 박대표측이 새삼스레 김대중 대통령 재임시절의 '박정희 기념관' 건립 지시에 대한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DJ에 대해 박 대표측이 들이는 '공'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구체적 모양새를 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오는 23일 예정된 박 대표의 중국방문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면담 추진 역시 최근 긴박한 북핵문제와 관련해 대화내용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박 대표가 적극추진중인 '방북'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또한 같은 맥락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박 대표의 심상치 않은 행보에 대해 최근 정부여권도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있으며, 우리당과 민주당 등 타 정당들도 정부 수집 및 분석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과거 접근방식과는 달리 '호남'이 아닌 'DJ'를 겨냥한 '서진정책', 이것이 최근 박근혜 대표의 행보에서 주목할 대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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