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일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4.30 재보선 참패에 따른 원내대책을 논의했다. 원내가 명실상부한 '여소야대'로 재편된 데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탓인지 이날 회의는 여느 때보다 높은 출석률을 보였다.
***문희상 "지도부 사퇴는 없다" **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아직 우리에겐 12척의 배가 있다'고 하던 이순신 장군의 심정으로 아직은 우리당이 제 1당이 틀림없고 집권 여당인 것에도 변함이 없다"며 원내에 팽배한 불안을 불식하려 애썼다.
문 의장은 "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에 선거 총 지휘의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고 스스로도 무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참패로 당 안팎에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어제 열린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단순 사퇴가 능사는 아니고 우리가 할 일을 다 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뼈를 깎는 자성으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당을 혁신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사퇴를 고려할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문 의장은 "할 일은 다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내일, 모레 예정된 본회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고 옷깃을 여미면서 결연한 의지를 표현해야 할 때 "라며 원내 일정의 차질없는 추진을 당부했다.
문 의장이 평소 호쾌한 기세와 달리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패자가 변명의 말씀을 길게 드려 죄송하다"며 송구한 듯 말을 맺자, 사회를 보던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님이 조금 멋쩍으신 것 같은데 박수 좀 치시죠"라며 '격려의 박수'를 유도했다. 참석자들은 힘 빠진 박수로 이에 응했지만, 그나마도 몇몇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앉아 박수를 아끼기도 했다.
***정세균 "한나라, 이제는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
이어 정세균 원내대표는 "우리당을 만들어 주신 국민들이 부모의 심정으로 우리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드신 것 같다"며 "철저한 자성에 기반 해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경북 지역에서는 큰 변화를 보여주긴 했지만 모두 부정과 비리 때문에 재선거를 하게 된 곳에서 그런 문제를 일으켰던 정당에 다시 자리가 돌아가게 된 데 대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영천 선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1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돼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도 "그간 여대야소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여당이 무엇을 하고자 할 때마다 의심을 하고 다수결 원리를 부정해 왔는데 이제는 그런 자세를 벗어나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기대한다"며 한나라당을 향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날 법사위 상정될 예정인 국가보안법 폐지, 개정안을 언급하면서도 "의원 1백65명이 서명한 법안이 상정되는데 2년이 걸렸다"며 "오늘 한나라당은 그간 국보법 상정을 지연하고 이로 인해 국정 지연을 초래했던 점에 대해 국민 앞에, 또 우리당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연신 한나라당에 편치 않은 심경을 내비쳤다.
우리당은 재보선의 패인을 분석하고 당 안팎을 점검하기 위해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을 위원장으로,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공천을 비롯한 이번 선거 전반을 평가하는 '평가위원회'도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을 위원장으로 구성됐다.
박병석 기조위원장은 "이 두 위원회를 통해 당의 제도, 인물, 운영 등 각 분야에 대해 성역 없이 모든 점을 지적하고 철저한 자성 위에서 당을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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