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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美매파의 '북핵 안보리 회부' 강력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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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美매파의 '북핵 안보리 회부' 강력반대

"부시정부, 4년간 적극적 협상 안해 북핵문제 악화" 비판도

퇴임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딕 체니 부통령 등 미국정부내 매파들 사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북핵문제의 안보리 회부후 '북한 완전봉쇄' 플랜에 대해 강력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DJ, 미국 매파의 '안보리 회부' 강력 반대**

김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아재단에서 열린 '아시아재단 창립 50주년 기념강연'에서 "만일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는 6자회담 참여 국가들이 단호한 태도를 북한에 대해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오전 <뉴욕타임스>의 체니 부통령과 팬타곤(국방부) 등 미국 정부내 매파들 사이에서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후 북한을 왕래하는 모든 선박과 항공기를 차단하는 '대북 제재격리' 방안을 추진하자는 강경입장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즉각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요컨대 미국이 북한의 체제안정을 보장한 뒤에도 북한이 약속을 불이행하면 한국은 대북제재에 동참하겠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결코 미국의 '안보리 회부후 대북 봉쇄' 구상에 동참할 수 없음을 밝힌 셈이다.

이에 앞서 25일 DJ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총괄해온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도 "미국과 일본이 북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한 뒤 이라크전때와 마찬가지로 대북 연대군사작전을 펼 가능성이 있다"며, 북핵문제의 안보리 회부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혔었다.

북한도 25일 재차 "유엔 안보리 상정은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강경대응 입장을 재천명했었다.

***부시 정부의 적극적 대북대화 노력 촉구**

김대중 전대통령은 이같은 안보리 회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며, 현재 10개월째 6자회담이 표류하고 있는 등 북핵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데에는 '미국 책임'이 상당부분 있음을 지적했다.

김 전대통령은 "부시 행정부 1기 4년 동안 적극적인 협상 없이 시간만 끈 결과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을 추방했으며, 핵무기 개발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지금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도 유연한 태도로 북한에 반대급부를 보장하면 핵문제는 해결된다고 확실히 믿고 있다"고 부시정부의 적극적 대화노력을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방안은 사실 보기에 따라 매우 간단하다"며 자신의 북핵 해법을 재차 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검증을 받아야 하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면서 "이런 양측의 카드는 동시에 주고받는 협상의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6자회담의 테두리 안에서 미국과 북한은 성실하고 허심탄회한 태도로 협상을 진행시켜야 한다"며 6자회담 틀 내의 해결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하며 할 말이 있으면 6자회담에 나와 해야 한다"고 6자회담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회담을 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무엇을 합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다음 제4차 6자회담에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구체적으로 주고받는 성과 있는 협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 미국 좋아하나 반대할 건 반대 표시할뿐"**

김 전 대통령은 또 최근 한미관계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에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인은 미국을 좋아하면서도 현실적인 정책에 있어서는 반대할 건 반대한다는 것을 표시하고 있다"며 변화하고 있는 양국관계를 받아들여야함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한미간에는 간혹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상당히 잘못된 평가"라며 구체적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작년 말에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인도, 이스라엘 등 10개국의 주요 언론이 각 국민의 대미인식을 조사했는데, 한국인의 93%가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한국인의 85%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잘못된 것이라고 답변했다"며 "이는 한국인이 미국을 좋아하면서도 현실적인 정책에 있어서는 반대할 것은 반대한다는 것을 표시한 것이며, 이런 경향은 영국이나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미국에 협력해 왔다"며 "60~70년대 베트남전에 2개 사단을 파병해 5천여명이 전사했고, 현재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고 있으며 이라크에는 3천7백명의 군인을 보내 미국, 영국 다음 가는 파병국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울 바로 전면 휴전선을 따라 배치돼 있던 미군 2사단을 한국군과 교체해서 후방으로 이동하는 데 동의했고, 서울시내에 있는 미군사령부를 남쪽으로 이전하는데 약 40억불을 부담하면서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태도는 첫째, 우리는 미국과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한다, 둘째, 북한 핵을 절대 반대하며 미국과 같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지만 미국의 좀더 유연한 대북협상자세를 바란다, 셋째, 대북 정책에 있어서 당사자인 한국의 상당한 역할을 미국이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흡수통일 원하지 않아. 조속한 통일은 심각한 갈등 초래할 것"**

남북통일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독일식의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는 북한을 당장에는 전적으로 책임질 경제적 능력이 없다"며 예의 '3단계 통일론'을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60년 동안 남북이 분단된 상태였고 증오 속에 대결해 왔기 때문에 조속한 통일은 심각한 정신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동서독 관계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3원칙, 남북연합, 남북연방, 완전통일의 3단계 기준 위에 이뤄져야 한다"며 "냉전의 찬바람 대신 따뜻한 햇볕을 보내는 햇볕정책이야말로 남북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가져오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과 소련은 2차대전이 끝난 후 전후 처리 과정에서 한반도를 남북으로 양분했고, 그 결과 우리는 동족상잔의 전쟁, 60년 동안의 분단 등 엄청난 민족적 비극과 고통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는 한국 전쟁 이래 국가안보를 위해서 미국에 많은 신세를 졌고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며"이제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우리와 굳건히 협력해줄 것을 바란다. 우리가 열망하는 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룩하는 데 있어서 큰 기여를 다해줄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외교전문가, 언론인 등 약 4백여명이 참석했으며, 김 전대통령은 강연이 끝난 뒤 아시아재단 더그 비라이터 총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김 전대통령은 방미기간 중 샌프란시스코 대학(26일), 스탠포드 대학(27일) 등에서도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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