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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지방선거 최대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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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고건, 지방선거 최대변수

재출마 여부가 판세 갈라ㆍㆍㆍ대선 영향력 결정적

“이번 지방선거 판세의 결정적 변수는 고건 서울시장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지난 주말부터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이 몹시 바쁘게 움직였다. 지방자치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조사 의뢰가 몰아닥쳤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대선주자에 대한 여론조사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 서서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언론사 등이 의뢰한 대외공표용 여론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또한 후보와 후보의 출마 정당도 확정적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은 대단히 유동적’이라는 조심스런 답변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고건 서울시장이 이번 지방선거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관심사는 수도권과 충청지역**

여론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은 수도권과 충청지역 뿐이다. 영남과 호남지역은 거의 조사의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또 강원과 제주는 중앙정치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뚜렷한 정당 색채를 드러내지 않는 특성이 있는 지역이어서 현재로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 봐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충청권이 관심대상인 것은 이 지역에서 자민련 세가 취약해지면서 민주.한나라.자민련 혼전지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 전문가들은 충청지역이야말로 현재로선 도저히 예측불가인 유동 지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JP가 얼마나 자신의 아성을 지켜낼 것인지,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이인제 고문의 바람몰이가 어느 정도 세력을 얻을 것인지, 그리고 우선은 충청북도를 시작으로 충청권 전체를 향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의 공략이 얼마만큼 성공할 것인지 지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대체로 여론의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홍선기 대전시장, 심대평 충남지사, 이원종 충북지사, 이렇게 세 명의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재출마할 것인지, 재출마한다면 어떤 정당으로 출마하게 될 것인지도 주요 변수라는 지적이다.

인구면에서나 중앙정치와 대선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것은 역시 서울과 경기, 인천이다.

여론전문가들은 경기 지역을 비교적 쉽게 예측했다. 한나라당 우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인천도 경기만은 못하지만 현재까지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서는 한나라당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최대변수는 서울, 서울에선 고건 시장**

문제는 서울 지역이다. 인구나 비중 면에서 서울시장 선거 결과는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앞서 여론전문가들의 지적처럼 현재 인천, 경기가 모두 한나라당 우세라면 서울은 더더욱 중요해진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석권이 되느냐, 그나마 2:1의 구도를 만들어 내느냐는 대선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서울시장 출마 예상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고건 현 시장, 민주당의 이상수, 김원길, 김민석 의원, 한나라당의 홍사덕 의원, 이명박 전 의원 등이 있다.

그리고 본인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정가에선 유력한 시나리오의 하나로 거론되는 정동영 상임고문도 빼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이 가운데 현재 고건 시장은 불출마 입장을 밝힌 상태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서울 역시 한나라당 우세지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내 홍사덕·이명박 싸움"이라고 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변수가 있다. 우선 정동영 고문이 변수다. 정 고문이 민주당 경선에서 이겨 대선에 나간다면 그건 논외다.

그러나 만약 현재 가장 앞서 있는 이인제 고문이 대선후보가 되고, 정 고문은 경선에서 2위 내지 3위의 선전을 한 후, 그 여세를 몰아 서울시장 후보를 맡으면서 소위 ‘세대교체’ 바람몰이에 나선다면 그 파괴력이 대단할 것이라는 예측이 정가엔 이미 파다하다.

하지만 이런 모든 복잡한 시나리오들을 일거에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고건 서울시장의 출마 여부라는 데 모든 여론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지금까지 모든 조사결과에서 고건 시장이 출마한다면 다른 누구와 겨뤄도 승리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건 시장의 침묵,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간단히 말해서 고건 시장의 거취에 서울시장 선거결과가 달렸고, 서울시장 선거결과에 따라 지방선거 전체 판세를 해석하는 틀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건 곧 대선 결과를 가늠해 볼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이렇게 보면 양대 선거가 치러질 2002년 정치권에서 고건 변수는 최초의 핵폭탄이라 할만하다.

고건 시장의 공식 입장은 ‘출마 안 한다’이다. 지난 12월 11일 서울시 의회에서 “유능한 시장이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속단하기엔 이르다. 우선 민주당이 ‘필승의 카드’로 그를 고집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나라당 역시 성사만 된다면 그의 영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지난 해 12월 11일 이후 고건 시장은 아직까지는 별 말이 없다.

과연 고건 시장은 출마할까? 출마한다면 어느 당으로 나올까? 그의 침묵이 무얼 말하는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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