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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민노당, 공부 부족하고 오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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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민노당, 공부 부족하고 오만하다"

[민노당 원내진출 1년] 기대를 채우지 못한 '정체성' 혼란

원내진출 1년을 맞은 민주노동당이 14일 국회 본청앞 계단에 다시섰다. 지난 1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보정치의 재도약을 다짐했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는 않았다. 당안팎의 평가가 성과보다는 한계에 집중되고 있고, 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중인 조승수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대한 위기감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기 때문이다.

***"대안정당, 집권정당으로 나가겠다"**

김혜경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더이상 국회 새내기가 아닌 당당한 대안세력으로서 신발끈을 조여매겠다"고 다짐했다. 반부패와 정치-국회 개혁,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 양극화 극복,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향후의 중점 과제로 내세웠다.

또한 "그동안 거대한 소수전략으로 보수정당은 흉내낼 수 없는 정치활동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해냈다"고 자평하면서 "4.30재보선을 17대 국회에 대한 진정한 심판의 계기로 삼아 대안정당으로서의 재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집권을 위해 당당하게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에서 민주노동당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최근 <동아일보>가 현역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민주노동당은 '1년간 가장 의정활동을 잘한 정당'으로 평가됐다. 각종언론과 시민단체가 지난해 '국정감사 베스트'로 꼽은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 '실력파 스타'도 만들어냈다.

***"민노, 오만함을 진보성과 일치시켜"**

하지만 소수정당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목표실현을 위한 구체적 전략 부실, 고질적인 정파 대립, 진보적 의제 설정의 미숙함 등은 1년이 지난 시점에도 똑같이 지적받고 있다.

민주노동당 '비판적 지지자'이자 민노당원인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은 "지금의 민주노동당은 공부가 부족하고 오만하다"고 질책했다.

홍 위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당의 많은 사람들이 '나는 보수적 이데올로기 공세를 극복한 탈의식화 과정을 거쳤다'는 오만함을 진보성과 일치시키는 것 같다"며 "공부를 안하면서 어떻게 진보가 될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홍 위원은 "당내 정파 문제는 물론이고 반공주의 우파와의 관계속에서 탈의식화에 대한 오만함은 필요없이 우군을 멀어지게 하고, 대중성 확보를 가로막고, 변화하는 젊은층의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홍 위원은 원내활동과 관련해선 "보수의 아성에 첫발을 디딘 10명에 크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고, 의원들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원내외 2중체계이다 보니 엇박자가 분명히 있어 이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가령 지도부조차 독도 문제를 대하며 보인 행태는 기본적인 진보의 감수성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진보정치연구소 주최로 열린 1주년 토론회에서 한신대 노중기 교수는 "빈곤에 대한 현정부의 자세한 내용은 나왔지만 민주노동당의 대안은 상당히 왜소한 느낌을 받는다"며 "무상의료, 무상교육은 슬로건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구체적인 대안이 되기는 힘들다"고 미시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노회찬 의원도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은 8%대의 한자리 숫자가 고정화될 것"이라며 "지지율이 내려가는 것은 쉬워도 올라가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게 아닌점을 감안하면 분명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승수 의원직 상실위기, 재보선 전망 불투명**

민주노동당을 우울하게 만드는 당면 악재는 또있다.

지역구 의원 2명 중 한명인 조승수 의원이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한 것. 조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지역현안이던 음식물자원화시설에 대한 의견을 밝힌 이유로 선거법 위반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1백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상고, 대법원 판결만 남겨두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 "통상적 정당활동에 비해 과도한 판결일 뿐더러, 입은 풀고 돈을 묶는 공선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 부당한 판결"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조승수 지키기'를 위해 대책위를 꾸리는 한편, 박원순 김창국 최영도 이돈명 강금실 등 명망 법조인들을 공동변호인단에 섭외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에서도 위기감이 뚜렷하게 읽혔다.

반면 김혜경 대표의 호언과는 달리 4.30 재보선 전망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3곳에 후보를 낸 민주노동당은 성남중원의 정형주 후보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한나라당 후보의 강세 속에 역전의 발판 마련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당 안팎의 '위기' 진단이 쏟아지고 뾰족한 처방은 나오지 않는 가운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발한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 1주년은 여러모로 '미완성 진행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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