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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美 재야와 동조해 부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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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美 재야와 동조해 부시 비판"

<인터뷰>美우익 랄프 코사, "북한에 경제 지원 끊어야"

"남한이 북한에 사적 채널을 통해서라도 분명히 6자회담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할 때 쓸 수 있는 무기는 군사력이 있지만 이를 사용할 때 따르는 결과는 상당히 심각하다. 따라서 한계를 넘지 않는 방어적 입장에서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에 비하면 남한이나 중국 정부는 더 많은 수단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다자간 협정이 필요하다. 경제적, 정치적 수단을 통해 북한이 압력을 가하는 게 필요하고, 특히 남한 정부의 도움이 중요하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랄프 A. 코사 미 국제전략연구소(CSIS) 퍼시픽포럼(www.csis.org) 소장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특히 남한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현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사 이후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시에는 가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는데, 지난 2월10일 북한이 성명을 통해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 정부, 특히 통일부는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반응하고 그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 93년 미국 공군 대령으로 예편했으며 부시행정부와 미 공화당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구소인 후버연구소 연구원 출신이기도 한 랄프 코사 소장의 이같은 지적은 북핵 6자회담이 중단, 북미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행정부와 공화당 내 인식을 엿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노 대통령이 지난 10일 베를린 동포 간담회에서 "때로는 남북관계에서도 쓴소리를 하고 얼굴을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며, 전에 없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도 미국 내의 이같은 불만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앉은 자리에서 당근만 먹는 상황"**

코사 소장은 지난 1일 하와이 호놀룰루시에 위치한 퍼시픽 포럼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은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는 게 원칙인데 경제와 경제도 분리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며 김대중 정부 이래로 지속돼온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그는 "햇볕정책은 '당근과 채찍' 정책으로 당나귀가 움직이게 하기 위해 '당근'을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론적으로는 좋은 생각지만 실제 남한 정부의 채찍이 너무 짧아서 북한 입장에서는 굳이 일어나서 움직일 필요 없이 앉아서 당근만 먹으면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 정부가 핵기술이나 원자탄 제조 물질을 수출하는 증거가 잡혔을 때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인데 만약에 이를 중국정부나 남한 정부가 막으려고 할 때는 앞으로 미국과 중국, 남한 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남한 권력 내 있는 사람들, 모두 부시 행정부 잘못으로 돌려"**

코사 소장은 또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남한 권력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미국의 권력 밖에 있는 사람들과 동조해서 모든 게 부시 행정부의 잘못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동안엔 기분 좋고 이들 사이에 합의를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또 "남한과 미국 각기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 일치가 안 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한국 내에서도 외교부가 북한에 대해 한미간에 동일한 의견을 내려면 통일부에서 이를 손상시키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6개월 동안 북한 측에 미국은 6자회담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분명히 할 것이며, 어떤 선제조건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남한 정부에서 이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한 번도 내놓지 않았다"면서 "이런 모든 상황이 지금의 난국을 더 어렵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핵 문제가 난관에 봉착한 것에 대한 책임을 남한 정부에도 돌렸다.

다음은 코사 소장과의 인터뷰 중 주요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남한, 6자회담 불응하면 북한에 경제적 지원 끊어야"**

랄프 코사 : 먼저 내 입장을 밝힌 뒤 질문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보기에 현재 북한에 가장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남한 정부다. 근데 답답한 것은 남한이 영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10일 북한의 핵보유 성명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에 대처하는 남한 정부의 입장이다.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사 이후 여러 차례 분명히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자 하면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런 선택을 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노 대통령의 얘기는 북한이 핵보유를 추진할 경우 남한 정부가 그동안 해왔던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끊겠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는데도 남한정부, 특히 통일부는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반응하고 그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입장에선 노 대통령이 양자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애기한 게 심각한 게 아니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6자회담에 돌아오지 않고 핵보유 국가라고 선언한 것에 대해 어떤 대가도 치르지 않고 있다.

미국과 남한, 미국과 중국 관계에도 긴장이 있다. 이들 국가가 모두 합심해서 북한과 싸우는 게 아니라는 식의 분위기를 보이는데 북한이 어떻게 6자회담으로 돌아오리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내 생각에는 남한이 북한에 사적 채널을 통해서라도 분명히 6자회담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하지 않는 한 북한은 계속 한반도내 긴장을 야기시키는 행동을 할 것이다.

***"남한 정부, 美 권력 밖 사람들과 동조해 부시 행정부 비판"**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한미관계다. 현재는 한국에서 권력 밖의 사람들과 미국 정부 내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남한 정부가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남한 권력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미국의 권력 밖에 있는 사람들과 동조해서 모든 게 부시 행정부의 잘못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동안엔 기분 좋고 이들 사이에 합의를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한국과 미국의 권력 내에 있는 사람들끼리 대화를 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각기 행정부 내에서도 의견 일치가 안 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워싱턴의 네오콘(신보수주의자)가 미 국무부에서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을 방해하고 있고, 한국 내에서도 외교부가 북한에 대해 한미간에 동일한 의견을 내려면 통일부에서 이를 손상시키는 성명을 내놓고 있다. 양쪽 행정부 다 행정부 내에서 교통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워싱턴 행정부 내에서 지난 6개월 동안은 이 일을 좀더 잘 해 냈다고 본다. 미국은 지난 6개월 동안 북한 측에 미국은 6자회담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분명히 할 것이며, 어떤 선제조건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남한 정부에서 이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한 번도 내놓지 않았다. 이런 모든 상황이 지금의 난국을 더 어렵게 하고 있는 것 같다.

한일관계는 일본이나 한국 정부의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 정부는 상황을 이해 못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 측에서는 일본과 남한이 독자적으로 서로 합의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의 시네마현에서 독도의 날을 정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이미 한국 땅인가 현실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무시하면 될 문제를 빅이슈로 삼은 것은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긴 안목으로 보면 결코 동북아 평화나 안정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남한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국제 사법재판소에 문제를 제출해서 판결을 받는 것이다.

***"남한 정부의 '채찍' 짧아, 북한 당근만 받아먹는 격"**

문 : 북한 핵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중심이다. 또 한국 정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햇볕정책을 통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노무현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대다수 한국민들이 지지하고 있다.

코사 : 미국은 핵확산만 걱정하고 남한은 남북한 안정에 대해서만 걱정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다. 이미 부시 행정부 초기에 미국은 다국적 협의를 통해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 입장을 세웠다. 이는 한국정부가 요청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한반도 안보문제에 관한한 북미간 쌍방 협약은 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했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을 할 때 쓸 수 있는 무기는 군사력이 있지만 이를 사용할 때 결과는 상당히 심각해서 이를 한계를 넘지 않는 방어적 입장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 비하면 서울이나 북경은 더 많은 수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통해 다자간 협정이 필요하다. 미국이 갖고 있는 무력적 수단을 방어용으로만 쓸 것이고 경제적, 정치적 수단을 통해 압력 가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주변국, 특히 남한의 도움이 중요하다.

햇볕정책은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는 게 원칙인데 경제와 경제도 분리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정상회담을 위해 5억불을 줬고, 금강산 관광 사업을 위해서도 북한 정부에 돈을 주고 있다. 북한이 무슨 일을 하기 위해선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은 좋은 정책이지만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이런 것들이 정치적 목적이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햇볕정책은 '당근과 채찍' 정책으로 당나귀가 움직이게 하기 위해 '당근'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좋은 생각지만 실제 남한 정부의 채찍이 너무 짧아서 북한 입장에서는 굳이 일어나서 움직일 필요 없이 앉아서 당근만 먹으면 되는 상황이다.

문 : 미국의 '레드라인'이 뭐냐? 북한이 핵무기를 수출하는 게 레드라인이냐?

코사 : 더 중요한 것은 남한정부의 레드라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만약 북한 정부가 핵기술이나 원자탄 제조 물질을 수출하는 증거가 잡혔을 때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에 이를 중국정부나 남한 정부가 막으려고 할 때는 앞으로 미국과 중국, 남한 관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은 나는 덜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처음에 남한의 통일부 같은 경우 핵실험을 합리화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여러분 중 누가 노 대통령이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게 무슨 뜻이고 남한 정부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알려 달라.

문 : 코사 소장의 주장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 정부와 보조를 취해서 북한에 압력을 취하라는 뜻인데, 한국 정부는 이런 입장을 잘 알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압력을 가하기 위한 명분을 미국이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화장 밖에서 대화 분위기를 저해하는 많은 장애를 미국이 생산하고 있다.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발언이나 동해안 잠수함 증강배치, 북한 인권법, 이런 모든 게 평화적 회담을 통해 해결 과정에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게 되는 이유다.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 이유를 제공해주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정부는 미국이 진정으로 북한 핵과 안전보장을 진심으로 교환할 수 있는 제안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고 본다.

코사 : 한국 정부는 부시 대통령이 '지금 김정일이 매우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고 좋은 사람이니까 텍사스의 별장으로 초대하겠다'고 말하면 모든 정치적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또 여러분도 북한 정부가 그간 발표한 성명을 살펴보면 '폭정의 전초기지'보다 더 심한 말로 미국 정부를 비난해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또 미국 정부는 중국의 인권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했었다. 미국이 북한의 인권에 대해 비판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오히려 남한 정부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지 않고 있는 게 재미있는 일이다. 지금 남한 정부도 탈북자들을 돕고 있으면서 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아무 말 하지 않냐. 또 탈북자를 돌려보내는 중국 정부에도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고 있다. 남한 정부가 인권에 대해서는 이중적 잣대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미국 정부가 북한 정부를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곧 미국이 북한에 적대적인 정책을 쓴다고 보기는 힘들다. 북한정부가 6자회담에 나올 경우에는 체제를 보장해줄 준비가 돼 있고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애기했다. 그러나 이는 6자회담에 나와서 협상해야할 문제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와야할 조건으로 모든 것을 미리 보장해달라는 것은 무리다.

문: 주한미군의 동북아 기동군화 문제와 관련, 주한미군을 대만과 중국 사이 분쟁에 투입할 때 한국군도 투입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코사 : 주한 미군의 첫 번째 목적은 한반도의 평화, 두 번째 목적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대만간 분쟁에 주한미군을 보내는 것은 한국 정부의 협조와 승낙 없이는 할 수 없다. 또 미국이 대만 문제로 중국과 전쟁을 발발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중국이 대만을 공격했을 경우, 미군이 대처해주지 않는다면 미국이 한반도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에 대한 신뢰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했을 경우 참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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