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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고립무원', 재야파-김두관도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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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시민 '고립무원', 재야파-김두관도 '뒷짐'

실용파, "유시민 당권욕으로 당이 위기" 맹공

열린우리당 당권주자인 유시민 후보의 '반(反)정동영-친(親)김근태' 선언이 경선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유 후보의 발언을 계기로 이번 경선이 대권경쟁 대리전으로 성격규정됐고 정동영계-김근태계-참정연계의 삼각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재야파와 김두관 후보측조차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각 계파는 대체로 유 후보의 발언을 "자신이 개혁진영을 대표해 당의장을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용파 "당권욕에 휩싸여 독선과 오만에 가득찬 유시민"**

실용파 진영에선 "분파주의적 당권욕"이라는 직격탄이 쏟아졌다.

송영길 후보는 24일 "유시민 후보의 지나친 당권욕심이 전당대회를 분파주의로 물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송 후보는 "유 후보는 후보도 아닌 두명의 대권주자를 전당대회로 끌어들여 전당대회판 자체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며 "우리당의 제2도약의 발판이 돼야 할 4.2전당대회가 유시민 후보의 분파주의적 당권욕에 의해 일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송 후보는 유 후보의 "당권욕에 휩싸여 독선과 오만에 가득찬 유 후보의 사고방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표현"이라며 "두 장관을 전당대회로 끌어들이는 것은 노무현 김근태 정동영과 참여정부와 우리당 모두를 위기로 몰아넣는 회복불가능한 참담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문희상 후보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병상편지'를 통해 "4.2 전당대회는 당을 통합하는 힘을 모으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유 후보를 간접 비판했다.

임종석 의원도 이날 '우리당 당원 대의원들께 올리는 글'을 통해 "전당대회가 종반을 향해가면서 마침내 대권주자들까지 선거판에 끌어들이는 파당의 시도로 이어지면서 악화일로에 있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정동영계 김근태계라는 말, 어느 쪽과는 적대관계이고 어느 쪽과는 연대한다는 말이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의 입에서 공공연히 거론되는 현실은 뿌리 깊게 남아있는 파벌정치, 편가르기 정치의 단적인 증거"라며 "파벌과 편가르기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인 참여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태로서 대의원의 당 지도부 선출권을 제약하는 구태이자 음모적 정치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개혁은 추상적 구호나 관념적 이론이 아니다"며 "대권경쟁을 위한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은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당의 분열을 조장하고 당력을 약화시키는 해당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기명 "잔머리 굴려서 표얻을 생각 말라"**

국민참여연대측도 유 후보의 발언에는 반발이 심하다.

이기명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은 전날 "왜 정동영 김근태를 자꾸만 들먹여서 편을 가르느냐"며 "편 갈라서 얻을 것이 무엇인가. 피차 속 들여다보이는 짓들은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이 고문은 "당이야 바다로 가든 산으로 가든 상관없고 당장 표 몇 장 얻을 수 있다면 동지의 가슴에 서슴없이 비수를 꼽는 잔인성은 우리가 기존의 썩은 정치에서 신물이 나도록 보았는데 바로 그 행태를 고스란히 빼 닮았다"며 "후보는 경쟁자일 뿐이지 섬멸할 적군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 고문은 "잔 머리 굴려서 표 얻을 생각은 아예 말라. 대의원들을 졸로 보는가. 그들이 후보자들의 상투 꼭대기에 앉아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당원들과 대의원들은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당을 위하고 어느 누가 당을 분열시키는지 냉정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반(反)유시민' 정서를 증폭시켰다.

***장영달측 "유시민-김두관 후보 단일화되면 모를까..."**

김근태계의 대표주자로 나선 장영달 후보측의 계산은 복잡하다. 그러나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유 후보와의 연대로 인한 상승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대체적이다.

장 후보는 전날 "공식적으로 연대하는 것은 없다. 다만 서로 살아온 배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연대한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기류는 하루만에 바뀌었다.

장 후보는 24일에는 "장관들의 대리로 우리가 뛰고 있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대가 치열한 정책경쟁과 논쟁으로 불꽃을 뿜어야지 쓸데 없는 감정대립이 돼서는 위험하다"고 유 후보의 발언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쳤다.

캠프 관계자도 "유 후보의 발언은 한마디로 자신이 개혁진영을 대표한 당의장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같다"고 경계했다.

그는 그러나 "연대의 조건이 마련된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대의 조건이란 유시민-김두관 후보의 단일화다. 그는 "참정연 두 후보의 표 결집력이 강력한 상황에서 유 후보의 표가 우리쪽으로 넘어오기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양측이 단일화를 이룬다면 '개혁 당의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의 차원에서 우리도 지지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유-김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 후보와의 연대의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부연해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한편 김근태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한 함구령을 내려 측근들은 일체 말을 아끼는 가운데, 전대에 관여하고 있는 당 관계자는 "대권을 준비하고 있는 김 장관으로서는 경선과정에서 나온 유 후보의 발언이 생뚱맞게 들릴 것"이라며 "김 장관이 경선이라는 단기 국면에서는 특별한 입장이 있을 수 없는 문제이지만, 그 이후에는 유시민계와의 연대가 반드시 득이된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정연 '난감', 유시민 "재야파와 이미 연대하고 있다"**

유 후보 발언에 대해 참여정치연구회측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당장 후보로 나선 김두관 후보측 관계자는 "김 후보는 지금 상황에서 이에 대한 특별한 말을 하기는 쉽지않다"며 "좀 더 시간을 두고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 의원의 발언이 참정연이나 김두관 후보의 입장과 조율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유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경선 종반에 재등장한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개혁 당의장을 만들자는 것이 논리이겠지만 단일화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참정연 활동을 하고 있는 의원들 역시 "개인적인 견해는 분명히 있지만 지금 말을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이구동성이었다. 특히 시도당위원장 경선을 치르고 있는 의원들은 유 의원의 발언이 시도당 경선의 변수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전북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정 장관에 대해 개인적 불만을 표하거나 김 장관에 대한 호감을 표한 적이 없다"며 "각 정파들 사이에 노선과 문화의 차이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후보는 그러나 "각 정파의 조직 문화를 보건대 (재야파가 주축이된) 국민정치연구회쪽이 내가 추구하는 쪽과 가까워 이번 전대에 한해 연대할 수 있고 이미 연대하고 있다"고 장영달 후보와의 연대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유 후보의 발언을 계기로 계파간 갈등이 급속히 고조되면서 당 내에선 "이러다간 전당대회가 문제가 아니라 지도부가 구성된 다음이 더 큰 문제가 될 것같다"는 시각이 싹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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