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리당 예비경선 후폭풍, '정심(鄭心)' 논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리당 예비경선 후폭풍, '정심(鄭心)' 논란

"'신기남 탈락'과 '문희상 독주'는 동전의 양면"

10일 뚜껑이 열린 열린우리당 예비경선 결과를 두고 해석이 구구하다. 결과발표 직후, 초반 강세를 보였던 신기남 후보의 탈락이라는 '이변'에 맞춰졌던 포커스는 차츰 '문희상 대세론의 확대강화', 혹은 그 뒤에 숨은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움직임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문희상 독주의 유탄맞은 신기남"?**

본선에 오른 한 후보측은 "한마디로 섬뜩하다"고 예비경선을 평가했다. 신 후보의 탈락을 두고 한 말이다. 뒤이어 "문희상 후보의 압도적인 솔로플레이에 따른 결과"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와 가장 큰 대립각을 그은 신 의원에 대해 암묵적 배제투표 행위가 발생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른 후보측도 "개혁당 그룹의 선전이 주목받고 있지만 예비경선은 '문희상 독주'를 확인한 것으로 봐야한다. 신 후보의 탈락은 그에 따른 유탄을 맞은 것이다. 동전의 양면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기남 탈락'과 '문희상 독주'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고리가 있어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내에선 연관고리의 중심을 정동영 통일부장관측과의 관계설정에서 찾는 해석이 많다.

문 후보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세론'의 배경에는 정 장관측과의 돈독한 관계가 한몫했다는 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 후보를 정점으로 소위 '실용파'로 분류되는 염동연 송영길 한명숙 의원의 예비경선 선전을 같은 맥락에서 보는 관측도 있다. 예컨대 순위발표를 하지 않아 확인될 수없는 후문이기는 하지만, 당초 예비경선의 문턱을 넘을지가 관건이던 송 의원이 무난한 순위로 통과했다는 뒷말은 '문희상-송영길 연대설'과 맞물려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만해도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이라는 명칭으로 한배를 탔던 정 장관과 신 후보측의 관계는 "정 장관측이 신 후보의 출마 자체를 만류했다"는 소문이 무성할 정도로 틀어졌다. 이번 경선에 관여한 당 관계자도 "(예비경선을 앞두고 각 후보진영에서 조사한 자체조사 등에서) 신 후보가 급속하게 하위권으로 몰락한것도 정 장관측의 물밑 움직임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요컨대, 실제로 이날 예비경선에서 신 후보에 대한 배제투표 행위가 발생했다면 "문 의원 등 특정 후보측의 '플레이'보다는 '정심(鄭心)'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 있다는 것이다. 역으로 문 후보 등 실용파의 강세 역시 정 장관측과의 관련성에서 찾아진다.

***정장관이 신기남을 버렸다?**

그렇다면 그 다음 궁금증은 '왜 정 장관측은 신 후보를 이토록 철저하게 버렸을까'에 맞춰진다.

선거공학적 계산을 중심에 둔 분석에 따르면, "문희상, 염동연 후보를 축으로 삼고자 하는 정 장관측으로서는 선거 막판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 장영달-신기남 연대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예선에서 꺾지 않으면 (평당원들이 투표를 하는) 본선에선 제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또한 "(개혁노선을 앞세운 선거 슬로건에서도 보여지듯이) 신 후보는 정 장관이 가려는 방향과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없지 않느냐"는 반문도 돌아왔다.

같은 맥락에서 장기적으로는 정 장관의 대권 행보와의 관련성에서 찾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부터 '천정배-신기남 대 정동영'의 관계로 대립선이 형성된 '천신정' 사이의 내부분열은 "'천신'이 정 장관 대권행보의 우군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천 전대표와 신 후보가 독립적인 세력으로 남되, 여건에 따라선 대권주자로의 발돋움을 모색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나아가 이들이 '개혁'을 매개로 대권 경쟁자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우호적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정 장관측의 경계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해 향후 2년간 '당심'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정 장관측으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되기에 충분했다. 신 후보에 대한 정 장관측의 출마 만류설도 이같은 이유에서 해석돼왔다.

물론 '실용파' 의원들측에선 이에 대한 반론이 강하다. "'노심(盧心)'이 없는데 '정심'이 있을 수 있느냐"는게 항변의 요지다. "(정 장관과 김 장관의 대권경쟁을) '실용'-'개혁'의 대립구도로 보는 시각이 하자가 있다"는 것도 공통적이다.

문 후보 캠프는 이날 "황하는 아무리 수없이 꺾여 흘러도 필경에는 동쪽으로 흘러간다"며 "민생과 개혁을 같이 이뤄 동반성공시키고자 하는 문희상 후보의 뜻이 결국은 당원과 국민 전체의 뜻을 따른 것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여유있는 논평을 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