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장 선거를 향한 열린우리당 예비 경선에서 초반 강세를 보여온 신기남 후보가 탈락하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신 의원과 함께 임종인 후보도 탈락, 본선 출발점에는 김두관 김원웅 문희상 송영길 염동연 유시민 장영달 한명숙 후보 등 8명이 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초반부터 대이변, 신기남 탈락**
10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예비경선에서 단기필마로 출마한 임 후보의 탈락은 예상된 결과이지만, 초반 강세를 보여온 신 후보의 탈락은 일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 의원의 패인은 개혁노선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김두관 김원웅 등 참여정치연구회 그룹이나 장영달 후보에 비해 선명성에서 뒤쳐졌고, 이날 대의원으로 참여한 중앙위원이나 상무위원에 대해 상대적으로 기반이 부족한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최근 급속 확산추세인 반일 분위기로 인해 '선친의 친일경력'이 역풍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며, 다른 일각에서는 개혁파를 자처하면서도 이헌재 땅투기 의혹이 제기됐을 때 장영달, 염동인 등 다른 후보들이 이헌재 부총리 퇴진을 주장한 반면 신 후보는 이 부총리를 감싼 게 선명성을 퇴색시키는 감점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천신정' 그룹의 대권주자인 정동영 장관이 신 후보의 출마를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출마한 대목이 감표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신 후보 탈락을 둘러싼 해석이 구구하다.
원인이 어디있던 간에 천정배 전 원내대표와 함께 구당권파 그룹의 핵으로 꼽혀온 신 의원의 탈락으로, 당내 역학관계에도 일대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실용' 대 '개혁' = 4대 4**
한편 득표 순위는 발표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한계가 있지만, 소위 '실용파'와 '개혁파'가 4대4로 본선 스타트라인에 서게 돼 양측의 팽팽한 세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실용파로 분류되는 문희상 염동연 송영길 한명숙 의원이 전원 예선을 통과해 강세를 이어갔으며, 김두관 유시민 김원웅 후보 등 '참여정치연구회' 소속 후보들 역시 현역의원들의 집중적인 견제의 벽을 넘어섬에 따라 본선 돌풍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김두관 후보는 결과발표후 "우리 모두 참정연을 뛰어넘는 자기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선거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유시민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문제와 관련) 동반출마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해, 당초 단일화 입장을 바꿔 본선에 모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예비경선을 통과한 8명의 후보들은 ▲12일 제주 부산 경남 ▲13일 광주 전남 전북 ▲19일 대전 충남 충북 ▲20일 대구 경북 울산 ▲26일 인천 경기 ▲27일 강원 서울 등 시도당대회를 통한 지역 순회 선거운동을 벌이게 된다.
***실용파, "책임지는 여당 만들겠다"**
투표에 앞서, 10명의 후보들은 개성 있는 연설을 통해 선거인단의 표심 겨냥에 나섰다. 중량급 후보들은 예선의 무난한 통과를 낙관한 듯, 각자 리더십의 우수성을 설파하며 전당대회 '표 확보'에 총력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실용파들은 '국정책임론'을 내세우며 자신이 당선돼야 "책임지는 여당"을 만들어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이스 초반부터 '대세론'이 형성되기도 했던 문희상 후보는 "국민 속에서 '우리당이 과연 집권당이 맞냐'는 푸념이 나온다"며 "강력한 여당, 든든한 여당, 책임지는 여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성공하려면 당이 모든 국정운영에 서야 하고 당이 국정 운영에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당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연신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한명숙 후보는 여성 단일후보로 '무혈입성'이 가능하다는 점이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 듯 '여성후보'란 점을 부각하지 않으려 애썼다. 한 후보는 "어느 계보 사람과도 조화를 이루며 당을 세울 자신이 있다"며 '무계파'를 강조하며, "한 번 정한 목표는 반드시 이루는 강한 의지가 있는 반면에 섬세한 조율 능력도 겸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말했다. 한 후보는 "여성, 남성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평가받고 싶다"며 "세 표 중 아름다운 한 표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후보는 "오늘은 3번에 찍는 날, 3월 10일"이라며 기호를 강조하며 "예비경선을 통과시켜 달라, 내게 TV 토론을 통해 당의 비전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직접적으로 '한 표'를 요청했다. 그는 "양김 분열의 쓰라린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80년대 세력으로써 다시 우리당이 분열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며 세대의 대표성을 강조하며, "개혁과 실용을 떠나 무능한 지도부가 되지 않겠다. 끊고 맺을 줄 아는 단호한 리더십을 선보이겠다"고 공약했다.
염동연 후보는 실용- 개혁으로 후보군을 분류할 때 자신이 '실용군'에 포함된 것이 못내 불만인 듯, "개혁의 반대말은 수구인데 그럼 내가 개혁이 아닌 수구세력이란 말이냐"고 따지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염 후보는 "과거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단기필마로 뛸 때, 국회의원 1백명이 이인제 대세론에 눌려 단 한 분도 노 후보에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나 염동연이 그 말의 고삐를 잡고 전국을 누벼 결국 승리를 이뤄냈다"며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공신'을 자임한 뒤, "새벽밥 먹고 첫 차 탄 염동연이가 개혁이 아니면 누가 개혁이란 말이냐"고 강조했다.
***개혁파 "일관된 개혁 통한 재집권"**
개혁파 진영의 유세전도 뜨거웠다.
유시민 후보는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듯 "나는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지금까지 야당에게서 차지철이니 이기붕이니 하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참여정부나 우리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싸웠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그러나 이제 노무현 대통령과 우리당이 국정운영의 기조를 바꿔 앞으로 내가 돌 맞아가며 야당과 싸울 일이 없을 것 같고 당을 위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봉사하고 싶다"며 "내게 그럴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두관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 승리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자치분권의 전도사인 김두관을 '지방선거 승리의 선봉장'으로 삼아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2002년 대선승리를 '제1의 혁명', 2004년 총선승리를 '제2의 혁명'으로 명명한 뒤, " 2006년 '제3의 혁명'을 이뤄내 현재 70%의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패배시켜 한나라당과 지방 토호세력을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영달 후보는 "나는 임채정 의장, 이해찬 총리 등 민주 개혁세력과 함께 정치에 입문, 국민 앞에 절대 헌신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자신의 민주화 운동 이력을 부각했다. 장 후보는 "작년 47명의 국회의원이 한나라당의 탄핵 날치기를 막기 못해 한없이 울었고 대한민국이 모두 울었을 때 나는 엄숙하게 변화와 개혁을 선도해 이끌어 나가겠다고 엄숙하게 다짐했다"며 탄핵 당시의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원웅 후보는 이날 경선이 열린 백범 김구 기념관을 "나의 홈 그라운드"라며 "전월선이라고 하는 19살 처녀를 저희 선친에게 소개해 내가 태어나게 해 준 분이 백범 김구 선생님"이라며 독립운동가의 후예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나는 노무현 정부 들어서면 북한을 9번 방문했다"며 "내가 당 의장이 되면 당 지도부가 직접 평양을 방문해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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