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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대기업 요구 전폭 수용키로

출자총액제-집단소송제 완화 결정, 경제시민단체-민노당 반발

정세균 원내대표, 원혜영 정책위의장 등 열린우리당의 신 지도부는 25일 재계의 숙원인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대상 축소와 기업의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유예해주는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키로 했다.

***정세균-원혜영, "출총제 적용대상 축소 검토"**

정세균 원내대표는 이날 집행위 회의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일몰제를 도입한다거나 기업이 공정한 경쟁이나 투명성이 확보되면 불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적용대상의) 규모 축소는 현실적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재계의 요구대로 출자총액제한 대상을 현행 매출 5조원이상 대기업에서 대폭 상향조정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원혜영 정책위의장도 SBS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출자총액제의 취지와 필요성은 견지돼야 하지만, 총액 기준 등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정 원내대표와 마찬가지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재계 요구에 대해 강력반대해온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전날 "시행령 개정안 전반에 대해 재계와 논의하는 문제는 항상 열려 있고 기준에 대한 정식 상향요청이 있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출총제 적용기준(5조원)을 유지토록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당정협의 과정에서 완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집단소송법도 2월 국회서 우선처리"**

정 대표는 재계 및 정부가 '과거 분식회계' 사면 요구를 하고 있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 대해서도 "어제 고위당정에서 이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자는 이해는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헌재 경제부총리 등 경제부처 장관 및 우리당 상임위원장 및 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2월 임시국회에서 재계 요구대로 기업의 과거 분식회계를 2년간 제외시켜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로 한 합의를 재확인해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말 '과거 분식회계 사면'에 반대했던 여당의 법사위원들도 당정의 합의대로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경제단체나 법무부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개정안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실용노선' 지도부 등장, 친기업정책 가속화**

우리당의 신임 집행부가 취임 직후부터 출총제 완화와 과거 분식회계 유예 등 재계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나선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종합투자계획 등 경기활성화 프로젝트에 대기업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우리당의 '실용주의'와 정부의 국정운영 협조를 표방한 친기업정책은 급속하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따른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예상되고, 잠재해 있는 당내 일부의 반발도 2월 회기중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민주노동당은 이날 정부와 여당의 출총제 자산기준 상향조정 방침을 "출총제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은 "현행 공정거래법은 이미 제도의 취지를 상당부분 퇴색시키고 있는데도 공정위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재계의 의견을 반영해 출총제 적용대상을 더욱 줄이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기업의 분식회계 유예기간 부여 방침에 대해 "정부와 일부 정치권이 이처럼 입법적으로 문제가 많은 법개정을 고집하는 이유는 오로지 재계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사법질서에도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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