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겸직, 판공비 유용, 아들 병역기피 의혹 등으로 자질 시비가 일고 있는 이기준 신임 교육부총리와, 그를 추천한 의혹을 사고 있는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학 57학번 동기다. 둘다 충남 출신으로 나이는 이부총리가 두살 많지만 같은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
이 부총리의 전격 발탁 배경으로 김 실장에 시선이 쏠리면서 두 사람의 친분 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김 실장이 천거한 게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두 사람은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40년간 친밀한 사이인 것은 틀림없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친분, 미국 유학 함께 하기도**
강경상고 졸업 후 연대 화공과에 진학한 김우식 비서실장은 대학 재학 당시 학보 <연세춘추> 기자, <이공학보> 편집장 등 학내 언론에서 활동했었고 학생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과대표를 맡기도 했다. 김 실장이 이기준 부총리를 만난 건 바로 이때였다.
김 실장은 지난 2000년 8월 <월간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기 연대 화공과 과대표로, 당시 서울대 화공과 과대표였던 이 부총리를 만나 <전국공과대학 화공과 학생연합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같은 해(1961) 대학을 졸업한 두 사람은 미국 유학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같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두 사람은 각각 모교 화공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문적 교류를 계속해 왔다. 두 사람은 <화학반응공학(역서)>(1977), <화학공학요론>(1980) <이동현상론>(1987) 등 5권의 책을 공동집필했다. 이 책 중 일부는 화학공학과에선 교과서로 여겨지는 책이라고 한다.
***98년 나란히 LG 계열사 사외이사 맡기도**
본격적 사회활동을 할 때도 두사람 사이는 '바늘과 실' 관계였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 연대 총장(2000~2003), 서울대 총장(1998~2002)으로 나란히 재직했다. 당시 교육부총리는 이해찬 총리였다.
또 이부총리는 한국공학기술학회 회장을 94년부터 96년까지 지냈고, 그 뒤를 이어 97년 김 실장이 회장을 맡기도 했다.
또한 국내 최고 공학기술인들의 모임인 한국공학한림원 초대 회장을 이 부총리가 지내는 동안 김 실장은 부회장으로 도왔다. 지난해 윤종웅 삼성전자 사장이 새 회장으로 선출될 때도 김 실장은 유력한 후보 중 한명이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이사장(이기준)과 원장(김우식)도 나란히 지냈다.
현재 이 부총리가 공동대표로 있는 '사이언스북 스타트 운동'에 두 사람은 함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 모임에는 홍석현 중앙일보 주미대사 내정자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또 지난 2003년 11월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발전 여론을 선도하기 위해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 3백여명이 발족한 '코리아리더스 포럼'에도 이 부총리와 김우식 비서실장은 당시 대학총장 자격으로 함께 참여했었다. 이 포럼에는 오명 과기부총리(당시 아주대 총장), 이희범 산자부 장관(당시 서울산업대 총장) 등도 멤버다.
총장 재직 당시 사외이사 겸직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1998년 이 부총리는 LG 화학, 김실장은 LG 칼텍스.가스 사외이사를 맡았었다. 이 부총리는 국가공무원 신분인 서울대 총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됐으나 사립대 교수였던 김 실장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 한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우식 실장과 이기준 부총리는 부부사이에도 각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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