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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부총리 '깜짝 발탁' 누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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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부총리 '깜짝 발탁' 누가, 왜?

김우식 비서실장-재계와 친밀, "교육정책 일대 변화 예고탄 아니냐"

사외이사 겸직, 판공비 유용 등 도덕성 시비로 총장직을 불명예 퇴진했던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이 4일 참여정부 3번째 교육부총리로 전격 발탁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총리 임명은 그간 교육부총리 후보로 한번도 물망에 오르지 않았던 인사인 데다 도덕성 시비뿐 아니라 참여정부의 교육 철학과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靑 "안병영 전 부총리 후임 물색 과정에서 발탁. 총리 의견 반영"**

이 부총리 인선과정에 대해 청와대 인사수석실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개각을 준비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재직 당시 대학개혁 정책을 시행한 추진력과 행정능력을 높이 평가해서 이번 인선에 반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인재 풀(pool)로 전혀 거론되지 않던 이 부총리의 전격 발탁 이유에 대해 "참여 정부에서 국가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상시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각계 각층 주요 인사 물색 과정에서 서울대 총장을 역임하셨으니까 언제든 인재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종 후보로 결정되는 과정까지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와 3차례 정도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인사추천회의에도 이 총리가 참석하셨다"며 어느 때보다 총리의 각료제청권이 존중됐음을 강조했다. 교육부총리 최종 후보군에 대해 그는 "대통령 재가를 받기 위해 보통 배수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 작품? 김우식 비서실장 '입김' 작용?**

참여정부가 그간 내세워왔던 '도덕성' 잣대와 벗어나는 이번 인사 배경과 관련, 여당의 한 교육위 소속 의원은 "이해찬 총리 영향이 없지는 않다고 본다"며 이해찬 총리의 의중이 강하게 실린 인사라고 관측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는 정권을 어느정도 오른 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완전 총리 작품은 아니고 김우식 비서실장의 영향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청와대가 개혁파와 보수파 두 갈래로 나눠져 대립하기 때문에 그 와중에 이기준 교육부총리라는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신임 부총리는 이해찬 총리와 김우식 비서실장 모두와 인연이 있다.

이 부총리가 서울대 총장 임명되던 1998년 당시 교육부총리가 이해찬 총리였고,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이 부총리는 교육부 방침에 충실해 학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이기준-김우식, '바늘과 실'?**

김우식 비서실장과 인연은 훨씬 끈끈해, 두 사람 다 화학공학과 교수 출신으로 같은 시기 각각 서울대 총장과 연세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특히 현재 이 부총리가 공동대표로 있는 '사이언스북 스타트운동'에 김우식 비서실장도 함께 했었다. 이 모임에는 홍석현 중앙일보 주미대사 내정자도 발기인으로 참여했었다.

또 지난 2003년 11월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의 발전 여론을 선도하기 위해 각계각층 오피니언 리더 3백여명이 발족한 '코리아리더스 포럼'에도 이 부총리와 김우식 비서실장은 당시 대학총장 자격으로 함께 참여했었다. 이 포럼에는 오명 과기부총리(당시 아주대 총장), 이희범 산자부 장관(당시 서울산업대 총장) 등도 멤버다.

또 국내 최고 공학기술인들의 모임인 한국공학한림원에서도 화공과 출신 대학총장인 두 사람은 핵심 멤버였다. 초대 회장을 맡았던 이 부총리 후임으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었고, 윤 부회장이 지난해말 신임 회장이 됐다.

공교롭게도 대학총장 시절 상장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직했다는 점도 이 부총리와 김우식 총장간 공통 분모다. 이 부총리의 사외이사 겸직이 크게 물의를 빚었던 지난 2002년 4월 <교수신문>은 자체 조사를 통해 "연세대 김우식 총장,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 동국대 송석구 총장 등 5개 대학 총장을 비롯, 교수 2백10명이 1백74개 상장기업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서실장 교체시 교육부장관을 희망했던 김우식 실장이 이기준 전 총장을 적극 추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부총리, 9.11테러 애도기간 중 골프치다 발각돼 '경고' 당하기도**

이밖에 이 부총리는 지난 2001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재계 단체들이 출연한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을 맡는 등 재계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주문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공대 출신인 이 부총리는 총장 재직 당시에도 서울대에도 적잖은 재계 후원금을 조달해왔다.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기준 부총리 취임으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이 180도 바뀌면서, 재계의 주문대로 신자유주의적 경쟁정책이 교육에도 반영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이 부총리는 취미인 골프를 통해서도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하는 기회를 자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는 지난 2001년 9월 19일엔 학·군 교류협정을 맺기 위해 서울대 간부, 육군 고위관계자 10명과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교육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당시 9.11 테러 직후로 정부에서 공직자들에게 '골프 금지령'을 내렸으나 이를 어기고 그것도 평일 오후 근무시간에 골프를 쳤다가 발각됐기 때문이다.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이 부총리는 역시 골프를 즐겨치는 것으로 알려진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 등 정계 인사들과도 골프회동을 갖기도 했다.

과연 이 부총리의 발탁 배경이 무엇인지는 좀더 시간이 지나야 분명해지겠으나, 이를 계기로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에도 일대 변화가 감지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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