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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국보법 상정 재시도, 한나라 육탄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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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국보법 상정 재시도, 한나라 육탄저지

[법사위]우리 "한나라, 조선일보만 보고 정치 하냐"

8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을 둘러싼 여야간 몸싸움이 재연됐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법사위원은 이날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형법개정안을 "계속 상정해달라"는 내용의 법사위 회의 소집요구서를 제출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위원장석 점거로 회의를 열지 못하고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계속상정하라" 한나라 "민노당도 등돌렸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전날 국보법 폐지안의 연내처리 유보 방침을 밝힌 마당에 여당 의원들이 법사위에서 국보법 폐지안의 상정을 요구하는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제출한 것은 국보법 폐지안의 상정을 기정사실화해 상정 효력 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보법 연내처리 유보 방침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측면도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번 한번만 이렇게 하는 것으로 보면 안된다"라며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상임위는 계속 열릴 수 있다. 우리는 12월, 1월 내내 법사위를 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 부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어제는 연내처리 안한다고 했다가 오늘은 또 이러고 있다"고 비판한 뒤, "여당 내부적으로도 반발하고 민노당도 등을 돌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 "또 날치기 하려냐" 위원장석 미리 점거**

개회시각인 오전 10시 20여분전부터 김용갑 의원을 필두로 한 한나라당 의원 수십명은 의사봉을 숨기고 위원장석 주변을 정돈한 뒤 위원장석을 점거, 몸싸움에 대비했다.

이어 개회시각에 맞춰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이 입장해 자리에 앉자 그때부터 여아간 막말이 서로 오갔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날치기 안한다. 토론하자. 좀 비켜달라"고 요청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날치기 하려고 한다"고 소리치며 위원장석 주변을 굳게 지켰다.

이에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이 "정상적으로 국회법에 따라 소집요구했다. 좀 비켜달라"고 요청했고, 선병렬 의원은 "빨리 가서 개정안이나 만들어 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소수야당 탄압이다. 폐지에 반대하는 수많은 국민들 엿먹으라는 거냐"고 막말로 맞받았다.

대치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속속 법사위 회의장으로 몰려들었고, 김용갑, 공성진 의원이 번갈아가며 위원장석을 차지했다. 위원장석 주변의 '인의 장막'은 점점 두터워졌다. 이에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공성진이 아니라 농성진"이라고 쏘아 붙이기도 했다.

***한나라, 마이크 조정석도 점거**

대치 상황 속에 최재천 의원은 의석에 있는 마이크를 넣어달라고 국회 행정직원에 요청한 뒤 발언을 하려 하자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당 관계자들이 마이크 조정석을 점거해 또 한차례 공방이 벌어졌다.

선병렬 의원은 "제1야당의 정책위의장이 품위없게 마이크나 조정하냐"고 이한구 의원을 몰아붙이자, 이 의원은 "당신이 하는 짓은 품위있는 행동이냐 마이크는 위원장 권한이다"라고 맞받았다. 이에 선병렬 의원은 "당신이 행정실장이냐"고 소리쳤고, 주변의 양당 보좌관들까지 합세해 "의원님 도대체 왜그러시냐", "마이크는 행정실장이 넣는다"라고 소리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화했다.

결국 마이크 조정석에서의 대치를 포기한 선병렬 의원은 자리에 돌아와 "이한구 정책실장 마이크 넣어라"고 독설을 퍼부었고,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선병렬은 막말 상습범이다", "이한구가 네 친구냐"라는 등 막말이 오고갔다.

***우리, "한나라 조선일보만 보고 정치하나"**

잠시 소강상태가 이어지자 위원장석에 앉아 있던 김용갑 의원이 "내가 이것을 복사해서 들고 다닌다"라고 호주머니에서 문서 하나를 꺼냈다. 그 문서는 8일자 조선일보 1면에 보도된 '北, 체제유지 형법 강화'라는 기사였다. 이병석 의원이 김 의원에게 "그걸 한번 읽어줘라"고 재촉해 김 의원은 기사를 흔들어 보이며 "북한은 이렇게 하는데 우리는 국보법을 폐지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이 "그거 조선일보 아니냐"며 "한나라당은 조선일보만 보면서 정치하냐"고 쏘아 붙였다. 최재천 의원은 "북한 형법 전문을 읽어 보았냐. 이번의 북한 형법 개정안은 죄형법정주의를 명문화했다. 조선일보 기사 제목만 보지말고 전문을 읽어라"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방호 의원이 "모르면 가만 있어"라고 소리치자, 최 의원은 "모르면 들어라"라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우원식 의원은 "한나라당은 조선일보만 보면서 시대흐름 못 읽어서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했다"라고 말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정식 회의가 불가능하니, 우리와 민노당과 함께 국보법에 대한 간담회를 하겠다"라며 "위원장석에 가지 않을테니 마이크만 넣어달라"고 일종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동의하지 않고 "다른 곳에 가서 간담회를 하라"고 말했다.

할수 없이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은 최연희 위원장을 찾아가 정식 개회요구를 했지만 최 위원장이 거부해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비록, 본회의가 열리는 동안 상임위를 개회할 수 없지만, 한나라당은 본회의 직후 열린우리당의 날치기를 저지한다는 방침에 의원들이 돌아가며 법사위 회의실을 지키도록 해 대치 상황은 하루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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