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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개혁피로감 보인 적 없다"

김헌태 KSOI소장, 우리당-盧대통령 '최악의 지지율' 원인 심층분석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김헌태 소장은 30일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탄생은 '수구와 적폐의 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기인했다"면서 "국민들은 개혁에 대한 피로감을 보인 적이 없다. 제대로 못하는 개혁을 비판할 뿐"이라며,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최근 밑바닥 지지율의 원인을 개혁 부재에서 찾았다.

KSOI는 격주로 정기적으로 정치관련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유일한 여론조사기관으로, 지난 11월25일 조사때 열린우리당은 22.4%, 한나라당은 28.6%로 나타나면서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격차가 올들어 최대치인 6.2%p로 벌어졌고, 노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역시 21.8%로 취임후 최저기록을 또다시 경신했었다.

***"정부여당, 풍요와 연계한 개혁역량 집중 미흡"**

김 소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이 주최한 '정치아카데미'에 강사로 초청됐다. KSOI측으로부터 직접 왜 우리당과 노대통령 지지율이 최악의 상태로 곤두박질치고 있는가를 직접 설명듣고 싶어서였다.

김 소장은 이날 사전배포한 강연자료에서 "국민들은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화 세력을 전폭 지지한 만큼 더이상 줄 것은 없다"면서 "실질적 성과 없이는 정부와 여당의 지지도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총선 이후 계속되는 열린우리당의 위기와 관련, ▲40석에서 과반수를 넘는 1백52석을 얻었을 때의 절박함 상실 ▲'역대 최소의 리더십과 최대의 다양성'이라는 당 내부의 불안정성 ▲정치적 정체성과 여당 정체성의 충돌로 인한 노선정립의 실패 ▲대선-총선 승리의 동력인 시대정신의 상실 등을 들었다.

김 소장은 특히 "열린우리당은 총선 승리의 근거인 수구와 적폐 청산에 대한 자기 확신과 절박성이 부족하고 참여정부는 최종목표인 풍요와 연계한 개혁역량 집중과 대국민 비전제시가 미흡하다"고 정부여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은 IMF사태이후 산업화 세력의 경제철학과 성장비전의 한계를 인식했다"면서 "그러나 정부여당이 산업화 세력이 축적한 국부조차 잃거나 새로운 경제도약을 못하면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또 "'반(反)수구'의 틀을 이용한 반사이익의 정치공세에 의존해선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면서 "특히 설익은 패러다임 논쟁은 위험하다. 보수-진보 구도로 간다면 열린우리당은 반쪽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적폐청산의 의지와 실천역량 모두를 스스로 증명해내야 하고,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무능한 좌파'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 소장은 향후 열린우리당이 채택해야 할 노선 목표로 ▲무너져가는 다수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 ▲각종 비생산적 요소 제거를 위한 경제개혁 ▲미래지향적 과거 바로잡기 ▲한반도 위기극복과 평화 등을 제시했다.

***"386 이하 투표율 낮아 재보선-지방선거 승리 어려울 것"**

김 소장은 한편 이날 "유신 이후 반독제 민주화세력은 '합리적 보수'와 '개혁진보' 세력의 동거였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출범 6개월만에 지지율 30% 선으로 급락한 배경에는 참여정부 지지기반의 근본적 취약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지층 이탈과 관련, 우선 "'반수구-체제중심-성장우선' 성향을 보이며 대선당시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던 자유주의자-합리적 보수주의 그룹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제일 먼저 떠난 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 대북특검, 이라크전, 화물연대 파업 등 이념성이 강한 이슈들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돼 참여정부는 합리보수적 자유주의자와 개혁적 진보주의자 모두에게서 비판을 받게됐다"고 진단, 2차 지지자 이탈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야당의 탄핵은 오히려 '반수구' 진영의 극적 복원을 이끌어 냈지만 선거 막판 '거여 등장'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속에 열린우리당 지지와 민주노동당 지지로 분열양상을 보였고, 이것이 현재의 열린우리당 지지도 정체의 시발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향후 전망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근본적으로 반수구와 386을 기반으로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386세대 이하의 투표율이 낮은 (내년 4월) 재보선과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향후 선거전망을 어둡게 보기도 했다.

요컨대 이날 김 소장이 열린우리당에게 내린 처방전은 '시대정신'에 충실한 개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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