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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비리 개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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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비리 개혁하겠다"

'개혁을 위한 종교 NGO 네트워크 ' 출범

"한국의 종교계가 전체 재정 가운데 사회봉사비로 쓰는 비율은 3.9%에 불과하다."
"모 수도회 재산은 하나님도 모른다."
"94년 조계종 사태때 돈세탁, 상무대 비리 등이 얽혀 있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금기사항 중 하나였던 개신교, 가톨릭, 불교 등 종교계의 내부 모순과 비리가 봇물터진듯 쏟아져 나왔다. 그것도 외부인이 아닌 종교인들 자신의 생생한 육성으로. 이는 신선한 충격의 현장이었다.

<사진>

***개혁을 위한 개신교,가톨릭,불교 3대 종교세력 연대 출범**

발족 전부터 해인사 청동대불 불사, 분당성당의 억대 기념석, 강남 개신교 모 교회의 세습문제 등을 거론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개혁을 위한 종교 NGO 네트워크'가 종교계 비리를 개혁하겠다는 목표로 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전진상교육관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이 네트워크의 공동대표는 개신교쪽에서는 김동한 기독시민사회연대 운영위원장, 가톨릭에서는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공동대표, 불교에서는 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등 3명이 맡았다.

이들은 발족선언문을 통해 “교역자들은 대형 건축물의 어두운 방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스스로의 깨침과 함께 고통의 현장을 돌봄으로써 그 자리에서 영원한 자유와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스스로 보여주어야 한다”며, 특히 종교 세속화의 핵심문제인 ‘돈’문제의 투명한 운영과 올바른 사용을 위해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봇물터진듯 쏟아져 나온 종교계 내부비리**

발족식후에 열린 심포지움에서는 교계의 비리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주발제를 맡은 한신대의 강인철 교수는 신도들의 기복(祈福)신앙 습성에 기대어 교회를 산업적으로 성장시킨 S교회의 성장비결과, 대형불사를 일으켜야 신도와 관광객이 몰린다는 일부 사찰의 상업적 계산을 예로 들며 "구원의 재화화와 종교의 산업화가 현재 한국종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강교수는 또 "영혼주식회사라고까지 불리는 한국 종교계의 전체재정 가운데 사회봉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3.9%에 불과하다"며 종교계의 서로 다른 겉과 속을 비교했다.

그는 또 "최순영 대한생명 회장의 외화 밀반출 및 횡령사건이나 조기현 청우건설 회장의 상무대비리사건 등에서 보듯이 교회나 사찰이 수십~수천억원 규모의 돈세탁 또는 탈세의 통로로 이용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영 사건의 경우 횡령된 기업자금이 교회 기부금 형식으로 돈세탁된 후 해외로 밀반출된 경우이고, 조기현 사건은 횡령된 기업공금이 사찰 기부금 형식으로 돈세탁된 후 정치자금으로 전용된 경우라고 덧붙였다.

가톨릭을 대표한 김선실 공동대표는 “모 수도회 재산은 하나님도 모른다는 말이 교계에 떠돌 정도로 교회내의 일부 조직의 축재가 심하다"고 지적한 후 "더 큰 문제는 각 본당의 경우 1년 혹은 매달마다 회계감사를 하는 곳도 있으나 교구차원의 회계와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성직자들도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김 공동대표는 이어 "교단이 운영하는 언론이나 병원 학교등이 과연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감사나 회계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교를 대표해 나선 이영청 재가연대 사무국장은 "94년 조계종의 서원장 사태 때 돈세탁, 상무대 비리 등이 얽혀있었고 그후 투명화 노력의 일환으로 사찰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도록 했으나 현재는 유명무실한 기구가 됐다"고 밝히며 "불사를 핑계로 벌이는 일부 사찰의 거대한 불상이나 사찰 건립 등은 사회적 가치를 무시한 단순대형 공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성직자의 오류 해결 노력이 선행돼야 종교개혁 성공**

천안살림교회의 최형묵 목사는 현재 기독교계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직 세습과 관련, "65%의 목사가 자식에게 목사직을 세습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은혜롭고 청빈한 ‘성직’의 세습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내의 안정적 지위와 부를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포지움후 벌어진 토론에서 호서대의 양용희 교수는 "종교의 본질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은 구분돼야 한다"며 "이런 구분이 모호해지면 아랍의 테러단체 같은 행동 양상도 나오게 된다"고 경고했다. 양교수는 따라서 "현재의 종교계 문제들은 사회적인 운동이나 간섭보다는 교회 내부에서 (성직자를 중심으로)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기독사회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이라고 밝힌 김동한씨는 “성직자의 오류 해결이 먼저 있어야 하며 신자의 변화는 나중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는 성직자, 언론, 학자는 자기 사명으로 살아가며 모범을 보여야 할 집단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회를 맡았던 강교수는 심포지움을 끝내며 "헌금이나 시주를 얼마나 금액을 낼지 갈등한 만큼 신자들이 자신의 헌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종교계 비리의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며 신도들의 적극적 참여를 당부했다.

네트워크는 앞으로 3대 종단 당국자에 재정 공개 정례화와 재가신도 참여 제도화를 강조하고 초대형 종교건축물을 세우지 말 것과 가난한 다수를 위한 예산을 늘릴 것을 촉구할 예정이며, 종교시설의 동참 권유 캠페인과 함께 ‘깨끗한 종교 디딤돌·걸림돌’을 선정해 매년 발표하고 종교 부패에 관한 상담 및 고발 창구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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