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는 29일 "한나라당이 먼저 정부에 대한 근거없는 좌파공세를 사과해야 한다"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한나라당은 이총리의 즉각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해찬 발언'을 계기로 국회가 장기공전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해찬 "한나라, 좌파 공세부터 사과하라"**
총리실측은 "이 총리가 한나라당을 나쁜 당이라고 해놓고 이를 사과하면 한나라당이 다시 좋은 당이 되는 것 아니냐"고 먼저 사과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 총리도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근거도 없이 정부와 여당을 좌파라고 공격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총리는 "한나라당이 정책에 대해 근거라도 대면서 좌파라고 공격하면 대화를 할 수 있지만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말끝마다 좌파라고 공격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다만 "한나라당이 먼저 자신들의 좌파 공세에 대해 사과하면 나도 유감을 표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건 장영달 김명자 의원 등과 함께 한 이날 오찬에서 이 총리는 한나라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 "국회파행 책임지고 물러나라"**
한나라당도 이 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전영옥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과여부의 단계는 이미 지났다"면서 "이 총리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지는것이 5선 국회의원으로서 국정의 두번째 가는 책임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의 자세"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이총리 본인의 논리대로라면 어찌 '집권하면 역사가 퇴보하는 당'에 한표 한표를 구걸해서 총리 자리에 비겁하게 앉아야 하느냐. 그까짓 총리하지 말았어야 앞뒤가 맞지 않느냐"고 과거 총리인준 과정을 돌이키며 이총리를 신랄히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또 "국민이 선택한 야당대표에게 폭언을 퍼붓고 국회를 파행시킨 장본인이 국무총리라는 현실은 이 나라 의회를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집권당이 '존중'은 커녕 '작전과 전략'의 장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총리는 '책임총리'답게 책임지고 물러나야 옳다"고 거듭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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