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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해찬 파면-의정활동 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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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이해찬 파면-의정활동 중단" 선언

국회 이틀째 파행, 이부영 "한나라-이총리 한발씩 양보해야"

이해찬 국무총리와 한나라당간 극한대립으로 국회가 이틀 연속 파행을 겪고 있다.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된 29일, 한나라당은 전날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고 비난한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며, 모든 의사일정에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총리는 사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내비치고 있다.

***김덕룡, "더 이상 사과 요구할 단계 아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상임위원장과 간사 등이 참석한 긴급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이해찬 총리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지만 이 시간까지 아무런 기미도 없다"며 "더 이상 사과를 요구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강경대응을 선언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어떤 식으로건 이 총리에 대한 강경대응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해임건의안'이나 '파면권고 결의안' 중 하나를 양자택일키로 했다.

지도부는 현재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해임건의안보다 파면권고결의안 제출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으나, 강경파 의원들의 '해임건의안' 제출 요구가 많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최종결정을 의원총회로 넘겼다.

김 대표는 "해임건의안은 장기적인 툴(수단)로 남겨두자"며 '파면권고 결의안' 쪽에 무게를 실었으나, 박계동 의원 등 강경파는 "야당이 장기적으로 가서 이기는 싸움이 없다"며 즉각적인 해임건의안 제출을 촉구했다.

'파면권고 결의안'은 일반 법률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해당 상임위에서 대체토론을 거쳐 일반 법률처럼 심사를 하게 된다. 따라서 지도부는 결의안의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지속적인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의안'의 유사사례는 국방위에 계류중인 '이라크 파병 중단 결의안'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해임건의안은 72시간 이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하고,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돼기 때문에 과반 여당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선 사실상 통과가 불가능하나, 상징적 효과가 크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유사 사례는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지난해 통과됐던 김두관 당시 행자부장관의 해임건의안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다수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한총련 학생들의 미군부대(스트라이커 부대)의 기습시위 책임을 물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했고 가결시킨 바 있다. 가결이후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주목됐었으나 김 장관이 자진사퇴해 사건은 일단락됐다.

***"일체의 의정활동 중단"**

회의후 곧바로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김 대표는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노 대통령에게 이해찬 총리의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이 총리 문제가 결론날 때까지는 일체의 의정활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국회 보이콧 선언을 했다.

김 대표는 "문제의 한 가운데 노 대통령이 있고, 총리를 임명한 사람도 노 대통령"이라면서 "야당을 무시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중립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공직자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이 총리와 한나라당이 한 발씩 양보해야"**

파면결의안이든 해임건의안이든 국무총리를 상대로 이같은 안이 제출되는 것은 초유의 일이어서, 앞으로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고 여론의 비난도 거셀 전망이다. 국회파행의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듯 열린우리당은 이날 중재 제스추어를 취했다.

이날 원내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열린우리당 의총에서 이부영 의장은 "야당은 대승적으로 색깔론과 근거 없는 여권 매도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하고 이 총리 역시 어제 무리한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하는 차원에서 건설적으로 국회를 이끌어가게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쌍방간의 타협을 유도했다.

이 의장은 특히 "야당의 근거 없는 색깔 공세에 마음이 상한 것은 알지만 이 총리는 국정을 이끌어가는 측면에서 인내를 했어야 한다"며 "상대방이 잘못하고 강짜를 부려도 결국 책임은 집권 여당에 돌아오게 마련이니 넉넉하고 도량 있는 자세로 국정 운영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해 이 총리측의 양보을 촉구했다.

천정배 원내대표 역시 "우리는 국회를 버릴 수 없고 지켜내야 한다"며 "오늘 이른 시간 내에 국회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과도 대화, 타협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 대표는 "대정부 질문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이나 미리 배포된 질의 내용을 보면 우리로서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내용으로 한나라당이 헌정질서를 부인하고 쿠데타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수구기득권적 질서를 회복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될 정도"라며 말해, 일방적 사과를 할 생각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이해찬, "타협할 생각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덕룡 대표는 "열린우리당 소속의 총리가 야당을 대놓고 매도하는데, 여당 지도부의 진의를 믿을 수 있겠냐"고 우리당의 '타협' 제안을 단박에 거부했다.

이해찬 총리도 측근을 통해 "베를린 발언도 어제 발언도 사과할 용의가 전혀 없다"는 메시지를 언론에 흘렸다.

이처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자 우리당은 단독 대정부질문도 검토하고 있으나, 이날 본회의장에서 국회 공전 사태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침묵시위를 벌인 민주노동당이 "열린우리당이 단독으로 본회의 소집을 강행할 경우 민노당은 모두 퇴장할 것"이라고 경고해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 이해찬 총리-우리당-한나라당 3자의 공동 대국민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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