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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헌정질서 어지럽힌 장본인은 盧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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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헌정질서 어지럽힌 장본인은 盧 자신"

우리당, 공식환영속 주류-비주류간 갈등 여전

노무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맹성토가 정치권에 후폭풍을 몰고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26일 노 대통령의 "헌재의 위헌판결로 국회의 헌법상 권능이 손상됐고, 정치지도자와 정치권 전체가 신뢰의 타격을 입었다"는 정면반박에 대해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장본인은 노대통령 자신"이라고 맹공했다. 열린우리당은 공식적으론 노 대통령 발언을 환영하나, 이면에서는 '수용파'와 '정면대응파'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헌정질서 어지럽힌 장본인은 노대통령 자신"**

한나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는 노대통령 발언직후 "최고 헌법심판기관인 헌재 결정을 승복하지 않고 과연 나라를 어디로 이끌고 가겠다는 것이냐"면서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장본인은 노 대통령 자신"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임태희 대변인도 "어제 시정연설에서 헌재결정에 대한 승복 표현이 없어 내심 받아들이지 않는듯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오늘 발언은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헌재 결정에 대해 깨끗이 승복하고, 계속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하는 첫번째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 역시 구두논평을 통해 "탄핵 때도 원인은 노 대통령이었고,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도 노 대통령에서 비롯됐다"면서 "노 대통령이 `개혁'이라는 이름아래 헌정질서를 흔들리게 하고, 파괴를 기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권이 헌재에 의해 무력화되는 일을 걱정하기에 앞서 헌재가 고민을 거쳐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결정을 내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이 원하는 국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당, 공식환영속 물밑선'수용론' '맞대응론' 갈등**

반면 열린우리당의 임종석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헌재의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전면적 논쟁이 아니다"면서 "헌재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대안을 찾아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제는 헌재가 관습헌법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와 향후 국회의 입법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입법권과 3권 분립차원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토론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공식입장 이면에서는 헌재결정 '수용론'과 '맞대응론' 사이에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의 박기춘 의원(경기 남양주을)은 "헌재가 남의 나라 헌재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재이고 국민 다수가 어찌됐건 잘된 결정이라 평가하는 만큼 존중을 하고 발빠른 정책 변화로 안정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일단 내려진 결정이고 이를 부인하면 국가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면서 "내가 추진하던 것이 중단됐다고 낭패라 여기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지역에 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 대통령도 생각이 바뀌리라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해 온 것으로 보면 대통령 말 한마디에 당의 기류가 바뀔 수 있지만, 나는 소신이 바뀌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의총 열면 똑같이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충청권의 구논회 의원(대전 서을)은 "헌재결정을 수용해야 한다거나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은 당내 한두 분의 개인적 의견이지 당의 주류적 의견은 아니다"면서 "헌재 판결을 인정이야 하지만 법리적 해석이 남아있다는 것이 대통령 시정연설과 원내대표 연설에서 일관적으로 드러난 우리 당의 기류"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발언도 같은 기류이므로 새삼스럽지 않다"면서 "오늘 총리를 만나서도 충청권 의원들은 국민투표를 해서라도 원안대로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고 총리 역시 해석에 관해 연구해 보고 결론이 나면 어떤 방법을 취하겠다고 말씀하셔 국민투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당내 난기류에도 불구하고 천정배 원내대표의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부터 감지됐던 여권의 '강경 기류'는 노 대통령의 발언으로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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