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60대 골프장 경비원을 폭행한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칠 것으로 보여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의원총회에서 공식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
김 의원은 폭행 사실이 보도된 15일 저녁 김덕룡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에 누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임태희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16일 오전 파문이 확대되면서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선 김 의원에게 의총에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임태희 대변인은 "본인이 다음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인 발언을 통해 의원들 전체를 상대로 경위를 설명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좋지 않냐는 뜻을 김태환 의원에게 전했다"고 회의 브리핑에서 밝혔다.
임 대변인은 "당 차원의 조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으나, 21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상대로 공개사과 하는 것으로 사태를 사실상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당원들의 비위(非違)행위를 저지른 당원에 대한 징계처분을 심의 의결하는 당 인사위원회도 이번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듯한 태도다.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창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인사위원회 소집 여부 등을 묻자 "본인 진술을 들어보고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원론적 답변만을 반복했다.
인사위원회의 향후 활동을 주목해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는 당 차원에서 본인의 사과 이상의 징계 방침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환 동생이라서 봐주나..."**
당 일각에서는 김태환 의원이 노태우-김영상 대통령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세칭 '킹 메이커'인 고 김윤환 의원의 동생이라는 점 때문에 당 지도부가 징계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고 김윤환 의원이 아무리 영남에 영향력이 큰 의원이었다 할지라도, 상식밖 폭행사건으로 당 이미지에 커다란 손상을 입힌 김태환 의원에 대해 솜방망이 사과조처로 사태를 마무리하려느냐는 반발이다.
한편 김태환 의원은 이에 앞서 국회의원 당선시 재산을 공개하는 과정에 재산이 22억9천1백만원에 달하고, 서울 서초구에 7억2천만원짜리 본인 명의 아파트와 장남 명의 아파트(4억5천만원)도 있다고 신고했으나, 9천8백58만원의 소득세를 체납 랭킹 3위를 기록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는 또 장남이 국적상실로 면체처분을 받는 등 아들 3명중 2명이 군복무를 하지 않아 의혹을 사기도 해, 당 일각에서는 애당초 공천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었냐는 비판의 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네티즌, "김태환 의원을 당장 출당 조치하라"**
김 의원의 폭행사실이 알려진 15일 저녁부터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출당 조치 등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아이디 'yunball'라는 네티즌은 "경제가 어렵다고 말씀들은 잘하시면서 저녁 늦은 시간까지 골프장에서 술마시고 힘없는 사람이 쳐다본다고 때리고, 말리니까 분하다고 때리고, 국회의원이 국민 소중한 것을 알아야 한다"며 "유권자를 그렇게 화풀이쯤으로 생각해서야 되나"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freetool'은 "어떤 이유이든 간에 사람을 폭행한 것은 잘못한 일이고, 특히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그런 일을 했다면 더욱 잘못된 일이지만, 국회의원도 사람이니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반성하고 대처하느냐에 있다. 김태환 의원은 자신의 잘못에 변명만 늘어 놓는다"고 김 의원이 '남자입장에서 볼때 폭행이라고 까지 볼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성토했다.
아이디 'chsk77'은 "국회의원이 무슨 대단한 직분인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라며 "김태환 의원에 대해 출당조치 등으로 강하게 처리하라. 반드시 징계를 해야 한나라당의 달라진 모습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것"이라고 당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아이디 'adohyun'도 "긴 말이 필요 없이 김태환 의원을 당장 출당조치 하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역시 한나라당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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