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주관하에 국방연구원과 평택대학교가 주최한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관한 평택지역 지원 특별법(안) 공청회'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 속에 파행을 거듭한 끝에 종료됐다.
***주한미군기지 이전 평택 공청회 주민 거센 반발속에 종료**
당초 1일 오후 1시30분에 개시할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농성, 경찰과의 몸싸움으로 인해 오후 2시50분경 개시됐다. 공청회는 당초 법안 설명 및 전문가 의견 발표 등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과 농성으로 인해 주민들의 의견을 주로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택주민 대책위의 김석경씨는 "지금 국회에서는 친일세력을 색출하고 있는데, 우리땅을 강제수용해 미군에게 갖다 바치는 이 사람들부터 색출해야 한다. 내 땅을 절대 못 내준다"고 주장했고, 김지태 위원장은 "이런 공청회는 절대 국민의견 수렴 과정이 아니라 정부의 1단계, 2단계 수순을 밟아가는 과정일 뿐이다"며 "다 강제로 들려 나갈 때까지 마지막 한 사람이 피를 토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국가안보상 꼭 필요해 주민들의 희생이 필요한 것이라면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정부는 미군기지 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지금 전국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특히 "평택의 명망있는 인사들 모셔다 놓고 팽택 주민들 싫어하게 하고 갈라 놓는 게 무슨 짓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시민은 "부산 발전을 50년간 막아온 미군 기지가 이전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며 "그러나 국방부가 미군기지 땅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땅을 팔아 미군기지 이전 비용에 쏟아 붇는다는 얘길 듣고 분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유종상 주한미군대책기획단 부단장은 "주민들이 여기서 이렇게 반대를 하지만, 평택시 전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그렇지 않은 찬성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러한 공적인 자리의 진행을 막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내게 뭐 해준게 있다고 내가 간척한 내 땅에서 쫓아내나"**
마지막께 발언 기회를 얻은 김동순 할머니는 "난 일자 무식이요. 그러나 내 사연을 얘기하러 여기 왔소"라고 말을 꺼냈다.
김 할머니는 "미군 온다는데 그 소릴 생전 듣지 못하다가 얼마전에 들었다"며 "아들에게 '그 시끄러운 미군들이 더 온다냐?'라고 물었더니 아들이 '그렇다'고 말했고, 그럼 우리가 '나가야 하냐?'라고 물었더니 아들이 '예 나가야 해요'라고 말해 정부에서 박아 놓은 푯말이 '이제 정부땅이니까 나가라'라는 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국방장관이 3년전에 우리 5개 부락 사람들 모아서 미군이 와서 필요하니 이사가세요"라고 했으면 그랬겠는데, 이제 와서 나한테 무슨 소리냐"며 분개했다.
김 할머니는 "지금 내 땅은 옛날 개펄을 막아 내가 일군 땅"이라며 "10년 동안 짠물에 시금치를 씻어 먹으며 죽을 끓여먹고 사는 동안 정부는 돈 한 푼, 쌀 한 가마 주지 않다가 농지정리 한답시고 나한테 땅 팔아먹고 이제는 나더러 나가라 그러는데, 내 땅에서 절대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공청회 성사 여부 놓고 국방부-평택주민 대책위 간 갈등**
한편 이날 공청회는 계획된 일정을 상당부분 생략했다. 특히 특별법 법안 설명은 "구체적인 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합니다"라고 말하는 등 주취측에서 형식상 공청회를 마무리하려는 의혹이 짙었다. 게다가 사회자는 공청회를 끝내며 "9월16일까지 평택시, 국방부 등에 의견 제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이번 공청회를 정식 공청회로 인정하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에 평택주민 대책위는 "주최측에서 대책위에 발언 시간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고, 말미에 9월16일 운운한 것은 이를 공청회로 인정하려는 작태"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공청회가 무산됐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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