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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대응, 박근혜-김덕룡 ‘미묘한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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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대응, 박근혜-김덕룡 ‘미묘한 시각차’

朴-여의도연구소 "정면돌파" vs 金 "비생산적"

여권이 총력전을 선포한 과거사 진상 규명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한나라당 수뇌부에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좌경용공’까지 포함하는 진상규명 카드로 정공법을 선택한 박근혜 대표와는 달리, 김덕룡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20일 "정치권은 미래로 나아가는 일을 해야 한다"며 맞대응 자제를 주문했다.

***김덕룡 "정치권은 미래로 나아가야"**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총선 직후 여야대표들이 모여서 미래전략특위 구성에 합의했고 여야합의로 의결했다"며 "이제 우리 정치권이 미래로 나아가는 일을 해야 한다. 우리 당은 미래전략특위를 조속히 가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 규명 정면돌파를 선언한 박 대표와는 정반대의 태도다.

김 대표는 또 "국회는 각 정파로 이루어진 기구이기 때문에 역사를 올바르게 조명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열린우리당이 굳이 국회기구를 고집하는 이유는 과반수 의석을 갖고 있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인지 몰라도 국민과 야당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회 내 특위 설치 반대 입장도 확실히 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21세기 현대문명국가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이 지금 한국에서 과거사 규명캐기로 진행되고 있는 사실에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이 가운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말려들고 있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 총장은 청와대가 전날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서 생산적으로 논의할 문제'라고 밝힌 데 대해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생산적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정말 국회에서 생산적으로 논의할 문제는 과거사 문제가 아니다. 나라의 국운을 결정할 수도이전 문제다"라고 쟁점 전환을 주문했다.

김 총장은 "우리 당이 과거사규명문제에 임한다고 해도 민생경제에 힘쓰는 것은 변화가 없다"며 "역사규명의 문제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더 먼저 권력과 정치인이 여기에 간섭, 참여, 압력을 넣지 않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정부기관이 고해성사한다. 한나라당도 적극 대응해야"**

반면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쪽은 박 대표의 정면돌파 승부수를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인 박형준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여당이 추진하는 과거사의 전면적 조사에 못마땅한 입장이었지만 대통령부터 덤벼서 하겠다고 하는 한 막을 수는 없다"며 "정부기관부터 고해성사하는데 한나라당이 반대할 경우 반민세력으로 몰릴 수도 있어 그럴 바에야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전통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며 "극우적 편향 말고 극좌적 편향도 구별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박 대표의 ‘좌경용공 규명’ 발언이 여의도연구소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점을 사실상 확인한 것으로, 향후 ‘좌경용공’의 범위와 대상 등에 대한 전략적 판단도 여의도연구소와 박 대표의 ‘핫라인’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사안을 조목조목 밝히진 않았지만 제주 4.3사건의 예를 들며 "국가권력이 민족을 살상한 것이라고만 하면 균형잡힌 시각이 아니다"라며 "체제를 전복한 공산당 세력이 주도했다는 측면도 보는 것이 균형잡힌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6.25전쟁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냐"며 "그러한 사건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구체적인 논의는 차차 해봐야 하겠지만 (박 대표의 발언은) 출발선상에서부터 조사 대상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박 대표의 포괄적-대폭 진상규명의 취지를 부연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 정국’ 대응방향을 둘러싸고 한나라당은 여의도연구소를 등에 업은 박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지도부 사이의 내부 힘겨루기가 증폭될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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