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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위 "국방부 조사관, 권총 쏘며 협박"

허원근 일병 의문사 사건, 국방부 은폐의혹 거듭 제기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가 12일 대표적인 의문사로 꼽히는 허원근 일병에 대한 의문사 조사 과정에서 현역 군 관계자가 의문사위 조사관에게 권총을 발사하고 수갑을 채우는 등 진상 은폐를 위해 갖은 협박을 저질렀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의문사위, “국방부 특조단, 의문사위 조사관에 권총쏘며 협박”**

의문사위는 지난 3월 허 일병 사건을 조사하던 중 국방부 특별진상조사단 출신인 A(현 검찰 수사관)씨가 박종덕 조사3과장 등 조사관 2명에게 권총 1발을 쏘며 위협하고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했다.

의문사위에 따르면 당시 국방부 특조단원이었던 A씨가 특조단 조사 전반에 관한 자료를 개인적으로 수집.보유하고 있으며 이 자료에 허 일병에 대한 타살 증거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A씨의 대구 자택을 조사했고, A씨가 집에 없어 A씨의 부인의 동의를 얻어 자료를 확보했다.

그러나 1시간여 뒤 대구 망우공원 인근에서 의문사위 조사관들과 만난 A씨는 자료를 돌려달라며 조사관 얼굴 옆 허공으로 권총을 발사하고 수갑을 채우며 “죽이겠다”며 협박했고, 3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A씨는 수갑을 풀어주며 “(자료를 돌려주지 않으면) 나는 죽는다. 당신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조사관에게 총을 겨누는 한편 자신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자살하겠다고 위협해 입수한 자료를 돌려줬다는 것이다.

의문사위는 “A씨는 당시 ‘허 일병 특조단에서 조사하다 보니 타살이 명백하다고 생각되는데 (특조단이) 자살로 몰아가려 해 개인적으로 빼돌려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며 “A씨는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으나 자꾸 미뤄와 자료를 파기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실지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총성과 수갑 채우는 소리 등이 포함된 당시 상황 녹취테이프를 증거물로 함께 공개했다.

***의문사위 “전 국방부 특조단장, ‘나한테 말도 없이 까발리면 다 죽어’”**

의문사위는 또한 지난 3월 6일 서울 방배동의 한 음식점에서 전 국방부 특조단장 정모(1군 사령관) 대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당시 정 대장이 대화 중 ‘1기 의문사위처럼 나한테 말도 한 마디 없이 언론에 까발리면 당신네들 다 죽어’라고 수차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대장은 협박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의문사위는 “당시 녹취내용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후 6월 정 대장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 당시 협박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한 녹취록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문사위 “국방부 특조단 허원근 일병 사건 조사, 총체적 재은폐, 왜곡”**

한편 의문사위는 지난 5월 7일 A씨로부터 결국 라면 상자 1상자 분량의 서류자료를 제출 받았으나 “A씨가 ‘국방부 특조단 조사시 녹취한 참고인 진술 녹취 테이프와 디스켓 등은 파기했다’고 말했다”고 밝히며 허 일병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재은폐.왜곡 의혹을 제기했다.

의문사위는 국방부 특조단의 은폐.왜곡 은거로 사건당시인 1984년 4월 2일 헌병대는 현장에서 탄피 2개만을 발견했고, 총성을 들은 부대원들도 모두 2발을 들었다고 진술했는데도 특조단은 ‘3발의 총성을 들었고, 탄피 1개는 사건 다음날 찾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의문사위는 또한 허 일병의 ‘총기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수사과정의 실수’라고 해명했던 전 국방부 특조단 조사관 스스로 ‘총기 감식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인정한 기록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의문사위는 또 허 일병 사건이 새벽에 발생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단서인 사건 당일 오전 중대본부 앞에서 분대장 신고가 실제로 없었다는 사건 관련자들 진술이 있음에도 특조단이 이를 은폐했으며 사고 장소로 알려진 폐유류고 인근이 사고 장소가 아니라는 진술도 확보, 허 일병 사체가 옮겨졌을 것이라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이밖에 의문사위는 ‘자살로 보기 어렵다’는 부검의 박모씨의 진술이 왜곡됐으며, 특조단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람들로부터 ‘위압적 분위기 속에 유도신문을 당했다’는 공통된 진술을 확보했고, 심지어는 “국방부 특조단이 ‘자실 진술서가 필요하다’며 프린트를 내밀어 그대로 받아 적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히는 등 국방부 특조단의 총체적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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