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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주민 "서울시민만 불만인 줄 아나"

서울시민보다 더 큰 피해, 손학규지사-이명박시장 담판 주목돼

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인한 불만이 서울 시민들뿐 아니라 수도권 경기 주민들에게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대중교통대란에 수도권 주민, ‘서울시민 불만은 저리가라’**

가장 큰 반발은 ‘지하철 정기권’ 문제.

최근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인한 혼란과 시민들의 불만을 감안, 오는 15일 승차 횟수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정기권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철도청이 서울시의 방침에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의 수입 감소폭을 서울시에서 부담한다는 입장이지만, 철도청의 수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인천이나 경기도가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작 거리비례제로 인해 가장 많은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수도권 주민들은 정작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됐다. 수서-시청 구간(22.3km)을 매일 출퇴근 하는 직장인 A씨의 경우 거리비례제에 따른 요금 1천원씩 매일 2회, 주5일 이용한다고 했을 경우 매달 4만원(40회 이용)의 교통요금이 든다고 가정했을 때, 정기권을 이용하면 3만5천2백원으로 월 5천원 가량의 할인효과가 있다. 게다가 출퇴근 외 이용을 감안한다면 할인폭은 크게는 월 1만원까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도 성남 분당의 서현역에서 시청(30.3km)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B씨의 경우 정기권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번 탈 때마다 1천2백원씩 꼬박꼬박 지불해야 하므로 교통요금이 무려 4만8천원이 든다.

또한 정기권을 가족들이 돌려 쓰는 등의 부정사용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정기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박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분당지역에 거주하며 을지로로 출퇴근 하는 박모(32)씨는 “어차피 거리가 멀기 때문에 교통요금을 더 많이 부담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정기권을 발매한다면 미리 철도청과 상의해 조금 더 비싼 정기권이라도 만들어 내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사진> 분당버스

***경기버스 타면 서울에서 환승 할인 안돼 상대적 부담 증가**

수도권 주민들의 불만은 버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시장이 지하철 정기권과 함께 내놓은 ‘강남대로 운행 일부 노선의 가로변 정류장 이용 대책’에 의해 ‘경기도 버스’들은 가로변 차선 정류장으로 밀려났지만, 출퇴근 혼잡 시간에 중앙차로를 이탈했다 다시 중앙차로로 진입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초 서울시가 “기본요금이 올라도 환승 할인폭이 커서 요금 인상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며 자랑스럽게 내 놓았던 ‘환승 할인’도 경기도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아직 경기도와 서울시 간에 버스요금체계 통일이 이뤄지지 않아 경기 차고지의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서울시내에서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없다.

일산에서 신촌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 김모(여. 28)씨는 “남편 직장은 역삼동이고 내 직장은 신촌인데, 내가 우겨 일산으로 이사 갔는데, 남편은 버스를 갈아타기 때문에 나보다 요금이 두배는 더 나오고 불편해해 미안하다”며 “지하철 정기권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그마저 수도권은 제외라고 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사진2>공문

***서울외곽 수도권 지역과 합의 없이 진행된 체제개편 ‘졸속’ 예고**

개편 전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도와의 협상이 거의 타결 직전”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타결하지 못하고 개편안을 강행한 셈이 됐다. 이미 교통관련 전문가들은 개편전 “수도권 대중교통 체계와의 연계 문제가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이라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일산, 분당, 안양, 부천, 구리, 남양주 등 서울 인근 수도권 지역이 사실상 서울과 하나의 경제.생활권임을 감안할 때 인근 수도권 지역과 완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강행한 졸속 체제 개편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들 수도권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따라 경기도지사인 한나라당 소속 손학규 지사가 금명간 같은 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서울시민과 동일한 선에서의 개선책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시장과 손지사 모두 한나라당내에서 차지대권주자로 거명되며, 이면에서 적잖은 긴장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이시장이 손지사 요구를 전폭 수용할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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