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리-민노, 막걸리에 머릿고기...한나라도 만족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리-민노, 막걸리에 머릿고기...한나라도 만족

박근혜, 개표결과 호전되자 "감사", 민주당은 초상집

개표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과반확보가 확정적인 열린우리당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출구조사 발표때만 해도 침통 일변도였던 한나라당은 개표결과 예상보다 당선률이 높아져 1백20석 가량 얻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소 안정감을 찾는 분위기다. 대참패한 민주당은 개혁공천의 발목을 잡은 당권파에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사실상 초상집 분위기다.

***우리당, "정동영 살신성인이 반전의 계기됐다"**

열린우리당 당사의 축제 분위기는 밤을 지새울 기세다. 개표상황실 뒤편에는 떡과 머릿고기, 막걸리가 차려졌고, 상황실을 지키고 있는 1백여 당원, 당직자들은 개표방송이 중계되는 대형 모니터를 지켜보며 연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보다 당선률이 다소 낮을 것이라는 보도에 일부 당직자들은 아쉬움이 표하기도 했지만, 악수와 격려 속에 승리감이 한껏 묻어난다.

출구조사 직후 가진 방송과의 인터뷰 외에 정동영 의장은 휴식을 취하며 아직까지 공식 기자회견을 미루고 있다.

대신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우리당이 과반이상의 의석을 얻는다면 민심이 대통령 탄핵을 철회시킨 것이고 30년만에 처음으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전국정당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민 단장은 "선거전 중반 거여견제론과 지역주의가 우리당에 대한 최대 위기로 다가왔다"며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고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승리 반전의 결정적 계기로 "12일 정동영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직 사퇴로 우리당 지지도가 상승하고 한나라당 지지도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추이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은 정 의장의 사퇴 직전인 11일 32.5%로 바닥을 친 뒤 13일 33.1%, 14일 35.1%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시기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26.5%를 정점으로 13일 25.4%, 14일 23.9%로 하락했다.

***박근혜, "마지막 기회 준 데 감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이 그 동안 허물과 실망을 끼쳐드린 일이 많았는데, 이만큼 성원과 사랑을 주신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총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이번 선거는 국민 여러분이 무엇을 바라는가 하는 걸 잘 느끼게 해줬다. 한나라당에 대한 마지막 기회를 국민여러분이 주셨다"고 개헌저지선 확보에 의미를 뒀다.

박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이 부족한 점은 확실히 고치고, 국민 여러분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당, 행동하고 실천하는 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까지 약속드린 것은 어려운 일이 있어도 끝까지 약속지키겠다"며 "처음의 마음으로 바르게 정도를 지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8시경 박 대표가 당사에 도착한 이후, 한나라당은 출구 조사 발표 직후의 침통한 분위기에선 어느정도 회복됐다. 개표가 속속 진행되면서 출구조사 결과에 비해 한나라당 우세 지역이 늘어나자, 종합상황실은 술렁거렸다. 일부 당직자들은 "1백20석 이상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표는 당사에 도착한 뒤, 환한 표정으로 비례대표 후보들과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했고, 당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다.

***추미애, "국민 신임 얻는데 실패했다" **

민주당의 망연자실한 분위기는 벌써부터 총선 책임론으로 모아질 태세다. 자신부터 원내진출이 좌절된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국민의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반드시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본산으로 부활해 지지자 여러분이 보내준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짧은 메세지를 장전형 대변인을 통해 전해왔다.

추 위원장은 당사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오후 6시에 발표된 1차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선대본부장실로 자리를 옮겨 박준영 선대본부장과 함께 개표방송을 시청했다. "개표 현장에서 1만여표 차이로 낙선이 예상된다"는 전화를 받은 추 위원장은 개표방송이 끝나기 전, 당사를 떠나며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박준영 선대본부장은 기자실을 찾아 "민심을 못읽은 잘못이 크다"며 "마지막 개혁공천만 잘 했어도 5%정도 더 얻을 수 있었는데 그게 실패하면서 도리어 2%를 잃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자기는 될 거라는 사람들의 고집 때문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당권파를 직공했다.

장전형 대변인 역시 "한-민 공조로 정체성이 흐려지고 개혁공천이 실패해 민주당 전체가 구태정치세력을 몰렸다"며 "특히 개혁공천이 좌절돼 반등 동력이 상실된 것은 나부터도 아쉽고 전통적 지지자들 역시 안타깝게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대변인은 "이번 선거가 인물과 정책에 대한 선택이 실종된 채로 끝나고 말아 몸시 유감"이라며 "추미애 의원의 낙선이 이번 투표가 이성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1차 출구조사 결과에 낙심한 당직자들과 당원들이 일찌감치 떠난 여의도 당사에는 괴괴한 적막만 남아 있다. 상황실에서 TV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당원들도 "민주당은 인제 없어지는 거여", "민주당 앞전에는 맥주가 짝으로 쌓였는데 민주당에는 향이라도 사다 피워야 하나" 등 자조섞인 말들은 나누다 하나둘씩 당사를 떠났다.

한 당직자는 "당에 몸담은지 20년만에 이같은 공황상태는 처음이다. 부정한다고 바뀔 일을 아니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할 수 있겠냐"며 막막한 심정을 기자들에게 토로하기도 했다.

***민노, "다음엔 제1야당"**

민주노동당 여의도 당사 밖에는 1백여명의 당원과 당직자들이 모여 대형모니터로 개표방송을 보며 자축하고 있다. 대형모니터를 둘러싸고 '이라크파병 철회시키겠습니다'를 비롯, '행복을 택한 당신, 감사합니다', '50년전 빼앗긴 지갑 드디어 찾았습니다'등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당원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맥주를 마시며 폭죽을 터트려 축제분위기를 만끽했다. 이들은 '바위처럼', '민중의노래', '불나비' 등의 노래를 부르며 "세상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등 구호를 연호하고 있다.

이들은 "개표가 새벽 2시께나 끝난다고 한다"는 사회자의 말에 "여의도에서 밤을 새겠다"고 외치며 민주노동당의 고양된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한편 당사안에는 당선확정자와 가능성 있는 후보들을 중심으로 인터뷰 열기도 뜨거웠다.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민주노동당의 인지도를 끌어올린 노회찬 후보는 상기된 어조로 "다음에는 1백석 이상을 차지해 제 1야당이 되겠다"며 "출구조사보다 더 많은 의석이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민주노동당이 비례 9석까지 얻는다면 최연소 대학생 국회의원이 될 이주희 후보는 "기존정치인들을 보면 정치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전국의 대학들을 돌며 정책적 준비를 해왔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한편 서울시의회의 심재옥 의원은 "이제 국회와 광역의회가 연계되어 조직적인 팀플레이가 가능하게 됐다"며 "민주노동당의 의원들은 그 탄압 속에서도 묵묵히 사회운동을 해온 분들이다. 10명정도면 충분히 국회분위기 바꿀 수 있다"고 희망을 표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