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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은행 김모 간부, "이광재 쫓아가 내가 봉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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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은행 김모 간부, "이광재 쫓아가 내가 봉투 줘"

법원서 진술, 김성래ㆍ이광재씨와 주장 엇갈려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하고, 김성래 전 부회장으로부터 5백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한 공판에서 K은행 간부 김모씨가 "이광재씨를 쫓아가 내가 봉투를 건넸다"고 29일 진술했다.

***K은행 김모씨 "이광재씨 쫓아가 5백만원 봉투 건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 김씨는 증인으로 출석, "2002년 대선 직전인 11월말~12월초 사이 63빌딩 스카이 라운지에서 김성래 부회장과 이광재 전 실장 등 세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김 부회장이 돈을 주려 하니깐 이 전 실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며 "김 부회장에게 5백만원이 든 봉투를 받아 바로 이 전 실장을 쫓아나가서 '내가 주는 것이니까 받아라'라는 말과 함께 건넸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날 세 사람이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 "김 부회장이 이 전 실장과 저녁이라도 한 번 할 수 있게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자주 얘기를 했으나, 시간이 없어 못하고 있던 중 만남을 주선하게 됐다"며 "당시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김씨의 진술은 김성래 전 부회장 및 이광재 전 실장의 진술과는 또다른 것으로 상반된 두 사람의 진술의 중간 형태쯤 되는 진술인 데다가 세 사람 모두 진술이 엇갈려, 재판부의 진위 여부 판단이 주목된다.

김 전 부회장은 그동안 줄곧 "당시 이 전 실장이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고생이 너무 많아 도움을 주기 위해 김씨를 통해 만났다"며 "스카이 라운지에서 만난 자리에서 5백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고, 이 전 실장이 안주머니에 집처 넣었다"고 주장해왔다.

김 전 부회장은 "당시 이 전 실장에게 1천만원 가량을 주려 했으나, '이 전 실장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고 문병욱 회장에게 전화하니 문 회장이 '조금씩 자주 주는 것이 좋다'고 말해 5백만원만 줬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광재 전 실장은 "당시 김 전 부회장과 김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전 부회장이 돈을 꺼내려 하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사무실로 돌아왔다"며 5백만원을 수수한 사실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밖에 지난 대선 당시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안희정씨에게 건넨 혐의와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썬앤문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 국회에서의 증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총선 출마 관련 TV토론회 일정을 이유로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다음 공판이 다음달 20일로 예정돼 있어 총선 전에는 이 사건에 대한 결말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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