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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역풍’에 당황한 한-민, '언론탓'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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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탄핵역풍’에 당황한 한-민, '언론탓'만

우리당, “차분한 대응으로 상승세 굳히자”

탄핵안 가결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반대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역풍’이 불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를 '언론보도' 탓으로 돌리면서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를 크게 반기며, 탄핵의 부당성을 집중 설득하는 한편 민생행보를 지속해 급상승한 지지율 굳히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우리당 상승세 일시적 거품”**

한나라당은 13일 당 지도부와 대변인의 공식적인 입장 외에 개별의원의 발언은 자제한다는 방침에 따라 여론조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최병렬 대표는 여론 악화의 원인에 대해 일정 부분 '언론 보도'에 책임을 떠넘겼다. 최 대표는 13일 "방송 3사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사안이 사안인 만큼 다소간의 흥분도 있고 과장도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으며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자세하고 길게 설명했는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일반이 왜 대통령 탄핵소추가 시작되었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사실관계를 잘 숙지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당은 신문광고를 하든지, 앞으로 여러 차례 있을 TV토론에서 논리를 무장하고 사실관계를 국민에게 분명히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어제 방송에서 헌정에 큰 위기가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많이 있었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은 헌정중단도 아니고 헌정 위기도 아니다"라며 "적법한 헌법 절차에 따라 노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이 지금 이렇게 나라를 이끄는 것보다 고건 국무총리가 대행해서 나라를 이끄는 것이 훨씬 더 안정적"이라며 "고 총리야말로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기에 모든 훈련과 과정을 다 거친 적임자이고 위기관리에 적임자"라고 고 총리를 한껏 추켜세웠다.

한나라당은 또 열린우리당 지지율의 급상승에 대해선 “탄핵으로 인한 일시적 거품현상”이라며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반(反)한나라당-비(非)열린우리당 지지자가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면 단순히 약자라는 이유 하나밖에 없지 않겠냐"며 "현재 열린우리당 지지율의 결집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했다.

이 당직자는 "한나라당은 탄핵 정국에서 크게 손해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 실정에 실망해 왔던 한나라당의 지지층 결집은 이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뒤의 여론조사가 제대로 나올 것"이라며 "20%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민주당, 당혹감 역력**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안 가결에 대한 여론의 역풍이 예상했던 것보다 극심하자, 적잖이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김영환 상임중앙위원은 "노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7:3 정도로 나왔던 탄핵 찬반여론이 탄핵 가결 이후 3:7로 뒤집힌 것은 어제 상황에서 보여줬던 추태와 정국에 대한 불안함이 겹친 것 아니겠냐"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김 위원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한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불안한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며 여론의 추이를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각자의 감정을 표출하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국론분열은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니 정국을 수습하는 정치권의 노력을 봐 달라"며 "책임있는 정치권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13일 상임중앙회의에 모인 민주당 지도부 역시 한나라당 최병렬대표와 마찬가지로, 불리하게 돌아가는 여론에 대한 책임의 일부를 언론에 돌리기도 했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대통령 지지자가 10만명 이상 거리로 나오면 탄핵이 무효가 된다는 노사모의 주장을 언론이 분별없이 보도하고 있다"며 "많이 모였다고 뒤집어질 단계가 아니니 국민들이 평상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김태식 국회 부의장도 "문제의 근원은 보지 않고 절차나 결과만 문제삼아 비난하는 것이 당황스럽다"며 "언론이 분명한 진단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상임중앙회의에서는 고건 대통령권한대행에 적극협조하고 경제살리기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여론환기에 나서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장성원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민생안정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우리당, “국민의 분노가 우리당 지지로”**

열린우리당은 탄핵안 가결후 급상승한 지지도 상승추세에 안도하면서, 이를 총선까지 이어가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우리당은 이에 따라 민생행보를 계속하는 한편, 탄핵에 이은 야권 일각의 개헌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우리당은 전날 구성한 ‘헌정수호와 국정안정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야당의 탄핵 공조에 대한 부당성을 적극 대국민 홍보하기로 했다. 우리당은 특히 야3당을 “국정 불안세력” “헌정 파괴세력”으로 몰아붙이며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는 행보에 주력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검토했던 대규모 장외집회는 열지 않기로 하는 등 '차분한 대응'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농협공판장에 마련된 새 당사에서 “야당의 탄핵안 가결은 온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질러진 총칼 없는 위헌 쿠데타였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야 3당이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야합해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린 헌정유린의 만행을 반드시 백지화시키고 그들의 무릎을 꿇릴 것”이라며 “이제 쿠데타세력과 개혁세력의 일대일 대결은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탄핵안 가결 후 4당 대표 회담을 제의한 야권에 대해 “국정을 파탄시킨 사람들이 그 더러운 입과 손으로 국정안정에 협력하겠다고 한다”면서 “한나라당 최병렬,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오늘 국회에 모이는 이 참에 즉각 합당하기를 바란다”고 비꼬았다. 그는 “외신들은 아시아 4룡중 하나가 무너질지 모른다고 하고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며 시장에는 손님이 끊겼다”면서 “우리당은 국정안정에 주력하고 쿠데타 세력이 배신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신기남 상임중앙위원도 “국민의 분노가 치솟고 우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우리는 여기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더욱 겸손한 자세로 우리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길 상임중앙위원도 “국민은 불안해하고 안정을 원한다”면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우리당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한편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과 백범기념관을 잇따라 방문하고, 당사 주변 영등포 시장에서 상인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탄핵의 부당성을 집중 설득하고 흔들림 없이 생업에 종사할 것을 당부하는 등 민생행보를 계속했다.

정 의장은 이어 14일에도 경제 5단체장을 만나 “대통령 탄핵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재계가 앞장서줄 것”을 호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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