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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박근혜, 정치인이면 격에 맞게 입 놀려야"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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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박근혜, 정치인이면 격에 맞게 입 놀려야" 맹비난

"병진로선을 굳게 틀어쥐고 변함없이 전진해나갈 것"

지난 9월 21일 이산가족 상봉 연기 발표 이후 연일 대남비방을 이어가던 북한이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박근혜도 정치인이라면 세상만사를 똑바로 가려보고 격에 맞게 입을 놀려야 할 것"이라며 이른바 '원칙론'을 견지하고 있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원칙아닌 《원칙》을 무턱대고 우겨대고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견해를 《국제적기준》인듯이 강변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개성공단 정상화를 언급하면서 "개성공업지구가 정상가동의 길에 들어서고 그와 관련한 일련의 합의가 이룩된것도 박근혜의 그 무슨 《원칙론》이 견지된 결과인것처럼 떠들어대고 있다"며 박근혜정부가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성명에서 북한은 핵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이른바 '병진노선'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힌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성명은 "박근혜와 그 일당은 구린내나는 입만 벌리면 그 누구의 삶이 걱정되고 미래가 근심되는듯이 너스레를 떨면서 우리가 《병진로선을 포기하고 변화의 길을 옳게 선택할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느니,《구쏘련이 핵이 없어 무너진것이 아님을 알게 해야 한다.》느니,《핵과 미싸일을 포기하도록 강한 대북억제력을 구축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재잘재잘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성명은 "박근혜와 그 일당은 그 누구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핵을 내리워보겠다고 함부로 덤벼들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가 정한 목표를 따라 우리 식대로 세계가 부러워하게 강성한 나라를 일떠세우기 위하여 핵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로선을 굳게 틀어쥐고 변함없이 전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핵은 "미국의 핵전쟁참화를 막기 위한 강력한 억제력이며 나라와 겨레의 운명을 지키기 위한 민족공동의 귀중한 보검"이며 "지속되고있는 미국의 핵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세계의 비핵화와 이어놓기 위한 가장 적중한 평화애호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최근 실시한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비롯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김관진 국방장관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마련한 것을 두고도 비난의 날을 세웠다. 성명은 "그 무슨 《국군의 날》행사를 요란스럽게 벌려놓고 보잘것없는 《한미련합작전체제》와 《킬 체인선제타격체계》,낡아빠진 《한국형미싸일방어체계》 등으로 우리의 막강한 핵과 미싸일이 더이상 쓸모없다는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것이라고 희떱게 줴쳐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한미 연합 해상훈련 참가를 위해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4일 부산항에 입항한 것을 두고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성명은 "핵탄을 적재한 항공모함타격단을 비롯하여 침략자들의 핵타격수단을 빈번히 끌어들여 동족을 위협하고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삐라살포와 같은 반공화국심리전에 하루가 멀다하게 매달리는 그자체가 더는 용서받을수 없는 반역행위라는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은 북한"

정부는 이날 오후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성명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상대방의 최고지도자에 대해 이처럼 험한 말로 비난하지 않는다며 이는 "초보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은 비이성적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차근차근 남북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상대방 국가원수를 비방중상하는 것은 이러한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면 상호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대방에 대해 품격있는 언행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이날 성명에서 "박근혜일당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것을 두고 김 대변인은 "우리에게 시대의 흐름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세계정세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위협적 언행을 계속할수록 오히려 자신의 고립만을 심화시킨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면서 "북한은 이제라도 시대의 흐름을 명확히 읽고, 무엇이 고립을 탈피하고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길인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번 박근혜 대통령 실명 비난은 지난 5월 25일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시작으로 7월 1일 조평통 대변인과 기자 간 대담 이후 석 달 만에 나온 것이다. 첫 실명 비난에서 북한은 이번과 마찬가지로 국방위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을 "괴뢰대통령"이라고 언급했으며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황당한 궤변", "요사스런 언행", "악담질"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번 성명에서도 북한은 박 대통령을 "괴뢰대통령"이라고 규정하며 "무지무도한 패륜아집단" 등의 거친 표현을 썼다. 그러나 대남 비난 외에 자신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이나 위협이 없어, 지난 3월 이후 조성됐던 경색국면에서의 대남 위협이나 비방보다는 그 수위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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