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재직시절인 지난해 8월 롯데그룹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 한차례 영장기각 끝에 8일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전격 구속수감됐다.
***여택수 구속수감, "2억원인줄 알았는데 3억원인 것 같다"**
이충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높은 처단형이 예상되고 사건이 불거진 후 수차례 관계자와 통화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의 이같은 판단은 대선후 청와대에서 재직중이던 여씨가 수수한 돈을 대가성을 노린 '당선축하금'으로 규정, 죄질이 나쁜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여씨는 같은 혐의로 지난 3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4일 새벽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됐으나 검찰의 보강조사를 통한 영장 재청구로 이날 구속수감되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여씨는 작년 8월 서울 소공동 롯데빌딩 26층 회장 응접실에서 "향후 정부시책과 관련, 롯데그룹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으로부터 현금 3억원이 든 여행용 가방을 받은 혐의다.
여씨는 당초 "신 사장으로부터 2억원만 받아 곧바로 안희정씨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실질심사에서 "롯데측에서 2억원이라고 하면서 건네주길래 그렇게 알고 돈을 받은 뒤 1시간후에 안희정씨에게 곧바로 전달해 확인할 틈이 없었다"며 "2억원인 줄 알았는데 3억원인 것 같다"고 말을 바꾸었다.
따라서 '롯데돈' 3억원중 2억원이 열린우리당 당사 임대보증비 등 창당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밝혀졌으나 나머지 1억원의 행방을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여씨가 수수한 돈이 창당자금으로 사용된 것이 확인된 직후 2억원을 법원에 공탁하고 당사를 이전키로 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으나, 여씨는 나머지 1억원도 당 운영자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실여부가 주목된다.
여씨는 이밖에 지난 2002년 대선 직전인 12월7일 노무현 후보의 부산.경남 지역 유세 당시 김해 관광호텔에서 노후보 배석하에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노건평씨 소환조사**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민경찬 펀드 모금' 의혹과 관련, 8일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소환.조사한 뒤 귀가시켰다고 밝혔다.
검찰은 건평씨를 이날 오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민씨와 사업구상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리츠 방모 이사를 4차례에 걸쳐 만나게 된 경위와 민씨 펀드 모금 의혹에 대한 관련 여부를 조사한 뒤 밤 10시께 귀가시켰다. 검찰은 추가소환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방씨 일가 출신인 방씨는 지난달 22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최근 4차례 건평씨의 자택을 찾아가 문제를 일으킨 쪽에서 수습해야 할 것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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