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승 특검보가 전격 사퇴한 가운데 김진흥 특별검사는 "이 특검보의 직무상 '가혹행위' 및 '비밀누설' 책임을 물어 대통령에게 해임을 요청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진흥 특검 "이 특검보 대통령에게 '해임' 요청 하겠다"**
김 특검은 16일 오후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특검보가 밝힌 내부 갈등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이 특검보의 사퇴는 특검보와 파견 검사간 수사방법 등의 의견차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돌출행동이라고 본다"라며 "김모 파견검사가 검찰에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서면이나 전화로 보고하거나 검찰이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만한 근거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특검은 그러나 "김 검사가 수사관들을 상대로 '진술조서'를 받았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고, 이런 사실을 김 검사가 대검에 보고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검쪽에 확인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 특검은 특히 이 특검보의 가혹행위에 대해 라며 "이 특검보가 아무리 의욕이 앞선다고 하더라도 (가혹행위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 판단해 직무를 잠시 중단시킨 것은 사실"이라며 "이 특검보에게 자숙할 것을 당부하고 업무 재조정을 하고 있는 과정이었다"이라고 말해 이 특검보의 '수사권'을 박탈한 것이 아니라, '업무 재조정' 단계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모 파견검사는 "(이 특검보가 주장하는) 진술서를 받은 일이 없고, 조사를 한 일도 없다"라며 "지난 13일 논쟁 중에 '이렇게는 일 못한다. 대검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한 적은 있다"라고 해명했다.
***특검내부 '농협 사기대출 사건 수사방식 놓고 갈등**
김 특검은 또 이 특검보가 주장하는 '수사방해'와 관련 "이 특검보가 농협 관련자들을 구속시킨 뒤 수사하자고 말한 적이 있으나, 만일 강제 수사를 했는데 측근개입이 안드러날 경우, 구속 기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어 특검보와 수사검사간의 의견대립이 있었다"라고 말해 '수사범위'와 관련된 논란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특검보의 갑작스런 사퇴 기자회견에 당황한 듯한 김 특검은 "특검팀은 이러한 사태에 위축되거나 결코 좌절하지 않고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들게 이번 물의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올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 특검보가 전격 사퇴를 표명한데 이어, 김 특검이 "대통령에게 공식 해임 요청을 하겠다"라고 대응해 특검팀이 이 특검보를 '자진사퇴'가 아닌 '해임'으로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특검 주변에서는 내부 갈등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김 특검이 신속하게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의 내부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 이 특검보의 '파견검사'와의 갈등 주장에 대해 "이 특검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파견검사들'이라는 표현이 '파견검사' 전원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질 우려가 있다"라며 "이는 전적으로 이광재 전 청와대국정상황실장 비리 의혹 전담 수사팀 내부의 문제였다"고 해명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특검보 사퇴로 부실수사 논란 가중될 듯**
특검팀은 이날 썬앤문그룹 수사와 관련 문병욱, 병근 형제를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등 썬앤문그룹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를 펼치고 있지만,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의혹과 썬앤문그룹 관련 의혹을 전담 수사중이던 이 특검보가 중도하차함으로써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이 특검보가 담당 파견 검사를 비롯한 수사팀의 '수사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함에 따라 특검 수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문제제기도 제기될 것으로 보여, 김 특검이 신속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특검에 대한 공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출범 4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해 상당한 여론의 압박을 받아왔으며, 1차 수사마감 기한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는 시점이어서, 특검의 실효성 및 특검 내부 내홍 등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