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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 추기경은 ‘좌파의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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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 추기경은 ‘좌파의 걸림돌’”

‘추기경 발언’ 논란 ‘색깔논쟁’으로 몰아가

김수환 추기경의 “젊은이들이 친미-반북으로 가고 있어 걱정” 발언이 다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손석춘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오마이뉴스에 “실제 민주화운동에서 김 추기경의 모습이 과대평가된 대목이 많다는 사실을 알 사람은 알면서도 침묵해왔다”며 추기경의 발언을 비판한 데 대해 조선일보 등이 2일 손 위원을 ‘좌파 논객’이라 칭하며 재공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나라당-민주당까지 가세함으로써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손석춘, “추기경 모습 과대평가 된 대목 많다”**

손 위원은 지난 31일 오마이뉴스에 게재한 ‘추기경의 근심, 백성의 걱정’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실제 민주화운동에서 김 추기경의 모습이 과대평가된 대목이 많다는 사실은 알 사람은 다 알면서도 침묵해왔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로 손 위원은 “두루 알다시피 김 추기경은 원로가 드문 한국사회에서 노상 ‘원로’로 꼽혀왔다. 그만큼 이 땅의 ‘영혼’이 가난해서였다. ‘낮은 데’로 임하는 종교인들이 적어서였다”고 진단했다.

손 위원은 특히 “나라의 전체적 흐름이 반미 친북 쪽으로 가는 것은 대단히 걱정스럽다”는 추기경의 최근 발언을 거론하며 “추기경의 정치적 발언이 현실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로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이 사설과 기사를 통해 추기경의 발언을 입맛에 맞게 대서특필해 “감정적 선동”을 했고, 이 같은 “(보수언론의) 선동을 꾸짖어야 마땅할 '원로 종교인'이 되레 확대재생산했다”는 게 손 위원의 주장이다.

손 위원은 결론적으로 “여전히 이 땅의 주류는 '친미-반북'”이라며 “김수환 추기경이 강조하는 평화와 인권을 위해서라도 이 땅에서 미국의 불장난을 막아야 한다. 남과 북을 잿더미로 만들 전쟁 가능성을 참으로 줄이려면, 그리고 미국과 진정으로 대등한 관계를 원한다면, 이제 겨우 싹트기 시작한 반미운동은 지금보다 더 퍼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 “손석춘이 좌파 대표해 ‘총대’ 맨 것”**

이에 대해 조선일보 등은 2일 일제히 손 위원 칼럼을 이슈화하고 나섰다.

특히 조선일보는 ‘오마이뉴스, 추기경의 최근 발언 비판-“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이라는 제하로 2면에 게재된 기사에서 “지난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핵심 문제에 대해 고언을 해온 김추기경의 발언에 대해 이처럼 직설적 비판이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고 손 위원을 공박했다.

또한 이날 오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추기경의 근심, 좌파의 걱정’이라는 제목의 이선민 문화부 차장대우의 기명칼럼에선 손 위원을 ‘좌파 논객’이라 칭하며 ‘색깔’을 덧씌웠다.

칼럼에서 이 차장대우는 “젊은층 사이에서 김 추기경의 우려대로 감정적 반미가 확산돼 가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다”며 “또한 좌파의 반미운동이 마치 ‘대등한 한미관계’와 ‘용미’를 목표로 하는 듯한 그(손석춘)의 발언도 과연 그런지 듣는 사람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김 추기경에 대해 좌파 일각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미 상당히 됐다”며 “70~80년대 민주화운동 가정에서는 도움이 됐지만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구상을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된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중도적 입장에서 국민에게 큰 호소력을 지닌 김 추기경이 오히려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대우는 이어 “김 추기경은 ‘민족의 걸림돌’이 아니라 ‘좌파의 걸림돌’이 된 것”이라며 “이번 좌파 논객의 도발은 더 이상 그대로 놔둘 수 없다고 판단한 그들을 대표하여 ‘총대’를 맨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대우는 “(좌파가 추기경을) 비판하고 싶다면 적어도 그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통찰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그런 지혜와 논리 없이 단지 어설픈 정치적 이념적 목적에 사로잡힌 채 김 추기경을 깎아 내리는 것이 가능한 지 이 땅의 좌파들은 고민해 볼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민주, 조선일보 지원사격**

‘추기경 발언’ 논쟁이 다시 불거지면서 한나라당 민주당은 일제히 조선일보를 지원 사격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사무총장은 “국가의 큰 원로어른이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쓴소리를 한다고 발끈해 막말을 하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라며 “옛날 민주화운동 당시 그분이 정부에 쓴 소리를 했을 때는 옳다고 하고, 지금 와서 맘에 들지 않는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마지막 남은 권위의 상징이 매도되고 있는데 세상이 어떻게 되가고 있는건지…”라며 “김 추기경을 구세력으로 모는 것을 보니 칼럼을 쓴 사람은 ‘천도’를 주장하는 신세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젊은 사람을 너무 불안하게 보는 것은 기성세대의 기우인 것 같다”면서 “보수적인 기성세대와 젊은이 간의 이견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며 이같은 세대차이를 논하는 것은 건전한 토론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영선 대변인은 “일부언론이 보도한 추기경의 말씀은 발췌록이며 전체의 분위기 느낌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다”며 “언론사마다 각자의 가치관이 있는 만큼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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