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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이번 사태는 대통령에 대한 항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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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이번 사태는 대통령에 대한 항명'

외교부 일각 "청와대내 자주파 갈아마셔야"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 사표 수리와 관련, "결론을 내고 난 뒤에 브레이크를 걸면 그건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며, 일부 간부들의 '대통령 폄하 발언'에 따른 책임을 묻는 조치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중차대한 문제로 바라보는지 간파할 수 있는 발언이다.

***盧 "기강이 무너졌는데 유능한 사람이 무슨 소용"**

노 대통령은 이날 21개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윤 장관이 성실한 장관이라는 것 알지만 기강이 무너진 가운데 유능한 사람이 무엇에 필요하겠느냐"며 "원칙과 기강이 선 상태에서 능력이 필요하다. 가슴이 아프지만 그렇게 조치할 수 밖에 없었다"고 사표를 전격 수리한 이유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파문과 관련 '청와대가 과잉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과 관련, "경고하고 인사조치하려고 했으나 윤 장관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후 약속이행이 되질 않았고 더 악화됐다"면서 "여러 비판할 점이 있지만 대통령 나름의 애로가 있다. 선택의 딜레머가 있다. 그림자 없는 정책은 없고 그림자없는 선택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사표를 공식 제출하기 전날인 14일 외교부 기자들에게 다음주 다보스 포럼 출장 계획을 설명하며 "잘 해보겠다"고 말한 것을 미뤄 볼때, 윤 장관의 사의 표명에는 대통령의 이런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전격적 조치로 보인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윤 장관에 대해 "장관으로 가더니 완전히 미국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데 얼마나 역점을 두는지...좀 바뀐 느낌이 있다"고 내심을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윤 장관은 외교장관 초기 미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미국이 이런 식으로 계속 일방주의를 펴다간 로마제국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가에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을 정도로 '자주파'적 성격이 강했었다.

노 대통령은 또 국방부-외교부 친미라인의 유엔사 이전 반대 주장과 관련, "용산 미군기지 문제는 가치와 신념의 문제"라며 "유엔사를 용산에 넓게 자리잡아 붙들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는 용산에 작은 면적으로 두는 쪽으로 협상이 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대통령이 옳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청와대 내에선 윤 장관이 외교부 관료들에 둘러싸여 내부개혁에 실패했다는 불만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장관은 작년 연말 개각 때도 교체 대상에 거론됐으나 이라크 파병, 북핵 6자회담 등 민감한 현안이 진행 중인 상태라는 점에서 유임됐었다.

***"청와대 내 '자주파' 갈아마셔야"**

한편 정찬용 인사수석은 15일 외교부 대미라인 간부들의 '대통령 폄하 발언'과 관련 "이들이 과거의 의존적 대외 정책에 사로잡혀 참여정부가 제시하는 자주적 외교 정책 기본정신 방향 충분히 시행하지 못하고 공.사석에서 구태적 발상으로 부정적한 발언을 잇따라 했다"면서 "보안을 요하는 정보의 사전 유출로 정부의 대외 외교정책에 훼손과 혼선이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수석은 특히 외교부 간부들이 "이런 사실에 대한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다시 이를 누출하는 등 정부의 기강을 흔든 일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 문제 간부가)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미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외교부에 인사조치를 건의했으나, 문제가 된 발언 등에 대해서 별도의 발표 계획은 없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15일 밝혔다.

청와대는 이들 외교부 간부들의 행동에 대해 '국가 문란에 준하는 행위'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간부들의 부적절한 발언은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때부터 계속돼 왔으며, 이후 이라크 파병 결정과정 등에서 NSC와의 시각 차이는 수차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었다.

문제가 된 북미국 간부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미국도 모르는 NSC가 외교를 망친다" "NSC의 젊은 보좌진은 탈레반 수준이며 노대통령이 이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등 발언 외에도 "청와대내 자주파들은 싹 갈아마셔야 한다"며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이종석 NSC사무처장의 지난해말 미국방문과 관련, "안에서는 자주 운운하고 밖에 나가면 굽신거리기냐"고 이 처장의 미국방문중 웰링턴 국립묘지 참배 등 일정을 문제삼으며 비판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실 조사 결과 이들은 또 외교부 내에서 자신들이 '자주파'로 생각하는 4, 5급 직원들을 한직으로 인사조치하기도 했다.

정 수석이 지적했듯이 이들이 특히 청와대의 내사 사실까지 언론에 흘리며 저항하자 청와대는 내사 사실을 공개 발표하고 이들을 중징계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인선, 이번 주내 있을 예정**

한편 윤 장관이 15일 사표를 제출하고 이임식을 거행해, 외교장관이 공석이 되자 청와대는 후임 인선을 더욱 서두르기로 했다. 이르면 16일 중으로 후임자가 내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는 15일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위를 열고 3~4명의 장관 후보들에 검증 작업을 벌였다. 이후 고건 총리의 제청 절차를 밟아 이번 주 내로 후임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임 장관에는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반기문 외교보좌관, 정태익 주러시아 대사, 장재룡 본부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대통령은 16일 퇴임한 윤영관 전 외교장관을 불러 관저에서 조찬을 함께 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한 뒤 학교로 돌아가더라도 지속적으로 정책적인 측면에서 조언해줄 것을 부탁했고, 윤 전장관도 기꺼이 그러겠다고 얘기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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