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14일 연두 기자회견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열우당 총선기획본부장의 출정사", "변명으로만 일관한 후안무치한 회견"이라고 혹평하고 민주노동당도 "'다 잘될 겁니다'식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민생경제분야에 희망을 제시했다"고 크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대통령 기자회견이 아니라 열우당 총선기획본부장의 출정사"**
한나라당은 기자회견 내용을 분야별로 조목조목 반박하며 "터무니 없는 환상과 뜬구름 잡기식 총선용 공약으로 일관한 국민의 기대에 못미치는 졸작"이라고 혹평했다.
박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뇌물 및 불법자금비리에 대한 고백과 사죄,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과 해법, 선거중립내각문제, 재신임 문제, 열우당 입당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 거부하거나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민생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민망스런 자화자찬과 장밋빛 전망 일색이라 설득력이 없다"며 "민생 외면하고 총선 전략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단 말이냐"고 반박했다.
남북관계 분야에 대해선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상황인식"이라며 "대미정책 실패와 불협화음의 책임을 외교부 일선 공무원의 정책비판에 전가하면서 찍어내기식 문책인사 등 대소동을 피우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그런 안일한 평가를 할 수 있는지 한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자신이 저지른 숱한 비리와 실정에 대해 진지한 반성의 자세로 철저히 책임을 지기보다는 어떻게든 총선승리를 가로채서 일거에 역전을 노리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줬을 뿐"이라며 "대통령 기자회견아니라 열우당 총선기획본부장의 출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명백한 선거법 위반"**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양당구도' 발언을 확인한 대목 등으로 크게 격노한 분위기다.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정당을 이토록 매도할 수 있느냐"며 "대통령이기 이전에 최소한 인격을 갖춰야 한다"고 직공했다.
그는 "초당적 국정운영을 하겠다던 발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특정정당을 옹호하고 다른 정당 죽이기를 하며 행정부 수반이 명백한 선거법 위반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관계법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변인은 "노대통령은 자신이 이미 부패 정치인이고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측근비리 특검이 시작한 마당에 자신의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역대 어느 독재 정권도 이처럼 드러내 놓고 선거운동한 적 없다"며 "오늘 회견은 국민에게 희망 주지 못하고 절망만 준 회견으로 노 대통령은 오늘 회견에서 분열적 파괴주의자 모습을 보여줬다"고 혹평했다.
***민주노동당, "'다 잘될 겁니다' 식 기자회견"**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오늘 노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은 실질적 내용없는 '다 잘될 겁니다'식의 기자회견으로각 분야의 정책방향과 구체적 실현방법 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중요 현안인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 또다시 자신의 전매특허인 '대기업 노조 때리기'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 양산과 삶의 질 하락이 대기업 노조 때문이라는 것은 '대통령급' 책임전가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김대변인은 노대통령의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북관계 진전이 어렵지 않느냐'는 답에 관해서도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의 무엇을 계승하고 있는 것인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대변인은 이 밖에 대안없는 빈부격차 해소약속, 물량공급위주의 주택정책 반복, 교육·의료 등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분야에 있어서의 무대책 등을 지적하며 "매우 실망스런 기자회견"이라고 평했다.
***열린우리당, "민생경제 밝은 희망 제시"**
반면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현안 및 측근비리 문제 등 민감한 내용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꺼린 채, "노 대통령이 정치권의 환골탈태 의지 표명한 것에 지지를 표명한다"고만 밝혔다.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대통령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지방균형발전 계획 등 민생경제 챙기기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된 것을 평가한다"며 "수출 2천억달러, 소득 2만불 시대를 열어가는 데 밝은 희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정동영 의장이 제안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담'에 대한 대통령 약속을 환영하며 이 회담이 조속히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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