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사적 발언'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노대통령은 최근 측근과 만나 "내가 어떻게 해서 대통령이 됐는데 호남을 잊을 수 있겠는가"라고 '호남 애정론'을 폈다. 또다른 측근들을 만나서는 불법대선자금과 관련, "선거자금 규모를 따지면 우리는 닭서리이고, 한나라당은 소도둑"이라고 말했다.
***盧 "광주에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거 알려야"**
노 대통령은 지난 연말 자신의 최측근으로 호남 출신인 염동연 전 대통령 후보 정무특보 부부를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민주당 및 호남 일각의 '호남배신론'과 관련 "요즘 광주를 생각하면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며 "내가 어떻게 해서 대통령이 됐는데 호남을 잊을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고 염 전특보가 8일 기자들과 만나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염 전특보에게 "내가 호남의 오해를 풀 수 있는 방법을 한번 마련해보라"며 "광주에 내가 그런 사람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지난 연말 개각과 관련, "앞으로 '코드인사'같은 것은 안 하겠다"며 "내가 1년 정도 해보니 우리 공직자들이 국가에 대한 생각이 깊고 국정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해 앞으로 관료출신을 중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염 전특보가 "문재인 민정수석도 부산에 출마하는 등 총선에 풀베팅해야 한다"고 조언하자 "내게 맡겨달라"고 말했다.
염 전특보는 이날 회동에서 "노 대통령에게 인사문제와 언론정책과 관련해 쓴소리를 했다"며 "특히 청와대 참모들은 불리한 언론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뒷짐만 쥐고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고 전했다.
염 전특보는 지난해 5월 나라종금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2억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11월에 민주당을 탈당한 염 전특보는 조만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17대 총선 때 광주 서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대통령의 '호남 애정론'은 지난 2일 영남 최측근인 이강철 위원을 만나서 밝힌 'TK(대구경북) 애정론'과 대비된다. 노 대통령은 이위원에게 "내가 TK에 애정이 있는 데다가 최근 개각에서 '대구 출신인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사퇴로 대구.경북(TK) 정서가 나빠지고 있다'는 지역 여론을 전해듣고 당초 다른 후보들을 염두에 뒀다가 TK출신인 김병일 금통위원과 이희범 서울산업대 총장을 각각 기획예산처 장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말했었다.
***"우리는 닭서리, 한나라는 소도둑"**
노대통령은 또다른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 "선거자금 규모를 따지면 우리는 닭서리이고 한나라당은 소도둑"이라고 말했다.
9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노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 임종석 등 열린우리당 초선의원 7명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닭서리와 소도둑 가운데 어떤 게 더 나쁘냐고 말하려 했으나, 너무 심한 것 같아 고심끝에 '10분의 1'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10분의 1 발언은 정말 자신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희망돼지 저금통 모금을 강조했다가 불법자금이 드러나 이 고생을 치르고 있는만큼 앞으로 깨끗한 정치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참석의원이 "총선이 노대통령과 5-6공출신으로 수구보수세력인 한나라당 최병렬대표 대결구도로 치러지면 유권자가 누구를 찍겠느냐. 최대표가 한나라당 대표가 돼 다행"이라고 총선승리를 낙관하자, 노대통령도 "최대표 체제가 돼 다행"이라고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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