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반전평화의원모임 소속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이라크 파병 국민대토론회'를 거부하자 시민단체들이 "정부가 국민과의 실질적 논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파병 강행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애당초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과 관련, '국민여론'을 판단의 우선 잣대로 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두 달여의 파병논의 과정은 국민의 의견을 묻겠다면서도 국민의견을 무시하고 따돌려온 과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청와대의 이같은 결정을 비난했다.
한편 청와대는 오는 14일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 등 4당 대표 회동을 통해 이라크 추가 파병안을 확정지은 뒤 안보관계장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 안에 국회에 이라크 추가 파병안을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이미 국민 여론 충분히 수렴, 필요성 못 느낀다"**
35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12일 성명을 발표, "청와대측이 지난 8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 김영환, 김성호, 정범구 의원 등 반전평화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이 제안한 토론회에 대해 오늘 거부 입장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행동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가 '이미 청와대에서 국민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어 특별한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국민행동은 청와대의 거부 입장에 대해 "국민토론회는 국민의 여론을 의식하고, 이를 설득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정부라면 마땅히 거쳐야 할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본다"면서 "토론 공화국을 강조해 왔던 노 대통령이 국민을 도리어 배제하고 있는데 서글픔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국민행동은 이어 "정부는 이번 4당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국민적 비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큰 착각을 범하는 것"이라며 "분명히 밝히지만 국민은 파병에 동의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4당 대표와 노 대통령과의 회담은 국민을 기만하는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파병결정에 따른 국민적 저항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정부 자신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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