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인이 아닌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정말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고 우리가 그러한 지도자를 가졌던 데 대해 참으로 기쁜 마음"이라며 최대한의 예우를 표했다.
***노대통령, DJ 극찬**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에 참석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오늘처럼 한국의 인권 침해 받는 많은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인권위가 만들어지도록 부단히 투쟁해오신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빠뜨리고 싶지 않은 한 분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 전대통령이 인권위를 만드실 때 저도 (인권이) 어지간히 됐는데 인권위를 왜 만드냐고 생각했는데 지금에야 그 깊은 뜻을 정말 이해하게 됐다"며 "정말 자랑스럽다. 잊지 마십시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같은 노 대통령의 DJ 극찬은 최근 민주당이 김대중 전대통령을 만난 뒤 "DJ의 뜻은 민주당에게 있다"며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 데 대한 대응 성격으로 해석되고 있다.
***참석자 중 일부 '파병반대 침묵시위' 벌이기도**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노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행사장 중간에서 참석자 중 10여명이 '근조 인권' '이라크 파병 반대' 등을 적은 프래카드를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행사장밖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도 이라크 파병 반대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파병 반대 시위가 시작되자 노 대통령은 "얼마 전 인권위가 대통령과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부는 정부대로 충돌되는 가치가 있는데 이 모순들을 최대한 모순없이 조화롭게 가져가는 것이 성숙한 사회일 것"이라며 "인권위의 주장과 정부의 주장이 부딪치는 것은 민주주의의 당연한 현상이고 그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지난 3월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과 관련, "인권위는 이라크 민간인의 무차별 희생을 강요하는 전쟁이 더 지속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반전·평화·인권의 원칙에 입각해 신중히 판단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견서를 발표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세상에 단 하나의 절대적 가치나 전략은 없는데, 부딪칠때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고 물은 뒤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이익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끝내 안될 때는 투표라든지 표결로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시간을 두고 조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인권위가 정책대안 제시해 주시고 때때로 쓴소릴 들을 때는 당장 기분이 상하기도 하지만, 한발만 물러서면 그것이 인권위의 본분이라고 참모들한테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노대통령은 또 외국인 불법체류자 강제추방 문제와 관련, "이 문제는 고용의 문제에서 민족적 정체성의 문제"라면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인권 중심보다는 국가, 국민 중심의 사고가 중심이며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는 인권위가 많이 제기하고 있고 사회적 공론이 되면 정부도 폭넓게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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