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법에 대해 재의결을 함에 따라 야당으로부터 그동안 수사가 미진했다는 의혹을 사온 '양길승 향응사건' 등에 대한 관심이 재차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내년총선의 주요변수**
이날 처리된 특검법안의 정식 명칭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최도술, 이광재, 양길승 관련 권력형 비리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으로, 대한변호사협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는 준비기간 20일을 거쳐 2개월 동안 수사를 하게 되며 수사연장이 필요할 경우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1개월 동안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수사는 내년 4월15일 총선직전까지 계속되면서 내년 총선의 주요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검법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통령 측근 비리 관련 내용은 크게 최도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 양길승 전 대통령 비서실 제1부속실장에 관련한 의혹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최도술 전 비서관에 대한 의혹 수사로 최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을 전후해 SK그룹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현재 구속된 상태로, 이밖에 그는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및 부산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지인인 이영로씨와 함께 관급공사 수주 청탁의 명목으로 3백억원을 수수했다는 게 한나라당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이다.
둘째, 한나라당은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문회장이 양평 TPC골프장 회원권을 담보로 2002년 12월부터 2003년 3월까지 농협중앙회 원효로지점에서 1백15억3천2백만원을 불법대출 받는 과정에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노 대통령 측근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검찰 조사에 대비한 비밀대책회의 관련 녹취록에서 썬앤문그룹이 이광재 등 노 대통령 후보측에 95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문회장에 대해서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셋째, '양길승씨 청주 향응 사건'과 관련, 살인교사 및 조세포탈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가 경찰 및 검찰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양씨 및 검.경 관계자들에게 금품 로비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이씨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대선을 앞두고 부인의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노무현 후보측에 네차례에 걸쳐 50억원을 제공하고, 양씨의 청주방문시점인 2003년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4억9천만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검찰, "특검법 상관없이 수사에 만전"**
특검법안 재의결로 '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의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최도술 전 비서관, 강금원 회장 등을 구속한 상태고 문병욱 회장도 구속예정으로, 최근 수사강도를 높이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송광수 검찰총장이 측근비리 수사와 관련 "검찰은 오래전부터 수사해 왔다"며 "특검과 관계없이 수사에 전념하겠다"라고 밝히는 등 관련 피의자들을 개인비리로 구속한 뒤 수사하는 등 강한 수사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특검 시작 전에 검찰이 '측근비리' 관련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검찰은 특검이 실시되기까지 1개월가량의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수사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특검이 실시되더라도 검찰의 수사자료가 특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특검 시작 전에 모든 혐의를 밝혀 기소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측근비리가 '대선자금'과 연관된 정치자금법의 문제일 경우 검찰이 계속 수사를 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한 상태로 검찰은 남은 한달 동안 이 부분에 대해 혐의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나라당 등 정치권이 특검을 통해 검찰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비춰봤을 때 검찰의 여.야 대선자금 관련 수사 강도 강화 및 수사결과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연말까지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윤곽을 모두 그린 뒤 내년초 본격적인 기소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길승씨 의혹 관련 특검 결과에 관심 집중**
한편 '측근비리' 관련 대검 중수부가 강도 높게 수사하고 있는 최도술, 문병욱씨와는 달리 이번 특검으로 인해 양길승씨가 관련된 '청주 이원호 게이트 사건'에 대한 수사에 진전이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원호씨 관련 사건은 청주지검이 전담해 왔다.
'양길승씨 몰카사건' 등 양씨가 청주에서 향응을 받은 것이 언론에 공개되며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이 사건은, 당시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현직검사(김도훈 전 검사)가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청주지검 내 이원호 비호세력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돼 대검 감찰반이 청주지검에 감찰을 실시했지만 4일만에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을 내렸었다.
그러나 양씨가 이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와 실제 검찰내 이씨에 대한 비호세력이 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고, 청주지검은 이씨의 대선자금 제공설과 양씨에 대한 금품제공 여부에 대한 수사를 위해 관련인 40명의 계좌 추적 등을 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특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양길승 향응사건'과 '이원호 게이트' 사건이 될 것이라는 것이 검찰 주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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