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구속영장 혐의 사실인 배임 및 탈세 혐의 외에도 “강 회장이 특정 정치인에게 15억원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고 강 회장의 계좌에서 범죄에 사용된 거액의 금액이 입출금된 흔적이 발견됐다”라고 밝혀 ‘측근비리’ 수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검찰, “강 회장 정치인에 15억원 사용한 정황 포착”**
검찰은 3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위와 같은 사실을 언급한 뒤 “영장청구 사실 외에도 추가 조사 예정 사항을 보면 죄질이 결코 가볍게 보기 어렵다”라며 “피의자가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나 피의자가 진술을 번복하고 일부 회계자료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구속 수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강 회장은 그러나 이에 대해“노무현 대통령을 도운 것은 대통령의 정치.철학적 동지와 벗으로서 그가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추구했던 것일 뿐”이라며 “정치인에게 줄을 대고 사업이익을 얻는 것과 무관하다”라고 자신의 결백을 항변했다. 그는 또 “부산에서 호남 출신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라며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감정을 타파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받아 돕게 됐다”라고 자신의 순수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강 회장이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9억5천만원을 빌려줬다는 주장이 수사결과 허위사실인 것으로 드러났고, 선씨에게 준 돈의 출처도 불명확하다”라면서 “선씨가 장수천 경매로 지난 9월 돈을 얻었음에도 갚지 않고 있다가 검찰 수사가 임박해서야 4억8천만원을 갚았다”고 주장하며 강 회장과 선 전 대표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금원 “이제 쇼는 그만하자. 다 용서하겠다. 검찰 수사는 특검 면피용”**
이날 강 회장과 검찰 사이에서는 열띤 설전이 오갔다. 강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전에 기자들에게 “이제 쇼는 그만합시다. 다 용서하겠다”라며 “부인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혐의가 없다”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도 “내가 죄가 없는 것은 검찰이 다 안다”며 “정치권에서 특검법으로 압박을 하고 언론에서 계속 떠들어 대니까 검찰이 나를 이렇게 심하게 수사하고 구속까지 하려고 한다”며 자신을 '희생양'에 빗대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에 검찰은 “강 회장은 검찰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폄하하면서도 반성도 없이 정당한 법집행을 왜곡하고 있다”며 “피의자는 검찰 수사는 특검대비용이고 면피용이라고 하는데,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 면피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 회장의 범죄 혐의 수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검찰은 일단 강 회장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뒤, 관련자 소환 및 계좌추적 등의 정밀수사를 통해 강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 등을 밝혀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 면피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구속영장에 적시 된 99년부터 2002년까지 강 회장이 50억원의 배임 및 15억원 가량의 탈세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강 회장과 검찰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강 회장은 “(배임 조세포탈 혐의 관련) 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일 뿐 지시한 바 없고 알지 못한다”라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강 회장이 실무자에게 ‘회사의 이익이 많이 났으니 일부 액수를 비용으로 떨어내라’고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횡령 등 범죄를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피의자는 남의 곤경에 후하다고 하는데, 피의자는 직원들 회식도 제대로 하지 않더라. 남에게 도와줄 돈이 있으면 직원에게 회식비로 써라”라고 비난하며 강 회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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