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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조사단-우리당 '혼성부대 파병'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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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회조사단-우리당 '혼성부대 파병' 결론

우리당, "전쟁 명분 없어도 한미동맹 고려, 어쩔 수 없다”

국회 이라크조사단은 2일 다수 의견으로 이라크의 한 지역을 전담하는 전투병과 비전투병 혼성부대를 편성해 파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조사단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종합보고서를 3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신적 여당인 열린우리당도 이날 비전투병 위주의 혼성부대 파병 당론을 재확인해, 한국인 피살 테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혼성부대 파병안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조사단, "혼성군 파병이 바람직"**

조사단은 이날 오후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보고서를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현지 상황과 관련, "테러는 증가하고 있지만 민생 치안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하는 수니 삼각지역의 정치적 테러가 증가되고, 미군 부대 등의 하드타겟(hard target)에 대한 공격이 어려워지면서 이라크 주요인사, 국제기구, 외국대사관, NGO 등 소프트 타겟(soft target)에 대한 테러로 전환되고 있다"며 "일본 외교관, 스페인 정보장교, 한국 민간인 피살 사건 등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그러나 "남부와 북부 등 기타지역의 민생치안은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라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이어 파병부대 성격과 관련, "독자적인 작전지휘권을 갖고 특정지역을 맡아 치안유지와 재건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혼성군의 파병이 바람직하다"며 "한국이 자주적인 판단에 의해 이라크인을 돕고 주권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다는 것을 이라크 국민에게 이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군수조달의 재원과 보급로 확보 등의 사전준비가 필요하고, 부족장, 종교지도자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의사소통을 위해 아랍어에 능통한 인력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사단은 "전쟁의 참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인을 돕기 위해 추가파병을 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시간적-물리적 제약 인정**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조사단의 보고서에 대한 객관성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조사단 스스로 "보고에 앞서 이번 조사가 시간적, 물리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짧은 일정과 제한된 인원으로 다양한 인종, 종교, 정파로 구성된 이라크의 복잡한 사정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자유로운 이동과 다양한 만남을 허용하지 않는 치안상태와 높은 언어장벽에 구속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면서도 "아무리 작은 창(窓)이라도 곡식이 자라고 익는 것만은 살필 수 있다"며 이번 조사의 성과를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의 강창희 단장은 조사의 객관성 논란을 의식한듯 "객관성이 떨어졌다고 이미 보고서에 밝혔다"면서도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 미국 치하에 있던 사람들이라는 것은 관점이 다른 것일 뿐"이라고 객관성 의혹을 일축했다.

***조사단간 치열한 격론 벌이기도**

한편 기자회견 도중 이라크 현지상황에 대한 조사단원들 사이의 상반된 평가로 충돌을 빚는 등 논란은 평행선을 그었다. 파병 신중론자인 송영길 의원은 "테러 위험성이 증가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강창희-정진석 의원 등은 조기파병론으로 맞섰다.

조기파병을 주장하는 강창희 단장은 '시급하게 파병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전쟁 때 나는 여섯 살이었는데, 그 때 눈으로 본 것과 이라크 상황이 흡사하다"며 "하루 빨리 이라크 국민들이 민주주의 국가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파병해서 이라크 국민들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조기파병론을 고수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치안문제를 두 가지로 본다"며 "파병해야 된다면, 지역에 한정된 치안문제가 있고, 파병으로 인해서 동맹국이라는 이미지가 되어서 이라크 전 지역과 쿠웨이트 요르단 등의 민간 상사에 대한 테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테러나 치안 유지는 정치적 문제"라며 "민생치안은 별도로 처리하더라도 정치적 테러는 두 배 이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가 쉽게 줄어들 것 같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군이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내년 주권이양에 대한 신빙성 높이고, 유엔 참여를 통한 과정이 공정하게 담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팔레스타인 호텔 피격사건이 국회 조사단을 노렸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테러 세력이 매복을 한 상태에서 민간인도 공격하고, 민간인 복장을 한 스페인 정보 장교도 공격했는데 정보를 미리 입수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국회 조사단이라고 떠들면서 다녔는데, 우리에 대한 정보도 알려졌을 것"이라고 밝혀 테러단체가 국회 조사단에게 경고한 것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송 의원의 'UN 이관 하에 평화유지군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자민련 정진석 의원은 "사실 관계를 바로 잡겠다"며 "송 의원의 주장은 나름의 바람"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유엔 승인 다국적군은 무기를 사용해서 강제로 평화 집행을 하는데, 유엔 평화유지군은 말 그대로 평화를 유지하는 기능을 해서 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며 "유엔 평화유지군 이관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해 평화유지군이 이라크에 가서는 치안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의 발언 도중 송 의원은 "누가 주도하느냐의 문제"라며 재반박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미군이 일방적으로 권한을 주도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라며 "미군의 존재 자체가 극단적인 테러를 부른다"고 거듭 이라크 문제의 UN 이관을 주장했다.

***우리당, "전쟁 명분 없어도 한미동맹 고려해야"**

이처럼 국회조사단이 다수의견 형태로 혼성부대 파병론을 펼친 것과 같은 날, 열린우리당 역시 한국인 피살 사건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비전투병 위주의 혼성부대 파병 당론을 고수키로 했다. 우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이라크 현지 교민들의 안전대책과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 등을 논의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김부겸 원내부대표는 의총 후 브리핑에서 "이라크 정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고, 이 전쟁의 명분이 없다고 하더라도 한미 동맹관계라는 안보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현재로선 비전투병을 파병해야 한다는 당론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 교민들의 안전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총에 참석한 우리당 안보특위 공동위원장인 김진호 전 합참의장은 "이라크 파병에 있어 전투병은 위험하고 비전투병은 안전하다는 등식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며 "지금 많은 국민이 '정서'로 파병문제를 판단하고 있는데 우리당은 한미 동맹관계 등 여러가지 논리로써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장영달 의원은 "한미관계란 특수성만 없다면 비교적 간단히 결론을 내릴 문제"라며 "우리 입장에선 군사작전 측면에서만 해석할 수 없는 관계로 재건복구부대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한나라당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국방위원회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국방위와 통외통위 연석회의 소집 등을 통해 국회 차원의 합의 도출을 추진키로 했다.

***자민련-한나라 '전투병 파병', 민주당 당론 정하지 못하고 진통**

한편 특검문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당론 결정은 정부의 공식발표 이후로 미룬 상태다. 그러나 한국인에 대한 총격테러 이후 당내에선 전투병 파병이 불가피해졌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다.

자민련은 이에 앞서 1일 신속한 전투병 파병을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아직 당론 결정을 못한 상태다. 파병 불가피론을 고수하는 조순형 대표와 원점에서 추가파병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김영환 정책위의장 등 소장파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당론 결정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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