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인 강금원 회장이 민주당 정균환 총무와 만난 자리에서 "내가 부안에 가봤더니 주민들이 핵 폐기물 처리 시설 유치에 거의 다 찬성하는데도 공포 분위기 때문에 말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이 25일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정 총무측에 따르면, 강 회장이 부산쪽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을 통해 요청해 만난 자리에서 두 사람은 부안 사태를 놓고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였다고 한다. 정 총무는 지역구가 전북 고창-부안이고 강 회장은 부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나 고향이 부안이다.
***강금원 “부안주민 대부분 핵폐기장 찬성”주장**
두 사람의 만남은 정 총무가 25일 K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에 출연해 강회장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그 내용을 소개해 알려지게 됐다.
정 총무는 “며칠 전 부안출신의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분이 만나자고 해서 만난 적이 있다”면서 “그분이 하는 말씀이 ‘부안은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 찬성하는 사람이 전부이다. 그런데 그 공포분위기 때문에 말을 못할 뿐이다’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정 총무는 이에 “민의를 오도하지 마라. 직시하시오. 대통령 최측근이라면 사실을 제대로 알려줄 의무가 있는 것이지 대통령이 오판하게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 회장은 “나도 막상 대통령한테 가면 야당보다 더 강하게 얘기하니까 염려 말라”며 한발 물러섰다고 정 총무측은 전했다. 한편 강 회장은 이같은 만남에 대한 언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부안 사태와 관련, "공포 분위기나 악성 유언비어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형식적으로 주민투표를 한다면 이는 명분을 찾아 물러나겠다는 뜻에 불과하다"며 '연내 주민투표'을 요구를 들어줄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부안주민, "이런 사람이 대통령 주위를 맴도니..."**
강금원 회장 발언을 접한 부안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어이없을 뿐"이라며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자부하고 실제로 노대통령이 최근 골프도 같이 친 강회장이 이처럼 진실을 왜곡전달하고 있으니, 대통령이 '공포 분위기' '악성 유언비어' 운운하며 상황을 잘못 읽고 있는 게 아니냐"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안 출신인 강회장이 만나 핵폐기장 찬성 의견을 들었다는 대다수의 부안사람들은 부안 관청이나 한수원 등의 고위관계자가 아니겠냐'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 주변을 맴돌며 '최측근' 운운하고 대통령이 이런 사람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부안사태가 이렇게 악화된 게 아닌가 싶다"고 개탄했다.
***정균환 “잘못된 정책 시인하고 백지화시켜야”**
정 총무는 한편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부안사태 해결에 대해 “노 대통령도 몇일전에 산자위원들을 아침에 초청해서 식사를 하시면서 ‘군수가 그렇게 해서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여러 가지 염려를 하셨다’고 말했다”며 “잘못된 정책을 잘못했다고 확인을 했을 때에는 주저할 필요 없이 잘못을 시인하고 백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무는 부안주민들이 요구하는 주민투표 문제에 대해 “행자부 장관이 지난 8월1일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와서는 법이 없어서 못한다고 한다”며 정부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여수,여천에서 행정부 통패합을 하면서 법이 없어도 주민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안 군민들은 4개월 이상을 촛불시위를 하고 생업을 전폐하다 시피하고 있다”면서 “대단히 불안하고 생계가 어려워 하루라도 빨리 결론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 군민의 요구”라며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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