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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의원, “최대표, 이런식으론 곤란하다”

신행정수도건설특위 법안 부결, 한나라 ‘자중지란’

정부가 제출한 신행정수도특별법안이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의 반대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각당 원내총무가 합의한 사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이례적인 사태 발생하자 법안 통과를 강력하게 요구해온 한나라당 충청권 의원들은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의 지도력에 대해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서 당내 내분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역구가 충청권인 신경식, 유한열, 이완구, 송광호, 이재선, 함석재, 이양희, 전용학, 윤경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 직후 기자 회견에서 ▲정기국회내에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신행정수도특별법 등 3대 특별법을 심의하기 위한 특위구성 요구 ▲특위 구성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원직 사퇴 ▲특위 구성시까지 일체의 당무 불참 등 3개의 입장을 밝히고 배수진을 쳐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한나라당 내홍의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사덕 총무 지도력 또 '흔들'**

이날 본회의 표결에는 1백79명이 참석, 과반수에 미달하는 84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반대는 70표, 기권은 25표였다. 반대는 한나라당이 50명, 민주당 19명, 자민련 1명이었고, 대체로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에선 1백4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가해 39명이 찬성, 50명이 반대했으며 15명이 기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수도권.영남권 의원들의 반발로 예상치 못한 부결 사태가 초래되자 무엇보다 지난 17일 3당 총무회동에서 신행정수도건설특위 구성을 합의했던 홍사덕 총무의 지도력에 충청권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이에 홍 총무는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며 "당 소수 의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탓이다"라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홍 총무는 "윤경식, 신경식, 이완구 의원 등, 법안 처리에 힘쓰신 분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이 법안을 살려서 표결을 하건, 건교위에서 다루건 충청권 민심을 거스르지 않는 방향으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수습에 진력했다.

***충청권 의원, "최 대표 이런식으로는 곤란하다"**

그러나 국회의원직을 내걸면서까지 지도부를 공격하는 한나라당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들은 최병렬 대표가 그간 행정수도특위 구성에 긍정적 의사표현을 보이긴 했지만, 이날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진의는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감추지 않았다.

이완구 의원은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며 "최병렬 대표도 참석하지 않았고 지도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총력을 기울였다고 보지 않는다"고 직공했다.

이 의원은 '일체의 당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특검법 재의의 연계 여부와 관련, "포괄적 의미이고, 넓은 의미로 봐달라"면서 "분위기 보면 알지 않나"고 밝혀 노무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 재의가 이뤄질 경우 표결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반면 신경식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 비리 의혹 특검을 거부해 재의결이 추진될 때는 당의 노선에 동참하고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당-자민련, "당리당략의 전형"**

원내총무가 합의사항이 부결돼 뒤통수를 맞은 격인 열린우리당과 자민련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진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 "당리당략에 따른 결정"이라며 "홍사덕 원내총무와 최병렬 대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원내부대표는 부결 직후 성명서를 내고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이런 행위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을 발목 잡겠다'는 정략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주장했다.

이에 앞서 대전이 지역구인 우리당 박병석 의원도 "회의 전까지만 해도 각 당의 대표들이 완전한 합의에 도달해 본회의 직전 운영위원회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된 안이 결국 당리당략에 흘러 이러한 결과를 냈다"며 "통탄스러운 결과에 울분을 감출 수 없다"며 분개했다.

박 의원은 "4당 대표가 아무 이의 없이 전원 합의한 내용을 갖다가 반대토론에서 건교위에서 한 마디 상의가 있었다 없었다 하며 반대하는 것은 당내 문제로 국익을 저버린 당리당략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김학원 총무도 "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사안을 별안간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한 것은 우리 의회의 예측 가능성을 파괴하고 원내 교섭단체 대표성을 부인한 사건으로 민주주의의 근본을 뒤흔들자는 행위"라며 가세했다.

김 총무는 또 "신행정수도 건설이 충청도에만 유리한 것도 아니고 범정부적 사안에 개인 지역구를 생각하며 부결시킨 데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한다"며 "각 당의 원내 대표와 의원 간 불협화음에 항의하는 의미로 해당 원내 총무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무는 회견을 마치면서도 "영남권, 수도권 의원들 때문"이라며 특위구성 부결이 한나라당 내부불화와 의원들의 '지역구 눈치보기'의 결과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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