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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공 인사, 역사적 소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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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5-6공 인사, 역사적 소임 다했다”

<오세훈의원 인터뷰>“물갈이, 두 세 달만 지켜봐 달라”

한나라당발(發) 정치개혁 논의가 정치권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자금 정국 국면전환을 위한 '극약처방'이 아니냐는 당 안팎의 의구심에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치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측면에선 긍정성을 인정받는다.

최병렬 대표의 정치개혁 추진 동력은 한나라당 소장파다. 남경필 원희룡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 소장파 3인방으로 꼽히는 오세훈 의원은 5일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갖고 최 대표가 제안한 '5대 정치개혁안'에 대한 적극적지지 의사를 밝혔다.

***"물갈이, 두 세 달만 지켜봐 달라"**

법인세 1%를 정치자금화하는 방안을 후원회 폐지의 대안으로 내세운 오 의원은 "법인세 1%는 작년 기준으로 1천7백억 정도인데, 이 정도면 다른 것이 일절 없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전제로 그는 "기업한테 한 푼이라도 받으면 정치자금법이나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박탈해버리고 5~10년동안 공천도 못 받게 하면 돈 받을 생각을 못할 것"이라고 풍토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최 대표의 '5대 정치개혁안' 중 하나인 '전국구 1백% 물갈이' 주장에 대해선 "한 명의 예외도 없다는 것은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당의 필요에 의해 임명해야 할 사람도 있다"고 반대했다.

오 의원은 이어 소장파들과 최 대표의 정치개혁 드라이브의 당 내 목표는 사실상 인적쇄신으로 가기위한 수순이라는 의미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바람직한 수순대로 가고 있다. 절반정도 물갈이되면 좋겠다"며 "두 세달만 지켜봐달라. 어떤 수순으로 가는 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2차 용퇴론' 파문을 예고했다.

부패인사 무능인사 인권탄압 인사를 물갈이 대상으로 적시한 그는 "5, 6공 선배들이 공도 있고 과도 있지만, 선배들의 역사적 소임은 다했다"며 "아름다운 퇴장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자발적 퇴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공천 심사위가 관련하는 방법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가능할 것"이라며 "선관위에서 관리하면 당내 경선에 불복해 탈당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며 '제도적 물갈이' 처방을 기대하기도 했다.

선거구제 논란과 관련, 오 의원은 "지금의 정치개혁에 대한 초점이 흐려지고 망가질 수 있다"며 논의 유보를 제안한 뒤, "정치개혁 논의가 좌절하는 경우 대선거구제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사덕 총무의 중대선거구제 주장에 대해 "어떤 판단기준을 갖고 말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택일하라면 중대선거구제 보다는 소선거구제가 낫다"고 말했다.

***"자기고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편 오 의원은 노 대통령의 재신임 제안 이후, 검찰의 SK 1백억 수사와 최근 5대기업으로의 수사 확대 과정에 "미리 대통령 쪽에서 5대그룹 대선자금 전모를 파악하고 시나리오를 짜서 내던진 것 아니냐"며 "정보의 우월을 이용한 시나리오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든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가 일련의 정치적 각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의구심이다.

이에 따라 당초 한나라당의 특검 강행에 속도조절을 주장했던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는 "검찰 수사가 총선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검을 서두르는 것에도 논리가 있다"고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대선자금 전모의 자기고백 요구에 대해서도 "최병렬 대표가 대선자금을 조사하면 이회창 죽이기라는 반론이 나와 당이 분열하도록 돼있다"면서 "지도부 입장에서 자기고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나름대로 조사해서 발표했는데, 수사에서 그 외의 부분이 밝혀지면 또 문제가 된다"며 "고백에서 빠진 것이 있으면 전체가 다 부정돼 국민들에게 더 큰 불신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지도부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다.

다음은 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오세훈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盧, 정보의 우월을 이용한 시나리오가 있을 것"**

프레시안 : 어제(4일) 소장파 회동에선 성과 있는 얘기가 나왔나.
오세훈 : 워낙 대표가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우린 뒷받침하면 될 것 같다.

프레시안 : 당 내에선 최 대표가 앞서나가도 너무 앞서 나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오세훈 : 좋은 것이다. 우리가 그런 분위기 만들어 준 부분도 있으니까 책임을 져야 한다.

프레시안 : 비자금 정국에 대한 한나라당의 대응방식은 적절하다고 보나.
오세훈 : 방법이 없다.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야당이니까 검찰 수사에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국민들은 공평하게 수사하는지 예리한 눈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법무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검찰) 본인들이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수사에 대해 공정하게 믿기 힘들다.

우리는 SK 1백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안에 대해 특검하자는 것이다. 방해 안할 테니 SK 1백억은 검찰에서 하라. 나머지 측근비리나 대선 전후 대선자금 부분 특검하자는 것이다. 사실 대선 이후에 받은 돈은 엄격히 말해 뇌물이다. 그런 부분은 검찰이 못하거나 슬쩍 빼놓을 수 있지 않나.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은 특검하고, 우리 것은 검찰이 하자는 것이다.

프레시안 :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고 단정하는 것인가. 한나라당의 표현 방식을 보면 공평하지 못하다고 단정하는 것 같다.
오세훈 : 단정은 못하지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하자는 것이다. 정치니까 공격을 하는 것이고, 또 (불공평하다는) 정황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이 수사를 확대 하는 것이 옳다고 하는데 검찰이 어떻게 확대 안하겠나. 재신임 제안하고, SK 1백억 터트리는 수순에서 5대 기업 수사 확대까지 쭉 보니까, 미리 대통령 쪽에서 5대 그룹 대선자금 전모를 파악하고 시나리오를 짜서 내던 진 것 아닌가. 정보의 우월을 이용한 시나리오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든다. 의혹을 제기한 것도 잘못인가.

프레시안 : 최근 대검 홈페이지 들어가봤나. 검찰 수사에 대해 지지하는 글이 많다. 앞에서 국민들은 예리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 정치적으로 휘말리고 있다고 보는 여론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세훈 : 여론은 중요하지 않다. 지나놓고 6개월 뒤에 판단해보자. 수사 진행 경과를 쭉 보고 판단해보자. 내가 알기론 안대희 대검중수부장은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수사 진행상황을 일일이 브리핑하고 여론 몰아가면서 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 집행은 아니다. 그런데 그분이 평소와 다르게 말이 많아 졌다. 이것도 한 조짐으로 볼 수 있다.

프레시안 : 특검법이 국회에 상정 되었다. 법리상 논쟁이 있었고 긴급현안이라는 단서를 달아 한나라당이 강행했는데, 그렇게 서두르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이 있다.
오세훈 : 시간이 없다. 나도 지론은 검찰 수사가 급물살타고 있을 때, 특검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시간을 역산해보면, 지금 특검법이 통과되기까지 한 달 걸리고, 통과된 후, 사무소를 차리는 데도 한 달 걸린다. 수사가 두어 달 진행될 것이고 또 연장도 가능하다. 총선이 내년 4월 중순이다. 나쁘게 보면 검찰이 내년 총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한국 총선은, 대선도 그렇고, 바람에 의해 영향 받는다. 검찰 수사가 총선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검찰은 여당 성향이고, 원론적으로는 검찰 수사를 보고 특검을 해야 된다. 만약 내년 총선이 없으면 아무 문제없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시간을 역산해보면, 특검을 서두르는 것에도 논리가 있다. 시기선택에 대해 신중하자는 의견을 내기는 했었다.

프레시안 : 특검 강행에 대해 소장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보이는데.
오세훈 : 권영세 의원만이 여론을 우선하자고 한 것이다. 여론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더라도 검찰이 수사를 잘 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그에 맞춰야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장 의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도대로 가고 무엇이 옳은지 주장하자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 그다지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 없이 정치논리로 출발한 특검이 검찰 수사보다 덜 정치적일 수 있나.

오세훈 : 공정한 인사가 필요할 것이다. 사실 특검도 대통령이 임명한다. 야당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문제될 것이 무엇인가.

***"자기고백, 현실적으로 어렵다"**

프레시안 : 특검은 여권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것이고, 어쨌든 한나라당이 먼저 대선자금 전모를 먼저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오세훈 : 그 이야기가 당내에서 참 많았다. 전모 공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누구도 수사하듯이 당내에서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최병렬 대표가 대선자금을 조사하면 이회창 죽이기라는 반론이 나와서 당이 분열하도록 되어있다. 최고 지도부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

두 번째로는 대선자금을 수월하게 밝혀내기가 힘들다. 대선 때 돈 들어오는 창구가 단일화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수사를 통해 밝히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지도부 입장에서 자기고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프레시안 : 그렇더라도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여야가 공히 자기고백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검찰수사를 하든 특검을 하든….
오세훈 : 수사를 안하면 몰라도 지금 수사 중인데다가, 특검을 통해 밝힐 수도 있다. 이 방법이 가장 신뢰성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김영일 사무총장, 최병렬 대표, 이회창 후보 까지 쭉 사죄를 했는데, 국민들은 뭔가 빠졌다고 생각한다.
오세훈 : 이회창 후보는 정말 모른다. 돈을 외면하신 분이니까. 나도 고백이 없어 아쉽다. 개인적으로 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못하겠다는 사람하고 대화해보니까 거기도 이유는 있더라. 그리고 만약 나름대로 조사해서 발표 했는데, 수사해서 그 이외의 부분이 밝혀지면 또 문제가 된다. 당내 조사가 힘들기 때문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 반대론자들의 우려다.

차라리 검찰에서 철저히 파헤쳐라, 우리 당도 특검으로 수사해라. 검찰에서 하면 야당에게는 공정하게 수사할 것 아니냐. 수사하면 밝혀질 것 아니냐. 이것이 국민들을 납득시키는 유효적절한 방안이 아닐까한다.

사실 당내에서 대화 많이 해봤다. 밝히고, 책임 질 것 있으면 우리 다 사퇴하자. 지구당 위원장직도 사퇴하고, 더 이상의 책임도 지겠다는 주장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토론해보니까 현실적인 벽이 있다. 당에서 최돈웅 의원 얘기 듣고 대처했으면 최 의원도 거짓말쟁이 안됐을 것이다. 그런데 최 의원을 다그치면 친 이회창 계를 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여론에 밀려 가보니 자백한 것이다. 지금은 이 모든 책임을 대표에게 묻고 있다. 대표가 마음이 약해서 이회창 치기라고 두려워 하다보니 당이 만신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지금도 있다.

프레시안 : 아직도 대선자금 공개가 유효하기 때문에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지도부는 요지부동인가.
오세훈 : 난 공개했으면 하는 입장이다. 지도부에선 우리(한나라당)가 고백한다한들 국민들이 믿어주겠냐는 입장이다. 만약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고백에서 빠진 것이 있으면 전체가 다 부정된다. 국민들에게 더 큰 불신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지도부는 생각하고 있다.

프레시안 : 여론이 중요치 않다고 했는데, 여야관계에서 여론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한나라당의 대여 공세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너무 정략적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다.
오세훈 : 그렇게 보여도 할 수 없다. 그런 와중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요지부동이던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획기적인 안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후원회 폐지하고 법인세 1%를 정치자금으로"**

프레시안 : 획기적인 안은 최 대표가 제안한 5대 정치개혁 방안을 말하는 듯싶다. 하지만 당내에선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
오세훈 :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어떤 것보다도 의미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당내 반발에 대해서는 지지자 숫자를 늘려가는 법 밖에 없다. 설득하고, 세를 늘려가는 방법이다. 우리가 지구당 위원장을 사퇴하고, 두어 달 전부터 용퇴론을 제기하는 것도 세를 늘리기 위한 일환이다.

프레시안 : 추가적인 지구당 위원장 사퇴가 있나.
오세훈 : 다음주 중에 5-6 명 더 발표할 것이다. 그 이후엔 또 할 사람이 나올 지도 모르고. 다음주에 한다는 사람들은 1차 때 하겠다는 사람들인데, 지구당 내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프레시안 : 지구당 위원장직 사퇴로 발생한 사고지구당 처리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오세훈 : 지금은 공석이다. 보통 때는 사고 지구당 판정이 나고 조직책을 공모해서 지구당 위원장을 선출하겠지만, 두세 달 뒤에 공천국면이 된다. 당에서 처리할 것이다. 시기적으로 공천과 맞물려서 진행될 것이다.

프레시안 : 그건 지금은 지구당위원장을 사퇴했다고는 하지만, 공천과 맞물려 처리된다면 사실상 조만간 복귀하는 것 아닌가.
오세훈 : 하루아침에 완전히 1백80도 다르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번에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17대에서 폐지하는 것이 옳은 수순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지구당 폐지에 대해선 여야 공감대가 대단히 높게 형성되어 있다.
오세훈 : 당내 반발이 각 당마다 있다. 선거를 5개월 남기고 폐지가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어느 한 당만 폐지하면 불리하지만, 다 폐지하면 동의가 가능하다. 외국의 경우도 선거를 앞두고 없던 선거사무실이 생길 판인데, 없애냐는 등의 주장들이 있다. 일리가 있다. 다만 이번의 우리 행동은 물꼬를 트는 것이고, 17대부터 폐지하자. 그런데 사퇴하는 것은 같이 해보자.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봐야 6개월 뒤니까.

또 지금 현재로서는 전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법정 지구당 수가 있기 때문에 전부 폐지하면 당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하다. 법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프레시안 :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원내는 물론이고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이 있다.
오세훈 : 당연하다. 지구당 위원장 자리는 선거를 치르는데 용이한 수단이다. 나부터도 의정보고할 손발이 없다. 지구당내 사무국장, 조직국장, 여성국장 등을 내 의정보고에 동원할 수가 없다. 또 한 가지 그분들이 우려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물갈이하기 위해 지구당위원장직을 내놓으라고 사전 정비 작업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그런 것은 아니다.

프레시안 : 최 대표 제안 중에는 후원회 폐지도 눈에 띈다. 하지만 후원회를 폐지하면 현실적으로 선거를 어떻게 치르냐는 반론이 강하다.
오세훈 : 그래서 법인세 1%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1-2년 전부터 내 지론이 후원회를 폐지하자는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정치인들이 돈의 노예가 된다. 소액다수 모금이 원칙이지만 후원금 내는 사람은 대부분 돈 많은 사람들이다. 대부분이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기득권 세력화 될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기업하는 사람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바람직한 것인가. 늘 국민을 생각할 수 있게 해 달라. 중앙당 슬림화하고 법인세를 통해 정치자금 안정적으로 받아 정치인들에게 고루 분배하는 것이 아까의 그 폐해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국회의원들이 많은 시간을 모금하는데 할애하게 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정책에 몰두하게 해야 한다. 가끔 밥이나 술이라도 먹어야 후원금을 보내주지, 전화한통 없는데 누가 돈을 보내주나. 모금하는데 많은 시간 쓰는 사람이 또 후원금도 높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제도이다.

또 재경위나 정무위 등이 후원금 모금이 많은 노른자위다. 비인기 상임위인 환경노동위나 법사위 등에 있는 사람들보다 모금액수가 훨씬 많다. 사실 대가 없는 후원금이라지만, 자기와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뭔가 바라고 주는 것이다. 일년에 몇 번씩 정치자금 받았던 사람이 어떤 일을 부탁하면 거절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후원회 제도는 반드시 폐지해야 된다. 지금 같은 좋은 타이밍에 얘기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법인세 1%를 후원회 폐지의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오세훈 : 법인세 1%가 없으면 이런 얘기 못한다. 이 정도 비용만이라도 동의해준다면, 국민은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기업인들 돈이 국민들 돈인데, 정치인들이 기업인들에게 빚지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은 넌센스다.

프레시안 : 법인세 1%면 작년 정치자금과 비교하면 많은 액수인가.
오세훈 : 작년 정치자금은 1천5백억 정도였는데, 그 중 법인세가 반 정도를 차지했다. 법인세 1%는 작년 기준으로 따지면 1천7백억 정도인데 이 정도면 다른 것이 일절 없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국민들은 정치인들 쳐다보기도 싫은데, 국민 세금을 쓴다고 비난할 수 있다.
오세훈 : 여론이 중요하지 않다고 한 이유가, 여론은 감성적이라는 것이다. 정치는 괜찮은 사람이 해야 된다. 그런데 정치인들 못한다고 돈 없이 굶으면서 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인들 미운데, 세비는 왜 주나. 그렇다면 결국 후원회 제도를 놔두자는 얘긴데, 앞서 폐해에 대해 전부 말했다.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그부분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프레시안 : 후원회 폐지나 정치자금 투명화 등의 취지에 대해서는 부정할 사람 없다. 다만 오히려 음성자금이 양산될 소지를 확대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남는다.
오세훈 : 그런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은 정치자금과 후원금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 하지만 구분을 명확히 해놓으면 기업한테 한 푼이라도 받으면 (국회의원직에서) 날려버릴 수 있다. 정치자금법이나,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박탈해버리고, 5-10년 공무담임권행사해서 공천도 못 받게 하면 바뀔 것이다. 국회의원 3백여 명 중에 40-50명 정도 한 회기내에 날라 가면 돈 못 받는다. 국회의원들도 돈 받을 생각을 못한다. 사명감 있고 생각이 올바른 사람들이 들어온다. 정치를 생계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지금도 많이 있는데 없어질 것이다. 아예 풍토를 바꾸는 것이다.

프레시안 : 최 대표가 전국구 의원을 전원 신인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신인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어떻게 봐야 하는가. 정치 신인인가, 전국구 신인을 말하는 것인가.
오세훈 : 나도 그 분의 의중은 잘 모른다. 다만 비례대표를 재선 삼선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전국구로 의정활동해서 지명도를 쌓았으면, 지역으로 가라는 뜻일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기도 했다. 한 명의 예외도 없다는 것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당의 필요에 의해 임명해야 할 사람도 있다. 정치에 필요는 하지만, 경선과정 거쳐서 들어오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 외부 사람들을 영입하는 창구로, 비례대표를 활용하겠다는 대표로서 당연한 희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본다.

프레시안 : 정치개혁에 대해 최 대표와 소장파 간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오세훈 : 오해를 받아도 할 수 없다. 사전에 의논한 것은 없다. 의논했다면 나나 남경필 의원, 원희룡 의원 정도가 의논했어야 되는데 그런 적 없다. 오히려 어제 모임에서는 전폭적인 지지하면 오해 받을까봐 지지 선언은 아껴야 되는 것이라는 견해 있었다. 짜고 하는 것이라는 인상에 대해 극도로 경계한다. 왜냐하면 반대자들에게 논란의 소지를 제공할 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개혁 요구와 더불어 큰 파도가 왔기 때문에 최 대표도 이렇게 한 것이다.

프레시안 : 최 대표가 당 내 논의 없이 갑자기 안을 내놓았다는 비판도 있다.
오세훈 : 피상적으로 보면 불쑥 내놓은 것처럼 보일 것이다. 만약 이런 안에 대해 당내에서 차근차근 공론화를 시키면, 와해될 수밖에 없다. 내가 대표라도 갑자기 내놓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반발이 있으면 하나하나 제압하는 것이 방법이다. 당내 사정을 아는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5, 6공 세력, 역사적 소임 다했다"**

프레시안 : 어쨌든 일련의 정치개혁안은 제기된 배경이 무엇이냐를 떠나 물갈이로 가기위한 징검다리 수순으로 보여진다.
오세훈 : 바람직한 수순대로 가고 있다. 희망사항인데 절반 정도 물갈이 되면 좋겠다. 12월 중에 공천 윤곽 드러나야 하니까 시간이 촉박하다.

프레시안 : 절반은 장담하나.
오세훈 : 낙관도 비관도 안한다. 어차피 정치를 그만 둘 각오까지 하고 시작한 싸움이다. 정치자금 개혁하면 사회에서 신망 받는 사람이 정치인이 될 것이다. 정치자금을 후원회에서 마음대로 거둬서 쓸 수 없게 하면,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하면서 돈이 없어서 독일처럼 국회에 야전침대 놓고 잠도 자는 그런 상황이 올 것이다. 지구당 위원장직 사퇴는 시작일 뿐이다. 두세 달만 지켜봐달라. 어떤 수순으로 가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공천 물갈이 대상의 기준으로 부패, 무능, 인권탄압 세 가지를 꼽았다. 너무 추상적인 것 아닌가. 부패의 기준이나 무능의 기준이 무언지, 인권탄압은 또 어디까지 용인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오세훈 : 굉장한 고민 끝에 나온 기준이다. 당내 중진들은 거의 5,6공 출신이다. 물갈이를 주장한 연설을 할 때는 성공하지 못하면 내가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최소한 그 분들 자존심을 살리면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못했으니 나가라고 하면 아무도 안나간다. 나가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니까 더 못나간다. 5, 6공 선배들 공도 있고 과도 있다. 한 20년쯤 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론 선배들의 역사적 소임은 다했다고 본다. 아름다운 퇴장 보고 싶다. 내가 같이 가겠다는 말도 했었다. 이 얘기 하면서 지구당 위원장 사퇴얘기 했고, 더 한 것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구체적 기준, 물론 내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능의 기준은 상임위 평가나 정치개혁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로 댈 수 있다. 오로지 지역구 민원만 챙기는 사람 역시 이 범주에 들어간다. 구체적 기준에 대해 말할 수 있지만, 말하면 감정적으로 치달으니까 말 안하는 것일 뿐이다. 부패의 기준에 대해서는 평생 번듯한 직장생활을 한 적도 없고, 돈을 벌만한 위치도 아니고, 재산형성 과정에서 상속도 없는데, 큰 차타고 다니는 것이 설명이 안된다. 부패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을 수는 없지만, 그러나 당신은 분명 소득수준 이상의 생활을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다. 너무 치사해서 말 안하는 것일 뿐이다.

프레시안 : 두 세달 내에 시급하게 처리해야 된다고 말했다. 공천문제가 당장 목전이다. 대응 수위도 높여야 하는 것 아닌가.
오세훈 : 최악의 경우는 그렇게 해야 되는데, 가장 바람직한 경우는 공천과정을 통한 물갈이다. 중앙당 개혁을 더하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해야 한다. 공천심사위의 과반수이상을 신망 받는 외부 인사로 해야 한다. 공천심사위 위원장도 외부인사로 해야 한다. 만약 10명이 경쟁하는데 전부 경선을 붙으면 난장판이 될 것이다. 공천심사위에서 체조대회 방식으로 점수 매겨서 두세 명 골라내고, 그 사람들만 경선을 붙이게 한다. 경선을 붙일 때 원칙은 오픈 프라이머리로 한다. 선거운동 시간도 안준다. 결정된 순간 사흘 내에 한다. 공천심사위에서 점수를 매겼을 때 15%이상 차이나면 현격한 차이 난다고 보고 단수추천을 한다. 15%이상 차이 안 나면 그 사람들이 다 다시 공천심사위에 온다. 거기서 낙점하는 사람이 온다. 경선에 참여하는 지역구 사람이 일정 비율 안 되면 대표성 없다고 보고 다시 공천심사위로 온다. 앞뒤로 공천심사위가 관련하는 방법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물갈이 가능할 것이다. 또 경선과정에서부터 중앙선관위가 관리해야 한다. 선관위에서 관리하면 경선에 불복해 탈당하는 것 막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 상향식 공천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 있다. 난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본다. 부패 가능성이 있는데, 무방비로 경선과정을 놔두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프레시안 : 그런 방식이라면 걸러내는 스크린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오세훈 : 공천심사위는 외부인사 반 이상으로 하고 국민 누가 봐도 동의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당내에서도 계파가 무색무취하고, 개혁의지가 충만한 사람들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선거구제 논의는 시기상조"**

프레시안 : 선거구 문제가 논란이다.
오세훈 : 나는 차라리 중대선거구제 보다는 대선거구제로 가서 열명이상 뽑아야 돈이 덜 든다고 본다. 2-3명이나 5명 정도로 뽑으면 돈쓰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난다. 대선거구제는 찬성할 수 있다. 다만 논의 시점이 문제다. (정치개혁) 논의가 좌절하는 경우 대선거구제 논의는 의미가 있다. 대선거구제에 제도자체의 한계도 있다. 군소정당이 많이 등장할 것이다. 이합집산을 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대선거구제는 명망가 중심 선거가 될 수 있다. 예상치 않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지금의 정치개혁에 대한 초점이 흐려지고 다 망가질 수 있다. 할 수없이 동의해야 한다면 대선거구제가 장점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논의 순서는 엄격히 구분해야 된다. 지금 대선거구제를 주장하는 사람은 앞서 나가는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것들에 대해 매진하고 좌절된다면 대안으로 대선거구제 논의하면 동의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대선거구제를 빼고 둘 중에서 택하라면 중대선거구제보다는 소선거구제가 낫다는 말인가.
오세훈 : 두 가지 중에서 택하라면, 소선거구제가 낫다. 시행하던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항상 현실적이다. 바뀐 제도가 갖는 단점을 보완하는데 상당한 세월이 걸린다.

프레시안 : 홍사덕 총무가 제기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지도부 내의 논란이 있는 듯 하다.
오세훈 : 중대선거구제는 홍사덕 총무의 지론인데 당 내의 대다수 의견과 다르니까, 논의할 수 있다 정도로 발을 뺀 것 같다. 하지만 홍 총무가 앞서나가는 것이다. 예전엔 정치자금, 지구당폐지 같은 것을 소소한 것으로 폄하했는데, 어떤 판단기준을 갖고 말한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치자금 문제가 최우선이고, 선거구제도는 제도의 문제일 뿐이다.

프레시안 : 재신임 선언 이후 비자금 정국까지 지도부 대처가 미숙했다는 평가가 많다.
오세훈 : 재신임 얘기가 나오자마자, 처음부터 이 제안을 받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당시 지도부의 대응은 미숙했다.

프레시안 : 비자금 정국에서는 어떠한가.
오세훈 : 그 부분도 미숙했다. 입장이 곤란하고, 현실적인 벽이 있어도 허심탄회하게 최돈웅 의원에게 물어서 당내에서는 알았어야 된다고 본다. 무책임하게 그 사람(최 의원) 하나의 판단으로만 가서 그렇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잘 대처했다고 볼 수 없다.

프레시안 : 그런 일련의 과정들 때문에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최병렬 대표 체제의 리더십이 논란이다.
오세훈 : 지난 평가는 말을 아끼고 싶고, 앞으로가 중요하다. 기왕에 뒷수습이 될지 안될 지도 모르는 정치개혁안을 내놓고, 당내에 반발도 많은데 요령 있게 대처하면서 이상적 제도를 만들면 후한 점수 주고 싶다.

프레시안 : 천안 연수원이나 중앙당사를 매각해서 SK 1백억을 갚자고 했는데 당내 반향이 있나.
오세훈 : 내 딴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반향은 없는 것 같다. 어차피 그 돈 갚아야 된다. 우리 중앙당사 너무 크고 호화롭다. 이렇게 여유롭게 정당 공간을 쓰는 나라가 있나. 팔아야 된다. 야당당사는 팔라고 내놔도 안 팔린다는데, 그렇다면 임대라도 놔야 된다. 국회 내에 원내총무실, 대표실 텅텅 비우고, 왜 당사에서 있나. 국회에 회의실도 많다. 국회에서 회의하면 더 편한데, 왜 나가서 회의하나.

프레시안 : 긴 시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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