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왔다갔다, “5대그룹 외에 40억원 모금”

"두산, 풍산 등에서 준 돈", 재계 발끈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이 30일 5대 그룹외의 기업들에서 최소 40억원을 후원받았다고 밝혀 지난해 대선당시 노무현 후보 선대위가 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규모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5대그룹 외에 다른 기업들에서 40억원 모금”**

이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SK그룹으로부터 10억원이 들어온 계좌의 총액수가 약 50억원으로, 검찰이 그 부분을 다 추적해 기업별로 분류해 놨더라”면서 “검찰이 추적한 계좌에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롯데 등 4대그룹 돈은 없었고 40억원은 (SK를 포함한) 5대그룹을 제외한 두산과 풍산 등으로부터 들어온 돈”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28일 “대선 때 5대 기업 중 SK로부터 25억원 그 다음 그룹으로부터 15억원, 나머지는 10억원 이하를 받았다”면서 “5대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이 75억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따라서 5대 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을 최대 75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5대그룹 외의 기업들에서 받은 40억원을 합하면 지난해 대선에서 여권의 기업 후원금은 최대 1백10억원에 달한다는 뜻이된다.

그러나 이는 이 의원이 지난 7월23일 민주당 대선자금을 공개하며 “대선 때 기업으로부터 총 74억5천만원을 모금했다”고 밝힌 것과 크게 어긋난다.

***이상수 왔다갔다**

이 의원은 자신의 이 같은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대선 때 총후원금 1백45억원 중 온라인 국민성금 약 50억원을 제외하고 1백억원 가량이 기업들로부터 들어왔다”며 “검찰이 추적한 계좌가 몇개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며 검찰이 추적한 계좌에는 SK 돈이 10억원이 아니라 25억원이 포함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5대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은 25억원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5대그룹 외의 기업 후원금은 최소 25억원으로 총 기업 후원금은 최대 90억원대가 돼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이와 관련, 검찰이 조만간 대선관련 계좌에 대한 추적작업을 통해 지난해 여권에서 SK 외에 다른 기업들로부터 제공받은 선거자금의 구체적 내역과 용처 등을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의원도 기자들의 추궁이 잇따르자“너무 논리적으로 따지려고 하지 말라”며 “검찰 조사에서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체가 정치에 휘말려들고 있다"**

재계는 이상수 의원이 해명을 하는 과정에 삼성 등 5대 그룹외에 두산과 풍산 등 잇따라 개별기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파문을 확대시키자, 경악의 차원을 넘어 분개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대선때 민주당에 낸 돈은 자금사정이 하두 어렵다며 간청하다시피해 낸 돈"이라며 "이렇게 간청해 돈을 받아간 뒤 정치권끼리의 정쟁 과정에 개별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면 우리보고 어떡하란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아무리 경제를 생각해 기업수사를 조심스레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정치권에서 개별기업 명단을 계속 터뜨리면 검찰도 수사를 안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결국 경제 전체가 정치에 휘말려 마비될 것"이라며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상황을 보면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든다"며 "앞으로는 모든 정치세력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할 것 같고, 코앞에 다가온 내년 총선부터 자금을 지원하는 일이 끊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