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1월3일 개관하는 '김대중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사상 첫 전직 대통령의 도서관 개관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의미 외에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정서에 영향을 미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청와대 안팎에서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 이후 일정 정도 떨어져 나간 호남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날 개관식에서 두 사람의 '조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연세대에서 초청장 발송, 참석키로**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노 대통령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도서관 개관행사에 참석할 것"이란 문화일보 보도를 시인했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 대통령의 행사참석 의미에 대해 "전직 대통령의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냐"며 "이런 뜻깊은 행사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 자체가 한국정치사에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한정 비서관은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노 대통령 참석 경위에 대해 "연세대에서 행사를 주관하는데, 연세대에서 전.현직 대통령 및 각계 지도층 인사에 대해 초청장 발송을 했다"며 "연세대에서 며칠 전에 노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통보해 왔다"고 말했다.
***盧ㆍDJ, 별도 만남 가질지 주목**
노 대통령의 개관식 참석은 특히 김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것이 아니라, 노 대통령이 DJ를 찾아가는 모양새로 두 사람간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더욱 그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두 사람이 만날 경우 이는 노대통령 취임직후 있었던 김대중 전대통령 부부의 청와대 초청이후 두번째이다.
집권 이후 '호남 소외론' 등 인사문제, 대북송금 특검수용 문제, 민주당 탈당 등으로 호남 지지자들이 많이 이탈한 것은 사실이다. 또 민주당은 이러한 균열을 포착, 적극적으로 '민주당〓김대중당' '열린우리당〓노무현당'이라는 대립구도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청와대는 따라서 두 사람의 만남이 호남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두 분의 만남이 어떤 모양을 취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정치적인 발언을 피하겠지만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김한정 비서관은 개관식 참석 외에도 두 사람이 별도의 만남을 가질지에 대해서 "아직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햇볕정책 계승과 6.15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되는 '김대중도서관'은 지상5층 지하3층 규모로, 서울 동교동 아태재단 건물과 김 대통령이 소장해 온 1만6천종의 장서와 각종 자료를 연세대학교에 기증함에 따라 지난 2월 설립, 그간 내부공사와 도서 자료의 정리를 마치고 내달 공식 개관을 맞게 됐다.
내달 3일로 예정된 개관식에는 김 전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레이니 전 주한 미대사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올 것으로 알려졌다.
개관식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도서관 5층에 마련된 집무실로 매일 출퇴근해 집필과 연구활동을 하는 등 외부 활동을 본격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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