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5일 국정쇄신 문제와 관련, “이 문제는 내게 맡겨 달라”며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청와대 비서진 및 내각 조기 개편 요구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4당대표 연쇄회동’ 두 번째로 김원기 열린우리당 주비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국정쇄신에 대한 당내 의견을 전달하자 이같이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정치적 여당을 자임하고 있는 우리당이 앞장서 청와대 386 참모진들의 사퇴 등 국정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일부 언론에서 조기개편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는 지적에 “너무 앞서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해, 노 대통령의 의중이 ‘조기 개편’ 쪽에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盧 “이번 계기로 변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도”**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 “너무 공방에만 매몰되지 말고 정치제도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대선자금 문제로 정치권이 곤혹스럽긴 하겠지만 반성도 하지 않고 개혁 성과도 없다면 공멸할 수 있다”고 정치개혁 의지를 재자 밝혔다.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검찰 수사가 개시된 마당에 고해나 사면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자 “검찰 수사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고 철저한 수사를 바라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개혁을 해 국민에게 보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대선자금) 수사가 이뤄진다면 우리 당은 계좌추적을 포함, 진상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신임 문제와 관련 김 위원장은 “우리당 입장은 국정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애초 대통령이 제안한 대로 12월 15일 실시가 좋다는 것”이라며 “이런 문제로 설왕설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번 회동을 통해 정치권 합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당내에 여러 가지 논란이 있다”면서 “내달 중순 국회조사단이 이라크 현지에 다녀오고 나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15분가량 진행된 회동에는 문희상 비서실장, 정동채 우리당 홍보기획단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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